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목란에 다녀왔습니다. 중식 대가 이연복 셰프의 식당이라서 가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같이 사는 사람이 예약에 성공해서 다녀왔습니다.
그 전까지는 전화로만 예약을 받아서 번거로웠는데, 최근 캐치테이블로 예약할 수 있게 바뀌었어요. 요즘 웬만한 식당은 앱으로 편하게 예약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네요.
홍대입구역, 가좌역과 다 애매하게 떨어져 있어서 조금은 걸어가야 합니다. 저희는 버스 타고 갔어요.
그리고 3일 전에 예약해둬야 하는 메뉴가 몇 가지 있습니다. 동파육, 멘보샤, 어향동구, 오룡해삼 등이 있는데, 저희는 멘보샤만 해봤습니다.
저희는 깐풍기와 칠리새우를 좋아해서 B코스를 골랐습니다. 단품으로도 시킬 수 있으니 여러 명이서 가면 단품 여러 개 깔아놓고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2인 기준으로 코스가 진행되는 거라서 한 접시로 나오고, 각자 덜어먹는 방식이었습니다.
[멘보샤]
사전에 예약한 멘보샤입니다. 동파육과 함께 이연복 셰프의 시그니처 요리 중 하나죠.
기대에 부응하는 맛이었습니다. 식빵이 얇아서 튀겨졌음에도 느끼하지 않았고, 새우살을 두껍게 넣어서 입에 꽉 차는 느낌이었습니다. 멘보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싫어할 수 없는 맛이었어요. 같이 나온 소스도 아는 맛이었지만 적당히 달달하고 매콤해서 잘 어울렸어요.
[유산슬]
코스 첫 요리 유산슬입니다. 다양한 버섯과 새우, 고기가 들어있었어요.
유산슬은 처음 먹어보는데 버섯 때문인지는 몰라도 구수한 갈비찜스러운 맛이 나면서 좋았어요.
[팔보채]
새우, 오징어, 버섯, 브로콜리 등이 들어있는 팔보채입니다. 사진 찍는 걸 깜빡하고 조금 먹어버렸네요.
팔보채도 처음 먹어봤는데, 해물짬뽕을 걸쭉하게 만든 느낌이었어요. 아는 맛이었는데, 오징어가 특히 부드러워서 좋았습니다.
[깐풍기]
깐풍기입니다. 우리가 아는 깐풍기 맛이에요. 적당히 바삭하고 적당히 촉촉해서 좋았어요.
[칠리새우]
칠리새우입니다.
맛있는 칠리새우였어요. 새우는 바삭하고 통통해서 좋았는데, 소스가 살짝 약했어요.
멘보샤랑 같이 나왔던 소스는 멘보샤랑 잘 어울려서, 이번 소스도 기대했는데 살짝 아쉬웠어요.
[짬뽕]
식사로 짬뽕과 짜장면 하나씩 골라서 나눠먹었습니다. 짬뽕은 적당히 칼칼한 해물짬뽕이었어요. 나쁘지 않았어요.
[짜장면]
짜장면입니다. 이건 좀 많이 곤란했습니다.
물론 짜장면이라는 요리 자체가 특별함을 주기 어려운 음식이고, 많은 사람들이 자주 접하다 보니 기본적인 기준도 높아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짜장면 한 그릇으로 만족감을 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요리였습니다. 다음 번 방문에서는 짬뽕만 시킬 것 같아요.
큰 기대를 가지고 갔던 목란. 약간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방문해볼 만한 식당이었습니다.
이연복 셰프의 명성에 비해 요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기에 괜찮은 경험이었어요(물론 제가 갔던 날은 이연복 셰프의 아드님만 계셨어요).
다만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콜라 포함해서 2인 11만원 정도 나왔는데, 이 정도 금액대로 갈 수 있는 다른 식당을 고려하면 약간은 아쉬웠어요.
내부 분위기도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2층에서 식사했는데, 룸 하나에 두 팀이 함께 들어가는 구조였거든요. 그런데 테이블 간 간격이 너무 가까워서, 옆자리 분들의 작은 소리까지도 잘 들렸습니다. 물론 이곳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아니니, 어느 정도는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가족 행사를 위해 이곳에 갈 예정이시라면 단독 룸으로 예약하시는 게 나을 것 같네요.
그리고 음식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 혹은 "깐풍기입니다" 정도의 간단한 안내나 눈맞춤 정도는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경우에는 아무런 말 없이 음식만 놓고 가는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사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콜라를 하나 시켰을 때 잔을 하나만 제공한다든지, 식사 중인 그릇을 별다른 안내 없이 치운다든지 하는 점들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보통 평범한 식당에서도 이런 부분은 미리 물어보거나 조금 더 신경 써주는 경우가 많다 보니,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날만 그랬을 수도 있지만, 중식 쪽에서는 이름 있는 이연복 셰프의 식당이라는 그 기대치를 고려했을 때는 약간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5-06-05 19:3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