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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걸어서 세계속으로 시간입니다.
오늘의 여행지는 중국입니다. 이제 안암에도 중국에서 온 학생들이 많은데요, 그에 맞춰서 중국식 가게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하드코어한 네 군데를 다녀왔습니다.
★여행코스: 안암역 사거리 미각 → 나그네파전 맞은편 中国食品 → 튄닥꾼닥 옆 高丽食府(고려식부) → 공도나쓰 옆 高丽中国食品超市(고대중국식품마트)
▶ 안암역 사거리 미각
참살이길에 있는 프랜차이즈 미각과 같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운영방식은 다릅니다. 요리도 하고 간단한 군것질거리도 파는 곳입니다. 특이점으로는 중국식 마작세트를 팝니다. 간혹 법후에서 들을 수 있는 마작소리의 주인공인 것 같습니다.
공간이 좁아 큰 기대는 안했지만 접근성이 좋아 가장 먼저 갔습니다. 예전에 갔을 때에는 한국어가 전혀 통하지 않았는데, 카운터 보시는 분이 한국어를 조금 알아듣게 되신건지, 아니면 비언어적 표현에 능숙해지신건지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했습니다.
'이건 뭐에요?' 같은걸 물어보면 서로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나마 한국어가 써져있는 제품도 있어서 고추기름을 하나 샀습니다.
▶中国食品
제가 원하던 바로 그 풍경이 있는 가게입니다. 좁은 공간에 빼곡히 물건이 쌓여있고, 매대를 벽 삼아 나뉘어진 ㄷ자 형태의 상가로, 반은 주인장 부부의 개인적 공간이고 나머지 반만 가게입니다. 문이 열리면 벨소리가 나는데, 주인아저씨 아주머니께서는 딱히 신경 안쓰시고 그냥 중국어로 대화하고 계시는게 아주 마음에 듭니다. 대충 구경하다가 니하오 하고 부르시면 아주머니께서 나오십니다.
향신료를 구하시려면 바로 여기를 오셔야합니다!
팔각, 정향, 회향, 커민 등등 중국요리에 쓰이는 대부분의 향신료가 소분되어있습니다.
다만 한국어는 통하지 않고, 구하고자 하는 물건이 있으면 중국어 발음을 연습해서 오셔야 합니다. 카운터는 그냥 나무로 된 작은 책상이고, 계산도 쌀집계산기로 하는 멋진 곳입니다.
여기에서는 마라요리에 쓰이는 화쟈오(花椒)와 두반장, 간식거리로 말린 망고처럼 보이는걸 샀습니다. 망고를 집을 때 아주머니가 뭐라 하셨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고구마란 뜻이었습니다.
가게 안은 냄새부터 분위기까지 완전 중국인데, 가게 안에서 창 밖을 바라보면 바로 맞은편 나파에서 고대싕들이 파전에 막걸리 먹고 소리지르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경계점이 있는 듯한 초현실적인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高丽食府
과거에 냉면을 먹으면 솜사탕을 주는 A+ 냉면이 있던 자리에 생긴 가게입니다.
하굣길 입간판을 보고 벼르던 곳이었습니다. 아주 본격적인 중국요리집으로, 역시 한국어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메뉴판에는 무난한 마파두부부터 새로운 치킨, 혼돈, 표시된배, 매운축구공까지 아찔한 요리들이 가득합니다.
마라탕이랑 마라샹궈도 하고 있고, 메뉴판 외에도 벽에 다른 요리가 더 있습니다.
저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오겹살볶음(回锅肉)을 시켰습니다. 포장해서 13000원, 밥 추가 1000원이었습니다. 돼지들은 혼자 먹는데 무리가 없으나, 1인분도 도시락 형태로 파는 것 같습니다.
맛은 아주 향기롭고 기름집니다. 주 재료가 삼겹이나 오겹이고, 야채랑 같이 고추기름에 볶고 불맛을 입히는 요리인데 한국인들이 잘 먹지 않는 향신료는 거의 들어있지 않아서, 처음 도전하기에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꿔바로우를 제치고 중국집 제 마음 1위 메뉴입니다.
▶高丽中国食品超市(고대중국식품마트)
과거에 ~모드 로 끝나는 양복점이 있던 자리입니다. 공산품을 살 때에는 여기가 안암 주변에서 제일 큰 것 같습니다. 신선식품, 맥주, 음료수, 과자, 간식거리, 건강식품등을 팔고, 향신료와 두부제품들도 어느정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량주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비싼 술은 없습니다. 황주도 팝니다.
잔술(口杯)로 되어있는 것도 파는데, 저 잔은 유리로 되어있어서 캔뚜껑을 따고, 술은 마시고, 잔은 가질 수 있는 알뜰한 구성입니다. 잔 크기는 소주잔보다 큽니다. 소주 두 잔이면 가득 찰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서 고려촌(高丽村)을 두 잔 샀습니다. 가격은 잔당 1200원이었습니다.
이곳 직원분은 한국어를 잘하십니다. 한국어만 할 줄 알면 쇼핑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하루만에 여러군데를 돌아니니까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총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였고, 비 안오는날 느긋하게 가게에서 밥 먹고 간식 사먹으면서 마지막에 안주랑 고량주 사서 노상까면 CC들의 이색 데이트 코스로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연인이나 친구가 없으시다면 속으로 여행객 상황극 하면서 다니시면 스스로 찐따같으면서도 재밌었습니다.
+▶(부록) 사랑마라탕
저번에 갔었는데 이참에 끼워넣습니다. 위치는 서울쌈냉면 맞은편입니다. 가게 한쪽에 야채와 면, 재료들이 있고 바구니에 담아 무게를 재서 가격이 나오는 방식입니다. 매운맛은 조절할 수 있고, 고기류는 진열되어있지 않고 점원분에게 따로 말씀드려야 합니다.
양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마라탕으로 16000원이 나왔는데 점심굶은 돼지 둘이 초저녁에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먹었는데 완주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막 넣으시면 부대찌개가 되어버리니까 주의하세요.
땅콩소스를 베이스로한 중국식 냉면도 취급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6 03: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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