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시간에 "과연 이것은 합당한가요?: 안암에 불어닥친 재건축의 공포라는 유령"라는 총학생회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그 게시물은 현재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구멍을 지적하는 글이었습니다.

총학생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현재 정대후문의 한 상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임대차 분쟁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총학생회의 게시물을 보신 해당 상가의 세입자분들이 대자보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여러분은 절대 창업하지 마세요>

열심히 일 할수록, 장사가 잘 될수록 두려움은 커져갑니다.

A씨는 직장생활로 모은 돈에 대출까지 받았지만 매우 적은 돈이었습니다. 번듯한 곳에 멋지게 가게를 꾸미고 싶었지만, 형편에 맞추어 외진곳에 가게를 얻었습니다. 잠을 아끼고 휴일도 쉬지 못하면서 생활을 위해 열심히 삽니다. 노력의 결과로 손님은 늘어가고 유동인구도 자연스레 늘어갑니다. 주변에는 또 다른 가게들이 생겨나고 어느덧 골목은 활성화 됩니다.

자연스레 건물가치는 올라가고 건물주의 욕심도 올라갑니다. 예전보다 비싼 값에 건물을 팔게 됩니다. 새로운 건물주는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갑자기 높은 월세를 요구합니다. 감당하지 못하는 상인은 내쫓길 수밖에 없고, 이미 상권이 형성된 그 곳엔 영세상인이 들어갈 곳은 없습니다. 결국 어느정도 성장한 상권에 대기업 매장들이 속속 들어오고 건물주는 안전하고 든든한 수입을 얻게 됩니다.

또다른 건물주는 재건축을 하겠다며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인에게 소송을 걸었습니다. 법에 무지한 상인은 법에 호소해보았지만 들어주는이는 없었고, 결국엔 빈손으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생활을 위해,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상인들은 열심히 일했고 사람냄새 나는 골목을 만들었습니다. 그 동안 건물주는 무엇을 했습니까? 어떤 노력을 했길래 모든 수익을 건물주가 가져갑니까? 수익을 얻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공생’하자는 말입니다. 노력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모든 일이 가능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영세상인을 보호하겠다고 만든 '상가임대차보호법(상임법)' 때문입니다. 상임법에는 최소 5년 동안 영업을 보장하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건물주가 재건축을 하겠다고 주장만하면 임차상인은 가게를 비워야 합니다. 실제로 재건축을 하는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상임법의 몇 가지 예외조항은 너무 강력하여 결국은 건물주 마음대로 임차상인을 내쫓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5년 이상 영업할 것을 기대하며 권리금에 인테리어 비용 등 목돈을 들였지만 쫓겨날 때 남는것은 그릇과 의'탁자 뿐입니다.

이런일은 지금도 여러곳에서 진행중이며 얼마전부터는 안암동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콩진호는 장사를 시작하고 5개월만의 일이었습니다. 가게 활성화를위해 노력해볼 시간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가게가 잘 될수록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면 열심히 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것이 옳은 법일까요?

이런 불합리한점을 정치권도 인지하고 상임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상임법개정에 힘쓰는 정당과 국회의원, 로펌과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저희도 늦게나마 작은 힘을 보태고저 합니다.

최소한 정든 이곳 안암동에서 만큼은 이런 억울한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학생여러분도 우리의 노력을 널리 알려주시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작은 물결이 큰 파도를 이루는 순간을 보고 싶습니다.

델마르 쥔장 이진원, 콩진호 쥔장 박지인 배상

FAQ
1. 권리금은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관례다?: 아닙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각기 이름만 다를 뿐 앞선 상인의 영업권리를 인정해 주는 제도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2. 외국의 영업기간보장기간은?: 미국 최장 20년, 프랑스 기본10년/최장 30년, 영국 기본7년 동안 영업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평균 10년을 보장받지만 특정기한이 없기 때문에 대를 잇는 장인의 맛집이 가능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0 15:4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