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 재화빌딩에 자리잡고 있는 미스터리 브루잉에 다녀왔습니다.
사계 공동 창립자이자 이태원 파이루스 펍 대표인 이인호 대표와 신사 퐁당, 메이드인 퐁당, 사워 퐁당 등의 펍을 운영하는 이승용 대표가 공동 대표입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크래프트 맥주계의 대표격인 두 사람이 협업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전 하루에 세 번이나 갔습니다.
한 번은 캔 사러, 두 번째는 가고 싶다는 사람 있어서. 마지막으로는 주변 역전회관에서 모임하고 2차로.
요즘 씨서론(맥주 자격증) 수업 듣는데 씨서론 수업 끝나고 강의 같이 듣는 사람들이 보여서 역시 맥찐들은 어쩔 수 없어 절레절레 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맥주 간단 리뷰입니다.

심코 사워 - 심코 홉 들어간 사워에일. 레몬 계열 느낌이 풍부하게 납니다. 트로피컬 프룻 느낌도 즐거워요.
모투에카 사워 - 뉴질랜드 홉인 모투에카가 들어간 사워예요. 라임, 트로피컬, 시트러스 느낌이 균형 있게 입을 채웁니다. 전 심코보다 좋았음.
헤페 바이젠 - 예쁘게 잘 뽑아낸 바이젠.
필스너 - 경쾌한 타입. 파이루스 원모어 필스와 캐릭터가 비슷한데, 몰트감 못지않게 향긋한 꽃, 시트러스가 균형있게 느껴져요. 드링커블하고, 맛있습니다.
엠버라거 - 안 마셔봤네요. 젠장... 무리해서라도 마셔볼걸.
갤럭시 페일에일 - 이게 오늘의 끝판왕이었습니다. 쫀득쫀득한 마우스필, 입을 가득 채우는 열대과일 풍미, 쥬시한 홉 느낌. 쓴맛이 대단히 억제되어 있어요. 한 잔 다 마시니까 쓴맛이 살짝 올라왔습니다. 좀만 더 다듬으면 수도수랑 맞장 뜰 수도 있겠는데 싶었습니다.
뉴잉 페일에일 - 취해서 이걸 못 마신 게 천추의 한입니다.
뉴잉 ipa - 캔으로 4캔 사왔습니다. 탁하고, 쥬시하고, 열대과일 풍미 빵빵 터지는 뉴잉글랜드 스타일 ipa예요. 준수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리뷰 보면 홉 거친맛이 있다고 했는데 숙성이 꽤 되어서인지 저는 문제없었습니다.
웨스트코스트 ipa - 잔당감이 별로 없고 시트러스 빵빵 터지는 웨스트코스트 스타일 ipa. 준수하게 잘 뽑아냈습니다.
커피스타우트 니트로 - 커피, 초콜렛 느낌이 우세한 커피스타우트였어요. 온도가 좀 올라가니까 검은 과일 향미도 나옵니다. 전 아주 맛있지는 않았는데 같이 드셨던 분들은 전부 좋아하셨어요.
커피앤 시나몬 임페리얼 스타우트 - 잔당감이 많아서 11%라는 도수에도 불구하고 알콜부즈가 잘 느껴지지 않는 건 좋았는데 전 좀 더 바디가 쫀득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딱 2개를 정해보면
1. 갤럭시 페일에일 - 이거 정말 맛있습니다. 그냥 드세요. 두 번 드세요. 저는 세 잔 마셨습니다.
2. 모투에카 사워 - 사워 좋아하시면 이거 드세요. 식초충이 마시기엔 좀 안 시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는데, 풍미가 좋아요.

만족스러웠습니다.
자리도 괜찮아요. 파이루스나 사계처럼 여기도 맥덕 저기도 맥덕 이런 느낌이 아니라, 훨씬 접근성이 좋습니다. 안주도 수준급입니다. 가격은, 음... 두 명 기준으로 맥주 2잔씩 마시고 피자 한 판 하면 5만원 정도 나옵니다.

아니 얼마나 쳐묵쳐묵했으면 그렇게 많이 마셨는데 사진은 처음 캔 사갈 때 테이크아웃했던 것만 있나 ㅠㅠ


한 줄 요약 : 누군가 국산 크맥의 미래에 대해 묻거든 고개를 돌려 미스터리 브루잉을 보게 하라.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6 0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