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약속이 있어 동대문 역 인근 진옥화 할매 원조 닭한마리 집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닭한마리는 종로5가의 이 집과 공릉동의 유명한 집 한 곳, 그리고 석관동 한예종 근처 '공릉동 닭한마리'에서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들 중에서는 맛으로는 단연 진옥화 쪽이 으뜸입니다. 다만 자리나 쾌적함에 대해서는 아닐 수 있습니다. 진옥화 닭한마리의 경우 성인 남성들끼리는 자리가 비좁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게 규모는 크지만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조금은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닭한마리를 먹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테이블 옆에 놓인 다데기와 간장, 식초, 겨자 등을 적당히 섞어 앞접시에 '소스'를 만듭니다. 그런 후 닭이나 떡 사리, 감자, 칼국수 등을 소스와 적당히 먹는 것입니다. 그런데 닭에 대해 말하자면, 원래 이 집은 닭을 본인이 직접 해체해 먹는 것을 권합니다. 그러나 종업원 분께서 닭한마리를 손수 잘라 주시기도 합니다. 판단하건대 손님들의 연령대에 따라 이것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중년의 남녀나 가족 단위의 손님이 방문한다면 '아저씨 아주머니 들은 닭 한 마리 쯤이야 알아서 잘라 먹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젊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방문한다면 닭 해체하기에 서툴다고 생각하는지 먼저 잘라 줍니다. 물론 닭을 잘라 주지 않으실 때 부탁한다 하더라도 직접 잘라 먹으라는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직접 잘라 먹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삼 년 전 쯤인가 재작년에 가족들과 이 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육수의 감칠맛에 상당히 감동했는데, 이번에 방문했을 때에 조금 느낀 점은 '그렇게 예전 같지는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데 제 기억이나 감각이 불완전한 탓일 수도 있겠지요. 혹은 육수에 김치를 넣어 먹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이 김치 넣기를 싫어해서 안 넣어 먹었거든요. 여하튼 예전 같은 감동은 없었지만 여전히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7 14:2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