안녕하세요 고독한 고독가 시간입니다.
2017년 민족 최대의 이벤트인 10일 연휴가 왔는데요, 집에도 안내려가고 친구도 없는 고파서에겐 참으로 긴 시간입니다.
오늘은 연휴중의 한 끼 식사를 기록해 여기에 남깁니다.
아래의 내용은 철저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오늘의 식단
▶튄닥꾼닥: 치킨랩 세트 = 5500원
▶달콤크레페: 딸기+아몬드+치즈케익+누텔라 = 5000원

1. 스펙: 대략적인 스펙은 사진과 같습니다.
저울도 정밀한 것이 아니고, 줄자로도 정확히 측정한 것이 아니니, 대략적인 수치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2. 구성
▶튄닥꾼닥: 치킨랩 본체 + 감자튀김 + 콜라(500ml) + 케찹 구성입니다. 이미 소포게의 수 많은 간증이 있었던 바와 같이, 감자튀김의 양이 사이드메뉴 치고는 상당히 푸짐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본체는 그냥 종이에 쌓여져있고, 감자튀김은 기름종이에 1차, 번듯한 종이상자에 2차로 포장되어있습니다.
무엇보다 감자의 양에 걸맞게, 9g짜리 1회용 케찹이 아닌 별도 용기에 충분한 양의 케찹을 따로 넣어주십니다.
저는 항상 패스트푸드점에서 케찹이 모자라게 먹는 타입이라서, 소중한 케찹을 남긴다는 배덕감도 쏠쏠했습니다.
치킨랩과 감자튀김, 콜라가 도합 1kg에 육박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의 배부른 한 끼는 물론이거니와, 돼지들의 점심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양입니다.

▶달콤크레페: 크레페는 세트가 없습니다. 1차로 종이에, 2차로 비닐봉지에 싸주시고, 숟가락을 꽂아주십니다.
코팅된 종이에는 절취선이 제법 촘촘하게 그어져 있는데 대부분의 절취선들이 그렇듯이, 절취선이 의도한대로 잘 찢어지지는 않습니다.
만약 절취선이 제대로 작동해서 깔끔하게 뜯어진다 하더라도, 식사가 진행됨에 따라 절취된 부분이 여러조각의 쓰레기가 되어버리는데,
길거리음식인 이상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와중에 한 손에 쓰레기를 들고, 한손에 음식을 들면서 쓰레기통을 찾아다녀야하는 불상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달콤크레페는 비닐봉투로 2중포장을 함으로써 이와같은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주고싶습니다. 물론 절취선대로 뜯기지는 않지만요.

3. 맛
▶튄닥꾼닥: 또띠아 안에 양상추와 치킨, 그리고 약간의 양파와 파프리카가 들어있고, 소스는 케찹과 머스타드입니다.
그다지 특별한 소스도 아니고, 소스의 양이 많지 않은편이었기 때문에 마치 또띠아로 감싼 치킨샐러드를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야채재료들의 숨이 죽지 않을정도의 신선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자극 음식과는 거리가 멀면서, 소스로 어떤 기교도 부리지 않았기 때문에, 음식을 시대별로 나눈다면 처갓집 양념통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법한 클래식한 맛이 납니다. 물론 처갓집 양념통닭의 맛이 그러하듯, 이 치킨랩의 맛도 오늘날까지 저에겐 분명히 유효합니다.
애초에 요즘같은 시대에 포장도 되면서 5500원에 야채도 들어있어 죄책감도 덜한데다가 배도 부르고, 콜라와 진짜치킨맛까지 보여주니 감지덕지입니다.
이대로만 유지된다면 프렌차이즈의 무덤인 안암동에서, 고른햇살과 함께 '맛과 양의 균형수호자' 반열에 올려주고 싶을 지경입니다.

▶달콤크레페: 제가 주문한 것은 누텔라에 딸기+아몬드+치즈케익 조합이었지만,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이 들어간 메뉴가 가장 잘팔린다고 하십니다. 저는 집까지 들고가서 사진도 찍을 속셈이었는데, 그러면 제 식탁에 올라올 때 쯤에는 다 녹고 폼이 죽어서 흘러내리고, 그 국물에 또띠아가 적셔저 축축하고 질겨져서 끔찍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추가하진 못했습니다.
필라델피아 치즈케익으로 보이는 것이 1/2 ~ 1/3 조각 정도 들어갑니다. 생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이 들어갔으면 이것보다 훨씬 풍성한 양과 맛과 비쥬얼이 되었을텐데, 사실 이렇게만 먹는다고하면 푸짐하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맛은 역시 누텔라와 필라델피아 치즈케익, 검증된 맛의 쌍두마차가 이끄는 만큼 죄악감이 드는 달콤한 맛입니다.
사실 저는 이게 태어나서 처음 먹은 크레페입니다. '대학로같은데서 많이 팔던데, 연인이 있었다면 손잡고 놀러다니면서 가끔 사먹어서 익숙한 맛이었을텐데' 하는 생각에 갑자기 아련한 애상감이 복받쳐올라 뚝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이 일품이었습니다. 이런 인싸의 맛을 혼자서도 안암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게다가 메뉴판에 있는 재료는 얼마든지 커스터마이징이 되는 것도 장점입니다. 확실히 생크림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제대로 된 조합으로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총평:
▶튄닥꾼닥: 가성비 상위티어의 고성능 포장메뉴
▶달콤크레페: 막연한 인싸/커플음식의 개인적인 판타지를 채워주었음. 이러다가 파르페도 먹게되는거 아닌가 설렘ㅎ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6 08:3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