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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하다가 집 근처 만두집을 가서 만두랑 라면 한 그릇 먹고 왔는데, 재학생일 때 자주 찾던 만두방이랑 맛이 너무 흡사해서 잠시 추억에 젖었네요. 생각난 김에 학교다닐 때 좋아하던 음식점들(일부는 폐점이 되었겠지만 ㅠㅠ) 리뷰도 남기고 추천도 드리고 싶어 작성합니다.
1. 중국관
예전엔 신설동가는 길목 어디에인가 있었는데 어느새 정문으로 옮긴 것 같네요. 졸업하고도 종종 찾아갔던 곳인데 주문하면 바로 볶아주시는 짬뽕밥이 진리. 대학시절 만취하고 나면 언제나 다음날은 중국관 짬뽕밥이었어요. 매운맛 좋아하시면 고추짜장도 별미이긴 한데 깔끔하고 얼큰하고 깊은 짬뽕밥이 최고였네요. 탕수육은 고기는 실한데 튀김옷이 부들부들한 스타일이라 바삭한 탕수육 취향이신 분들은 불호일듯.
2. 비나
온갖 프렌차이즈들이 안암에 와서 안암화를 보여주는 와중에 고대오면 이 음식만큼은 정말 맛있다!라고 자부할 수 있었던 게 인도요리점들이었죠. 각 가게마다 장단점이 다르나 제 입맛엔 향신료 향이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비나가 제일 맞아서 자주 찾았습니다. 매콤한 빈달루부터 달달한 버터커리 고소한 팔락파니르까지 어떤 커리도 제맛을 내는 맛집이었어요
3. 고른햇살
아직도 있겠죠?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토종순대, 푸짐한 라뽁이, 참치 터지게 넣어주던 참치김밥. 언제나 친절한 이모들로 인해 항상 기분좋게 배부르게 나올 수 있는 식당이었네요.
4. 영철버거
리뉴얼 후 리뷰게에서 보니 반응이 좋아 기분이 좋은 가게입니다. 재학생 시절 가벼운 주머니에 끼니 사이에 고픈 배를 달래주던 고마운 간식. 1500원에 고기 양배추 넉넉하게 들어간 영철버거는 언제나 사랑이었죠. 앞으로도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5. 만두방
지금은 사라졌지만 추억에는 남아있는 가게. 카드도 안받고 인원대로 라면 안시키면 화내시는 주인 할아버지도 이제는 그리움의 대상이네요. 매우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1500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손으로 빚은 고소한 만두에 더 바랄 것도 없었습니다.
6. 춘자
모든 안주가 만원이 안되는 혜자스런 술집. 특히 닭도리탕은 가격 대비 너무 훌륭한 안주였어요. 복분자 한병 소주 한병 주전자에 말아 마시면서 얼마나 많은 필름이 끊기고 추억이 쌓였었는지
7. 나그네파전
학교 인근에 새로 생겼다는 말이 있던데. 바삭 두툼한 파전과 고추튀김이랑 막걸리 한잔하고 있으면 이래서 고대하면 막걸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 집
8. 나정순쭈꾸미
용두동에 있는 매운맛 쭈꾸미 단일 메뉴의 뚝심있는 집. 여기도 그닥 친절하진 않았는데 통마늘때려박아 매드포길릭거리면서 먹던 쭈꾸미와 볶음밥 하나는 일품인 집
9. 어머니대성집
선짓국이 이렇게 개운하고 시원할수 있구나 했던 해장국집. 그 외 안주들도 매우 맛있었으나 당시 학생 지갑에는 부담스러웠던 가격으로 기억에 남아있네요
1. 그 외
불맛 가득했던 정후 빛고을, 이름은 기억안나지만 배터지게 쌓아주던 김치볶음밥팔던 식당, 이것이 msg다 하는 맛과 산처럼 쌓아주던 제육볶음을 파는 부산식당, 계란말이두부가 맛있던 해마루, 뭔가 속편한 음식 생각날때 들르던 깡장집, 지하 어두운 가게에서 먹던 주유소 돈까스, 고추장찌개에 취했었던 맨발의 청춘, 한잔의 추억, 언제나 3차로 가서 기억은 희미해도 꼬치, 고갈비 열심히 먹었던 안암꼬치 등등
직장다니면서 인당 10만원 하는 스시오마카세, 한우오마카세, 양식집 다녀봐도 대학생 때 친구들이랑 먹던 인당 3천원하던 부위도 모를 고깃집(간혹 기쁜날은 깡통집에 가는 호사도 ㅎㅎ). 만원 이만원 가볍게 들고 나와서 그날그날 주머니 사정에 맞게 메뉴를 정하고, 연애얘기, 미래얘기, 정치사회얘기로 신나게 취하던 시절이 그립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3 14: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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