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하면, 홍대입구와 번화가들. 상수에서 연남, 길게는 연희까지
너무나도 많은 맛집이 있고 새로 생겨나는곳이라
뭐든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저에게는 너무나 거대한 - 정복할수 없는 동네같았거든요.
그럼에도 삶의 여정이 길어지다보니(웃음) 자연스레 홍대 근처에 남긴 발자국도 늘게 되더군요.
다녀온곳은 많지만 워낙 맛집이 많은 동네라, 천천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스무살 초반에. 그러니까 막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홍대란 동네에 처음가게됬을때
너무 맛집이 많아서 어딜갈까 하다가 골라놓은 맛집이 있는데요
막상 다른곳만 가다보니 이제서야 처음 가게 되었네요.
오늘 리뷰를 남기게 된 곳은 홍대의 사모님 돈까스 입니다.
1. 사모님 돈까스 ( \9,500 / 한국식 돈까스(?) / ★★★★)
학부 1학년때 무작정 네이버에 "홍대맛집"검색해서 몇몇 집이 나왔는데
새내기 눈에는 돈까스라는 메뉴가 만만해 보였나봐요.
그래서 그때 가려고 했던곳이 사모님돈까스, 부엉이돈까스, 그외 몇곳이 있었는데
5년넘게 시간이 지나서야 처음가보게 되었네요.
굳이 이 말을 하는이유는 로테이션이 빠르고 지가가 높은 홍대에서
7년넘게 맛집 타이틀을 걸고 장사를 하는것을 보면 어느정도 맛이든 가성비든 보장하는곳이 아닐까 싶어서요.
저는 돈까스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서울과학고 앞에있는 오박사 돈까스 같은
한국식 경양식 돈까스는 굉장히 싫어합니다. 소스를 잔뜩 부어서 바삭함보단 눅눅함이 느껴지는.
가끔 그 특유의 옛맛이 그립기도 하지만 보통 일본식의 바삭한 카츠 류를 좋아해요.
들깨를 부수어 소스에 찍어먹으면 더 좋구요. 등심보다는 안심. 25겹?환영환영.
그런면에서 사모님 돈까스는 특이합니다.
일본을 상기시키는 나무나무한 인테리어와 안내 문구.
오사카의 마구로쇼쿠도를 연상시키는 안내 아주머니와는 달리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은 깍두기, 스프, 소스가 잔뜩 흘러내리는 돈까스니까요.
맛은, 맛있습니다.
심플하게, 맛있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일본식 스타일은 아니지만
얇지않은 고기와 또 고기의 질이 한끼 식사로 든든합니다.
특이한건 - 소스예요.
접시에 하얀소스와 돈까스소스가 밥위의 돈까스에 뿌려져서 나오는데
두 소스가 섞여서 내는 독특한 맛이 사모님 돈까스의 point랄까요.
단순한 메뉴에 단순한 맛있음.
기본메뉴인 만큼 베이스에 충실하고
오랫동안 맛집 타이틀을 가지게 할 만한 맛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플레이트는 식전에 나왔던 샐러드 조금과 삶은 감자가 나오는데요
아마 밥으로는 부족한 탄수화물을 감자로 보충하려고 했나봐요.
아니면 경양식 식당에 나오는 꼬불꼬불 튀긴 감자를 재현이라도 하려고 했는지.
플레이트 구성에 아주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던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아쉬운건 소스가 부어져 나오는 돈까스가 그렇듯이
나중엔 바삭한 튀김부분이 눅눅해져요. 이연복 쉐프말에 의하면 탕수육이든 돈까스든
요리를 잘하면 소스를 부어도 바삭하다던데. 저처럼 일본식 돈까스를 좋아하는분은 알고 드시면 좋겠네요.
오래전에 처음 검색했을때는 7000원 후반대였던거 같은데. 가장 기본메뉴가 1만원에 가까운건
조금 부담이 될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2. 정성 돈까스 (\14,000 / 카츠 나베(혼종?) / ★★★★ )
같이 갔던 애기가 시킨 메뉴입니다.
메뉴가 막상 나오기전에는 무슨 메뉴인지 감이 안왔는데
막상 나오고나니 김치찌개 베이스의 카츠나베 더군요.
사모님 돈까스와 달리 밥은 따로 나오고 접시도 뚝배기같은곳에 담겨 나옵니다.
돈까스위에 치즈가 엉겨붙은채, 김치찌개와 라면사리가 함께 담겨 나옵니다.
정문앞 코케코코의 가츠 나베라고 생각하시면 될것같아요.
왜 정성인가 하니 정성들여 만들었다고 정성 돈까스래요.
그냥 김치찌개 카츠 나베 라고하면 직관적으로 알았을것같은데.
애초에 사모님돈까스가 일식집도, 한식집도 아니기에 그런 표현을 택하지 않았을거라 추측합니다.
제가 몇입 뺏어 먹었는데
라면은 못 뺏어 먹고 ㅠㅠ 치즈가 올라간 돈까스만 먹어봤어요.
맛있어요!!! 맛있다구요!!
사모님돈까스가 소스가 특이한 플레인 돈까스 느낌이라면
정성 돈까스는 뭔가 음식 자체가 특이한 느낌?!
보통 김치찌개 맛이 아니고 특유의 진한맛이 느껴지는 국물이었어요.
묵은지를 썼는지 김치가 꽤 숙성된 맛에다가
그냥 보통 음식점에서 김치를 사서 만들어낸 김치찌개 맛이 아닌
"진한"맛이 느껴집니다.
아 그냥 간단히 리뷰할걸 괜히 길게 써서
글로 표현되지 않을 맛을 표현하려고하니 잘 안되네요(헉헉) 암튼 진해요 국물이 진짜.
김치찌개보단 부대찌개쪽에 가까운 맛이랄까...
먹다보면 국물하고 김치가 꽤 남아서 사모님돈까스에 나오는 감자를
으깨서 국물에다 먹으면 꽤 맛있습니다. 오히려 감자는 이쪽에 들어가야 하지 않나?하고.
내심 치즈토핑 돈까스를 먹어주었으면...하고 속으로 외쳤는데
이 메뉴도 선방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모님 돈까스는 홍대 맛집들이 그러하듯 홍대입구역보다 상수역이 더 가까워요.
삭 튀김집 골목에서 들어갔다가 오르막길쪽으로 꺾으면 있더군요.
주말에는 웨이팅이 긴지 기다릴때 다른집 영업에 해가 되지 않게 해달라는
안내문구가 있더군요. 맛집이긴 맛집인가봐요.
전체적으로 일식집의 나무나무느낌을 표방했습니다. 들어가면 메뉴와 함께
웨이팅 보드에 이름을 적고 기다리는 구조로 되어있어요.
기다리다가 모든 인원이 다 오면 들여보내는식이고 굉장히 친절한 편입니다.
식전에는 샐러드하고 스프가 나오는데 둘다 맛있어요.
더 달라고 하면 더 안줍니다. 스프는 추가 차지가 있어서 주문할수 있지만
샐러드는 추가메뉴가 아니라고 하네요.
제가 돈까스집 가면 가장 중요하게 보는것중 하나가 밥 리필 가능 여부인데요,
저는 고기하고 밥하고 무조건 1 : 1 (보쌈, 삼겹살, 족발, 스테이크 등등 모든 고기)비율로 먹어야
먹을수있기때문에 ㅠㅠ 사모님 돈까스는 밥 더달라고 하면 더 줘요 !! 헤헤헤헤
특이한건, 샐러드가 굉장히 고퀄입니다. 땅콩소스야 뭐 그렇다 치지만
차갑게 해서 나오는 야채가 굉장히 신선해요. 추가 주문이 안되는 이유를 알것같더라구요.
그치만 사모님돈까스를 시키면 소량 접시에 담겨오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도 될것같아요.
총평 : 3.5 / 5 기본에 충실한 돈까스 + 사모님돈까스 만의 특이한 맛
낮은 접근성 + 주말엔 웨이팅이 길것같음. 돈까스 치곤 비싼것 같다.
재방문의사(o) 이대 나무섬이랑 비교하면 나무섬을 갈것같다.
어제 홍대 다녀오면서 들렀던 곳들의 짧은 리뷰도 같이 씁니다.
ADD 1 )
부엉이 돈까스 = 맛집?
스무살때 같이 검색했던 부엉이돈까스 사모님돈까스 어디갈까 하다가
사모님돈까스가 더 끌려서 오늘 사모님 돈까스 간거였거든요.
부엉이는 신촌같은데서도 본것같아서. 아마도 프랜차이즈화 됬던걸로 기억.
사모님돈까스 찾아가면서 부엉이도 지나가다 봤는데
웨이팅은 커녕 손님이 1도없어서 놀랐음.
"맛집"문구가 무색하게 요즘 별로인가봐요. 아시는분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ADD 2 )
쉐즈롤 없어짐 + 슈아브도 없어짐,
쉐즈롤 없어진거야 오래된 일이지만
슈아브는 겨울까지만 해도 있었던것 같은데
수제 캬라멜 마카롱 팔던 그 슈아브. 없어졌습니다.
무슨 치즈 어쩌구로 바뀌었는데 그 마저도 임대문의 붙어있음ㅠㅠ
쉐즈롤 없어졌을때 슈아브도 없어지면 어떡하나 했는데
당분간 마포 도서관뒤로는 갈일이 없을것 같네요.
ADD 3)
홍대 친구네 놀이터 라는 이색카페?같은데도 다녀왔음.
달고나 먹을수있고 간단한 보드게임있는 옛날 문방구 컨셉의 오픈 멀티방?같은 카페였는데
달고나는 맛없고 불량식품 3개주고 90분에 6000원인데
하다못해 아메리카노 한잔도 안나오는. 콜라는 무한리필이에요.
재방문 의사 없습니다. 흔한컨셉에 가성비 떨어지는 퀄리티.
아... 홍대는 진짜 맛집이 끝도 없더군요.
가고싶은곳은 많고 자원은 한정적이고.
홍대 근처 사시는 분들은 힙해서 좋겠어요.
다음에는 나무섬 리뷰를....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5 11:3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