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08꼬꼼화인데, 재수하는 친구녀석이 있어서

주말이고 하니 학교도 같이 둘러보고 격려차 밥도 사줄 겸 친구를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안암 주변 고기집에 가서 식사를 하려했으나, 매번 고기를 먹다보니 뭔가 괜찮은 메뉴가 없을까 고민하다

이제 쭈꾸미 제철이 다가오고 전에 고파스에서 용두동쭈꾸미에 관한 글을 읽었고, 또한 엊그제 싸이에서 쭈꾸미 관련 기사를 읽었던터라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나정순 할매 쭈꾸미'로 향했습니다.

제기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 걷다보니 쭈꾸미 집들이 하나 둘씩 보이더군요.

나정순 할매 쭈꾸미 외에 맛있다는 평이 있던 '용두동 쭈꾸미'를 지나 원조라는 네임에 끌려 지체없이 '나정순 할매 쭈꾸미'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명성만큼 사람들로 북적거리더군요. 내부 테이블은 물론 야외테이블까지 모두 꽈악 손님들로 들어차 있었습니다.

저와 친구 외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희도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친구와 얘기도 주고 받고 저희 뒤로 계속해서 오는 사람들을 보며 '여기는 어떤 맛이길래, 이렇게 사람이 붐비는걸까?'하며 기대를 했습니다.

그렇게 한 15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나서 친구와 들어갔습니다.

들어서자 마자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더군요...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안내하는 테이블로 들어갔습니다.

사전에 네이버에서도 검색해보고 고파스 글도 읽어뒀던터라 2인분이면 둘이서 충분히 먹겠다 싶은 마음에 주문을 해야겠다 하는 순간...

난데없이 테이블로 안내해주심과 동시에 쭈꾸미가 담긴 그릇을 가져오시더군요.(나중에 알았습니다만 2인 이하일 때는 자동적으로 2인분이 간다고 하더라구요.)

불판에 쭈꾸미를 올려주시는데,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불판을 모두 채운것도 아닌데 한 판 올리고 나니 쭈꾸미를 가져오셨던 그릇에 남은 양이 형편없었습니다.

위의 사실(2인분이 기본)을 몰랐던것도 문제였지만, 쭈꾸미 양이 많기는커녕 정말 이게 2인분이 맞나 싶을 정도더군요.

조금 불쾌하긴 했지만, 이왕 먹으러 온거 맛있게 먹자는 생각에 친구와 식사를 했습니다.

양은 적었지만, 맛은 괜찮더라구요... 물론 너무 매콤해서 쭈꾸미를 씹을 때의 질감만 느껴질 뿐 쭈꾸미의 원래 맛은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밑반찬으로 깻잎과 천사채가 나왔는데, 쭈꾸미가 맵다보니 천사채를 금새 먹고 다시 달라고 말씀드렸죠.

처음에 말할 때는 금방 갖다주셨는데...두번째였을까요?

저희 테이블 주변으로 한 아주머니가 오시길래, 밑반찬을 더 달라고 말씀드렸는데도 잘 안 들리셨던건지 4,5번을 그냥 지나치셨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테이블로 오실 때를 기다렸다가 밑반찬을 더 달라고 다시 한 번 말하는데... 한 아주머니가 덜컥 저희에게 되려 '그릇 가만히 놓고 불 줄여~!'라고 하시며 퉁명스러운 대답을 하셨습니다. 

가뜩이나 다른 테이블에 비해서 적어보였던 쭈꾸미양이나, 밑반찬을 달라고 공손히 말씀드리는데도 몇 번이나 그냥 가시고서는 저희에게

오히려 짜증이 난다는 식의 어조로 말하시니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맛은 좋으나, 불친절하다는 평이 많아 대충 예상은 했지만 직접 경험하니 정말 짜증이 나더군요.

저나 제 친구나 어려보이는 편이어서 어리다고 무시를 당한건지...저쪽 테이블에도 똑같이 두명이 앉는데 그 쪽은 쭈꾸미가 한가득 나오고...

아무튼 양은 어떤 이유에서 달랐는지, 저희가 느끼기에 그랬던것인지 모르겠지만, 아주머니의 불친절한 태도에는 정말 화가 났습니다.

결국 그 아주머니는 끝내 밑반찬을 갖다주시지 않더군요.

저희가 계속 아주머니를 부르는데도 거의 외면하다시피 하자 저희 옆 테이블에 식사를 하시던 어떤 여성분께서 보다못해 아줌마를 대신 불러주실정도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저희에게 화를 냈던 아주머니 말고 다른 분이 밑반찬을 갖다주러 오셨는데, 그 분께 이러이러해서 기분이 나쁘다

하는 식으로 말씀드렸더니, 저희를 이해해주시더군요. 일이 바쁘고 손님들 목소리가 커서 잘 안들리는 경우도 있고 하니 학생들이 이해해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잘못하신게 없는데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그나마 불쾌했던 기분이 가라앉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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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친구녀석은 결국 밥 한 공기만 시켜서 볶아먹고는 짧게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왔습니다.

제게 '나정순 할매 쭈꾸미'는 아마 거의 최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희 말고 다른 테이블에 앉으셨던 분들은 맛있게들 드시는 모습이었지만,

친구에게 밥 한끼 사준다고 데려간 곳 치고는 다시 오고 싶지 않을 장소가 되버렸죠.

글을 생각나는대로 적다보니 요지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는데...

결론은,, 

'맛은 괜찮았으나 친절도에서는 형편없었다' 라는겁니다.

다녀오신 분들은 좋았다 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처럼 불친절에 대해서 심히 불쾌함을 느끼셨던 분들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전 이 곳 비추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