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둘째날입니다. 첫날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우진 해장국에서 해장한 뒤, 함덕해수욕장에 큰 카페에서 뻗어있다가(찾아보니 델 문도네요. 바다 바로 앞에 앉을 자리가 많아 바다 보면서 쉬기에 좋았어요.), 호텔 수영장에서 또 쉬다가,,,,,, 배가 고파 저녁을 먹으러 나서게 되었습니다.

보통 어디 놀러가게되면, '이건 꼭 먹어야 해!' 하는 곳은 그 곳을 위해 동선을 짜고(0순위),
나머지는 보통 여기 괜찮아 보이는데 동선 맞으면 가자~(2순위) 정도로 구분이 되는데요.

당일 날 잡은 숙소가 어찌하다보니 탑동이었고, 마침 2순위 정도 되는 두 곳이 바로 숙소 앞이라 가보게 되었습니다.


1. 탑동 물항식당

갈치구이 정도는 제주도 간김에 먹으면 좋을텐데~ 하는 마음으로 3곳 정도 추천을 받아 기록해 두었고, 그 중 한 곳이었습니다.
바로 옆이 항구이기도 하고, 식당 비주얼이 왠지 갈치를 당일에 잡은 애들을 줄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사람은 절반 정도 차있었고, 어릴 적 부모님따라 가봤을 것만 같은 약간은 오래된 느낌의 내부 분위기입니다.

갈치구이가 있고, 갈치구이 정식이 있는데요. 시간이 좀 지나 가물가물한데,
갈치구이(5만원)은 갈치 4덩이인가 5덩이가 나온다고 하셨고, 갈치구이 정식은 1덩이라고 하셨던 것 같아요.

사람이 3명이라 정식 3개와 갈치국을 시켰습니다.


이전에 제주에서 갈치 구이는 2번 정도 먹어봤는데요.

보통 제주에서 먹는 갈치 구이가 맛 자체가 특별하다기 보단,
왠지 신선한 것 같은 기분과 기본적으로 꽤나 큰 덩이. 이 두 가지를 보고 먹었던 것 같아요.
갈치 크기 자체는 먹어본 곳 모두 비슷했어요.(맛나식당 갈치조림이 유난히 작긴했는데, 거긴 가격도 싸고 소스맛으로 먹는 곳이라 생각해서 조금 특별 케이스)

여기가 추가적으로 좋았던 점은, 구이에서 불맛이라고 해야하나.
고소하게 잘 구운 냄새가 잘 입혀졌었고, 빠삭해서 일전에 먹었던 것 보다는 맛있게 먹었구요(엄청 특별하진 않아요.)

대신에 갈치국이 정말 시원하고 너무 맛있었습니다 ㅜㅜ 쿠어어어 뻑예 소리 나오는 시워어언한 국물입니다.
갈치국은 서귀포에서 한 번 먹어봤었는데,(네거리식당) 그 때는 별 감흥이 없었고 여기는 정말 맛있었어요.

이걸 먹으러 탑동까지 동선을 짤만한 것 같지는 않지만,
시내와 공항 근처이기도 하고 바로 옆에 공터? 광장? 같은 곳 밤 분위기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았어서(약간 이탈리아 광장 느낌)
딱히 할 게 없고, 숙소가 근처라면!
이 곳에서 식사하고 광장에서 맥주 한 캔하는 것도 좋은 코스라고 생각해요.


2. 탑동 올댓제주

제주산 요리 비스트로. 라고 추천받은 곳입니다.
사실 비스트로가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뭐 저는 약간 비싸고 퀄리티가 조금 있는 양식과 함께 술 마시는 곳 정도로 인식하고 갔어요.

차분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주인분도 뭔가 젠틀하고 다가서기 어려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던 곳입니다.
하지만 술이나 요리는 좋아하고 잘하실 것 같은...?

아쉬웠던건 저희 외에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조금 헛헛했다는 점과
저와 일행들이 맥주를 좀 물처럼 마시는데, 그렇게 마시기엔 양이 좀 적었고 그래선가 조금 비싼 감이 있었던 점이었던 것 같아요.

가족분들끼리 가거나 소소한 모임에서 조용하고 가볍게 술 마시기에 좋은 곳 같았습니다.

안주는 제주 딱새우 감바스와 제주 생선 치즈크림 고로케를 시켰는데, 고로케가 존맛탱이었고 감바스는 무난했어요.

맥주를 퍼마시기엔 좀 애매해서 1시간 정도 있었고 아마 8-9만원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술을 많이 안드신다면 조용히 가볼만해요.
다만 손님이 평소에 많은데 제가 갔던 날 없던건지 아니면 평소에도 잘 없는지 잘 모르겠어요 ㅜㅜ


2.5 탑동 광장

앞에서 잠깐 말씀드린 광장인데요. 적다보니 그래도 왠지 추천드리고 싶어지네요.
사진을 따로 안찍었는데, 적당히 더운 여름밤에서 선선해지는 가을 밤에 잘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바다 바로 앞에 있구요.
꽤 공간이 큰데 밤이 되면 주황색 가로등이 줄줄이 켜져서 분위기가 좋았어요.
사람들이 보드도 타고, 운동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있어요.
불빛 색깔이나 바로 뒤에 바다가 있는 점. 그리고 사람들 분위기가 꽤 좋아서
숙소가 근처고, 아 오늘 정말 할게 없네~~ 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려요.(특히 더운 밤이라면)

커다란 계단에 앉아서 삼삼오오 맥주 마시고 있는데, 노상으로 마시기에 최적입니다.


3. 만세국수

다음 날 먹을 것을 찾다가 고기 국수를 먹고 가고 싶어 가게된 곳입니다. 여긴 리스트에 있던 곳은 아니고 고기국수 먹자! 라고 해서 찾다가 친구가 데려간 곳이에요.

찾아보니 저희는 삼성혈점? 을 갔던 것 같고, 차 없이는 가기에 불편하지만 주차할 곳은 넉넉하게 있습니다.

제 입맛이 좀 깔끔한 국물보다는 찐~한 국물을 좋아해서, 몇 년 전에 유명했던 제주 3대국수? 는 제 입맛에 잘 안맞았는데요.
여기는 찐한 국물이어서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친구가 알게된 계기도 제주 출신분께서 진하고 맛있다고 추천받았었다고 했던 것 같아요.

국물은 진하고, 고기는 크고 굵고 야들야들... 아 배고프네 ㅠㅠ 맛있게 먹었습니다.
처음에 나왔을 때는 면이 적어보였는데, 먹다보니 매우 면도 많았고 다 못먹었어요 ㅋㅋ

그리고 찹쌀순대가 맛있었어요! ㄹㅇ 찹쌀이 들어가있는데, 식감도 강하고 평소에 먹던 순대에 비해 와 이건 진짜 찹쌀순대네 하는 느낌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나가는 길이시면 들러봄직 합니다.


말이 주절주절 많네용 재밌게 봐주셨길..~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3 09:3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