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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추천) | 등록일 : 2026-08-31 00:33:17 | 글번호 : 49686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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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1스타 식당 - 레스토랑 산


6월 말에 방문한 거니까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래 CJ는 안성재 셰프의 모수를 지원하고 있었는데요. 모수 홍콩 운영을 두고 의견 차이가 생기면서 함께하지 않게 됐고, 이후 새롭게 지원하게 된 레스토랑이 바로 이곳 산 입니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저도 산의 존재 자체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언젠가는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미슐랭 1스타를 받았고, 여러 리뷰 영상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여유가 생긴 김에 방문해보았습니다.




점심과 저녁 모두 단일 코스로 운영됩니다. 사실 이 정도 가격대의 파인다이닝에서 점심과 저녁을 같은 메뉴로 운영하는 곳은 흔치 않아요. 보통은 점심 15만 원, 저녁 25만 원 뭐 이런 식으로 운영하고, 또 메인을 바꿀 수 있다든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당연히 음식의 퀄리티나 완성도는 조금 더 좋아질 수밖에 없겠죠. 주방에서도 계속 똑같은 식재료와 과정을 반복하면서 하나의 코스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국내 최고가 파인다이닝하면, 모수와 밍글스가 먼저 떠오르는데, 그곳들보다는 약간 저렴하지만 CJ의 지원이 있음에도 38만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할 수밖에 없는 가격대였습니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polar1123/224257232207

일단 내부부터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우선 주방을 볼 수 있는 구조고요. 천장은 꽤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천장이 높아서 그런지 약간 소리가 울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이타닉 가든을 생각해보면 테이블 간격이 매우 넓었고, 밍글스도 모든 테이블이 한 공간에 몰려 있다기보다는 공간이 나뉘어 있어서 조금 더 프라이빗한 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산은 테이블 간격 자체는 넓은 편이었지만, 식당 자체가 하나의 네모난 공간 안에 같이 있다 보니까 그런 면에서는 프라이빗한 느낌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식당이나 더그레이트홍연에 있는 카펫처럼 소리를 잡아주는 요소도 따로 보이지 않았고요. 제가 방문한 날에는 비까지 오고 있어서 그런지 소리가 더 울렸습니다.

음악은 클래식이 나왔고요. 그리고 직원분들이 전체적으로 좀 자유로워 보였어요. 긍정적인 의미에서요. 딱딱하게 경호원처럼 서서 대기하고 있다기보다는, 직원분들끼리 가볍게 대화를 나누면서 여유 있게 기다리는 느낌이어서 좋았어요.





[크리스탈 캐비어와 대게]

캐비어, 대게, 칠리 오일, 치킨 크림, 계란 노른자 푸딩

모든 요소가 굉장히 조화로웠어요. 특히 캐비어는 더 퍼먹고 싶었습니다. 파인다이닝 코스를 보면 거의 항상 한두 메뉴에는 캐비어가 들어가 있길래 예전에는 왜 이렇게 자주 쓰이나 싶었는데, 여러 번 먹어볼수록 확실히 인상을 남기는 재료라는 생각이 드네요.




폭신하고 따뜻한 브리오슈 위에 올려서 먹으니 더 맛있었고요. 빵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평들이 많았는데, 워낙 음식과 빵의 조화가 좋다보니 그런 평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서비스적인 측면에서는 테이블에 음식을 흘리면 바로 닦아주셨습니다. 사실 이 정도 레스토랑에서는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때 닦아주지 않는 곳도 있더라고요.



[암대하 냉채]

암대하, 새우머리를 우려내 만든 새우장 소스, 자색무, 오이 ,당근, 겨자로 맛을 낸 냉채 소스

냉채 소스에 들어간 참기름이 정말 좋았습니다. 참기름 향과 맛이 굉장히 확실하게 나는데, 그렇다고 다른 재료를 덮는 느낌은 아니었고요.

야채들은 전부 적당하게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었습니다. 특히 당근도 맛있었어요. 평소에는 당근이 크게 인상에 남는 재료는 아닌데, 여기서는 식감도 좋고 맛도 잘 살아 있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새우장 소스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맛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매콤하면서도 진한 맛이 확실하게 들어왔는데, 새우 자체의 맛도 잘 나서 묻히지는 않았어요.




[옥돔 튀김]

제주 옥돔, 제주 블러드 오렌지 소스, 감태

맛있기는 했지만, 생선에 대해서는 별생각이 없는 사람이라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껍질이 굉장히 얇고 바삭바삭해서 식감은 재미있었고요. 같이 나온 블러드오렌지 소스도 상큼해서 맛있었습니다.




[두부꽃]

재래돼지 베이스 콘소메, 꽃모양 순두부, 두가지 색상 머스타드

평양냉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했는데, 역시나 맛이 진한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순두부가 아름답게 잘려 있어서 눈이 즐거웠고, 두부의 식감도 부드러우서 좋았어요. 다만 맛 자체가 저한테 막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고요. 무난했습니다.



[순대 비빔밥]

오믈렛, 순대, 찹쌀밥, 애호박, 랍스터 젓갈, 무슨피클, 고추장소스

먹자마자 웃음이 나는 맛이었어요. 직관적으로 맛있는 김치불고기 주먹밥 같은 맛이었는데요. 적당히 매콤한 느낌과 맛있는 참기름이 그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순대라고는 하지만, 순대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불고기에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다만 오믈렛 부분이 약간 질겨서 숟가락으로 자르려고 하면 안쪽이 무너졌어요 근데 뭐 중요한 건 아니고. 어쨌든 굉장히 친근하게 맛있었고요. 특별히 취향을 탈 만한 요소도 많지 않아서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스토랑 산 물회]

참외 동치미, 무늬오징어, 광어, 랍스터, 줄전갱이, 배추롤, 다시마, 허브

회 자체의 맛이 잘 느껴졌어요. 허브도 좋았어요. 익숙한 물회에 약간의 독특함을 더해주는 요소였습니다. 물회 특유의 오이냉국스러움도 좋았고, 오징어의 식감도 좋았습니다. 국물은 생각보다 맛이 굉장히 강했고요. 매콤한 맛도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랍스터도 두툼해서 좋았고요.

여기까지 먹고 생각보다 특이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식가 납셨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오히려 저는 음식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기 때문에 특이한 음식을 원하는 거예요. 친근한 음식을 먹더라도 그 차이를 느낄 줄 아는 미식가들이라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과 비슷한 음식이 나오더라도 간이 어떤지, 익힘 정도가 어떤지, 재료의 상태가 어떤지, 각 요소의 조화가 어떤지 등을 평가할 능력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음식을 먹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파인다이닝을 다니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산은 지금까지 비교적 친근한 음식들이 주로 나오다 보니까, 평범한 저에게는 어디선가 먹어본 맛이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물론 맛있었지만




[덕자병어찜]

덕자병어찜, 산초브라운 버터, 쑥갓 퓨레, 간장 베이스 조림 소스, 파채, 레몬소스 곁들인 무말랭이

광어에 뵈르블랑 소스를 곁들여 먹는 듯한 느낌이었는데요. 브라운버터의 뉘앙스가 굉장히 지배적이었습니다. 이 브라운버터 특유의 맛 때문에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극호였습니다. 견과류스러움이 좋아서 퍼먹고 싶었어요. 광어도 굉장히 부드럽게 조리되어 있었고요.




[전복 조림]

완도산 전복, 간장 소스, 태운 파 소스, 그린 아스파라거스, 크렘 프레쉬, 은행 팬케이크

베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전복의 식감이 쫀득함과 부드러움의 딱 중간 정도에 있었어요. 너무 질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흐물흐물하지도 않은 굉장히 좋은 식감이었습니다. 그리고 태운 파 소스가 정말정말 잘 어울렸어요. 그냥 소스만 따로 먹어도 맛있을 정도였습니다. 크렘프레쉬(요거트 맛이라고 생각하면 됨)도 상큼해서 전복과 잘 어울렸고요. 둘 중 어느 소스가 더 잘 어울리는지 결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 다 잘 어울렸어요. 오른쪽 위에 있던 것은 은행으로 만든 팬케이크라고 하셨는데, 이건 그냥 그랬습니다.




[스테이크]

숯불에 구운 살치살, 아랫등심, 갈비찜st레드와인소스, 칠리 베아네제(Béarnaise), 들기름 순무, 숯불에 구운 더덕, 피클링한 콜라비 트러플

여태 먹은 소 구이 전부를 놓고 생각해봐도,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등심은 고기 맛이 제대로 나면서도 굉장히 부드러웠고, 소스와도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모두가 좋아할 맛. 살치살은 숯불에 제대로 구운, 미친듯이 기름진 살치살이었어요. 고기의 맛이 워낙 강해서 소스가 묻힐 정도였습니다. 사실 이 메뉴가 나오기 전까지는 코스에 계속 조금씩 아쉬움이 남아 있었는데, 이 음식 하나로 완전히 만족했습니다. 이것 하나만 먹으러 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고기와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위에 있는 풀떼기들은 기억이 안 나요.




[돼지국밥]

셰프님이 직접 나오셔서 음식을 설명해주시면서 면을 넣어주셨고요. 밥은 아래쪽에 깔려 있었습니다. 뭐 당연히 면도 탱글하고, 새우젓 역할이었던 캐비어도 좋았고, 국물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국밥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수프의 영역에서 논해야 할 정도로 진했어요. 돼지고기 한 움큼을 국물 안에 그대로 넣은 것 같은 맛이었어요. 한국인이라면 계속 퍼먹을 수밖에 없는 맛이었습니다.



같이 나온 반찬도 새콤하고 아삭해서 맛있었습니다.




음식과 별개로 중앙에 장미 다발을 올려두고,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아래쪽에 물을 부어주시는데요. 그러자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촤악 퍼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양이 너무 많았어요. 테이블 전체를 다 덮고도 넘쳐서 아래로 줄줄 흘러내릴 정도였습니다. 물론 옷에 묻거나 하는 건 아니고, 딱히 불편한 일이 생긴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물론 장미향기는 좋았습니다. 




[화채]

장미 리치 소르베입니다. 장미 맛이었어요. 위 사진에서 보이듯이 저런 퍼포먼스까지 더해져서 정말 꽃을 먹는 것 같은 향긋함이 있었고, 맛은 상큼하면서 달달했습니다.

이 뒤에 나오는 디저트는 모두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이제부터는 디저트 타임이니, 카페에서 여러 음식을 펼쳐놓고 먹는 것처럼 편하게 드시라는 맥락인 것 같았어요. 사진에는 없지만, 차도 같이 나왔어요.




[토마토 젤리]

라즈베리 식초, 바닐라 토마토 젤리 올리브오일

토마토에 설탕을 넣은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구운 쌀 아이스크림]

구운 쌀 아이스크림, 검정깨 오일, 감태 튀일

아주 잘 만든 구운 쌀맛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구운 쌀의 고소한 향이 확실하게 느껴지면서도 아이스크림으로서 완성도 높았어요. 이대로 출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토리 타르트]

다크로스팅한 도토리, 다크초콜릿

산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도토리 타르트였습니다. 맛은 무난했는데, 묵스러운 식감이 재미있었어요.



헤이즐넛과 아몬드



프랑스 리옹의 전통 빵인데, 내부가 너무 시끄러워서 안 들렸습니다. 기억에 남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큰 기대를 하고 갔는데, 그 기대에 비해서는 살짝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우선 조금 더 독특한 음식을 바랐던 건 제가 산이 어떤 스타일의 레스토랑인지 조금 더 알아보고 갔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외에도 설명이 짧게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아쉬웠어요. 이 음식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왜 이런 재료를 사용했는지, 어떤 생각에서 나온 메뉴인지에 대한 스토리를 조금 더 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설명이 대부분 짧게 끝나다 보니까 먹으면서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 적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여기까지는 사실 생각의 차이이고, 레스토랑마다 추구하는 방식이 다른 부분이니까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아쉬웠던 건 너무 시끄러웠다는 점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제가 방문한 날이 비가 오기도 했고, 층고가 높고 공간 분리도 잘 되어 있지 않다 보니까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앞사람과 대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웠다는 건 어느 정도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그날 유독 시끄러운 손님들이 많이 왔을 수도 있지만, 그런 변수까지 어느 정도 고려해서 공간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그러려고 그 가격을 내는 거니까요. 파인다이닝에 간다는 건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 공간에서 느껴지는 편안함까지 포함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기에,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도 캐비어와 대게, 암대하 냉채, 전복조림, 스테이크, 돼지국밥처럼 확실히 인상적인 음식들이 있었으니 꽤나 만족스러운 식사였다고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끝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6-10-17 02:03:20:


댓글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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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익명 2026-08-31 17:13:27
선스크랩 후감상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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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익명 2026-08-31 17: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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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익명 2026-08-31 17:28:4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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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익명 2026-08-31 17: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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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익명 2026-08-31 20:45:07
메인이 가장 뛰어나다는 건 안좋은 평가인데... :


댓글 6 익명 2026-08-31 20:54:38
5/ 1번, 2번도 다시 먹고 싶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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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익명 2026-09-01 08:42:36
지원이뭐에요? 스폰서인가요 :


댓글 8 익명 2026-09-01 09:29:33
7/ 네 그런 느낌
운영비나 투자금 대거나 지분도 갖는 경우도 있어요
파인다이닝은 워낙 돈이 많이 들다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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