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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는 학생에게 학식은 최고존엄과 같아 항상 학관을 들어갈 때 머리를 조아리며 들어갑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높고 경이로워보여 가방이 어깨를 짓누를 때는 구도자의 마음을 느끼면서 올라가지요.
자 드디어 신에게서 천국으로 입장하는 표를 살 시간이 왔습니다. 천국도 한 개가 아니라 여러개더군요.
매일 한 곳만 가던 제가 그 날 따라 인디아나 존스를 닮아 오지를 탐험하고 싶었을까요? 성배를 찾는 기쁨을 맛보고 싶었던걸까요?
유난히 스팸비빔밥이라는 메뉴가 보이더군요. 불현듯 불안이 머릿속을 스쳐지나지 아니한 것은 아니한 것입니다만 제 욕망을 누르지 아니한 터였고 친구와 같이 사버렸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동안 불안은 머릿속에서 통조림 속에 있는 콘알맹이가 한 스푼 그득히 떠져 싱싱한 샐러드 위에 뿌려지듯, 제 검디 검은 흑임자같은 머리에 계속 떨어졌습니다. 한 스푼 분량은 이미 끝났는데도요.
드디어 제가 산 스팸비빔밥이 나왔습니다. /// 역시나 아주머니께서 스팸을 한 숟갈 떠서 비빔밥 위에 부어주시더군요.
잠시만요.... 언젠간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것 같은데......
뭐 여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자리에 와서 슥슥 비볐는데..... 간장이 들어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집에서도 모든 햄종류는 간장에 찍어먹는 저였기에 기대를 한 껏 부풀린 풍선껌처럼 불고 베어문 순간!!!!!!!!!
아뿔싸!! 그 맛이었습니다. 절대로 잊을 수 없었던 신교대에서의 무박 3일 할 때 나왔던, 물 한방울이라도 더 먹으려, 밥 한 톨이라도 더 먹으려할 때, 혀가 아니 온 몸이 온 감각이 요구했을 때 나왔던 그 밥맛이요.
간장과 어디서 컸는지 아주 튼실하게 자란 콩나물 몇대가리와 츤츤거리며 넣으셨을 몇안되지만 정성이 가득한 상추가 간장과 비벼지며 군대에서의 그리운 맛을 내고 있던 것입니다....
행복했지요. 차마 다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군대 생각이 나며 간절히 초코파이 하나만이 생각나더군요. 그래서 2숟갈 베어물고 그 날 점심은 초코파이로 해결했습니다.
에필로그
1. 학관 스팸비빔밤은
2. 존나게
3. 콩나물비빔짬 맛이다
4. 초코파이는
5. 군대에서만
6. 먹자
7. 십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18: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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