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있었던 일인데
동방서적 관련된 글이 안올라와서 그냥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용기내서(??) 씁니당

지난학기에 동방서적에서 잡지를 하나 샀었어요
(당시 잡지는 다른 서점처럼 비닐 포장이 안되어 있는 상태)

친구 부탁으로 샀다가 한시간 뒤에 친구도 샀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될까 싶어서 환불하러 갔지용
(원래 잡지는 환불 안되는거 알지만 비닐 포장도 안되어있고,
한시간정도밖에 지나지않았고(봉투에서도 꺼내지 않은 상태), 
책 살때 아주머니가 무지 친절하셨고,
학교 앞 서점이니까 학교앞 상인들의 따스한 마음...이런거 조금 기대하고 갔어요)

제가 책 살때와 마찬가지로 환불하러 갔을때도 사람 하나도 없고 매우 조용하더라구요
아주머니한테 "아주머니 한시간전에 잡지 사갔는데요~"하니까 기억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여차저차 한데 혹시 바꿔주실 수 있으신지 여쭤봤어요
그러니까 매몰차게 대뜸 안되! 그러려면 쿠폰으로 바꿔가던가 다른 책으로 가져가! 이러시더라구요
(참고로 환불 안된다는 말이 어딨냐고 하니까 계산대 위에 고개를 들어보니까 있더라구요
제가 키가 작아서 미쳐 그건 못봤네요..........그거 봤더라면 그런일은 없었을텐ㄷ.....ㅠㅠ
동방서적 가시는 분들 꼭 확인하세요! 환불불가는 계산대 바로 위에 붙어있음)

그래서 한시간전에 사갔고 봉투에 넣어간 상태 그대로인데 한번만 봐주시면 안되냐고 사정했어요

그런데도 매몰차게(진짜 이 모욕적인 말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말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오기??가 생겨서
아주머니 교환은 되는데 왜 환불이 안되느냐고 환불이 안되는건 제가 책을 봤을지도 몰라서 아니냐고 그럼 원칙적으로 교환도 안되야 되는거 아니냐고
하니까 말이 더 심해지시더라구요

오래전 일이라 대화 순서가 섞였는데 대충

"내가 학생을 왜 배려해줘야돼? 사갈떄는 좋게 사가놓고 왜 이제와서 난리야?"
"아주머니 제가 혹시나해서 말해본건데 왜그렇게 말을 심하게 하세요?
아주머니야 말로 물건 사러 왔을때는 좋게 맞이해주시더니 어떻게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하세요?"
"그때는 학생이 사가니까 당연히 그렇게 했지 바쁜데 와서 이러면 누가 좋아해" (참고로 손님은 저혼자)

"내가 학생을 어떻게 믿고 환불해줘? 학생이 안읽었다는 보장이 어딨어?"
"그래서 제가 설명드렸잖아요. 그럼 좋게 안된다고 말씀하시면 되지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제가 읽었다는 보장은 어딨나요?
또 제가 읽었으면 어쩌려고 교환은 되세요?"

"아니 공부 잘해서 똑똑해서 고대까지 온 학생이 여기서 왜이래? 부모님은 학생 이러는거 아셔?"

"고대까지 온 학생이 돈 몇천원때문에 이럴꺼야?"
"아주머니 제가 고대온거랑 여기서 이러는거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고, 돈 몇천원이 사람마다 큰 돈이 될수도 있고 적은 돈이 될수도 있는데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이 말하면서 진짜 너무너무 서러워서 펑펑 울었어요. 참고로 이 시점에서 남자 한분이 들어오셔서 법전 사가시던데
그분 오시니까 나 장사해야되니까 비키라고 하시고, 제 말에는 아무런 대꾸도 안하시고, 손님에게는 여전히 나긋나긋)
"그건 학생 사정이고 내가 학생사정까지 일일히 봐줘야돼?"

더 많았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ㅠ_ㅠ

암튼 이렇게 대화하다가 너무 서러워서 "아주머니 정말 너무하시네요"하면서 그냥 나왔어요

나와서 친구들 만나서 펑펑 울다가 친구랑 다시 가서 아무 책이나 집어왔어요
다시 가서 원래 잡지보다 일이천원 낮은 가격의 책으로 교환했어요 그러니까 이전에 구입했을 때 받은 쿠폰을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드리니까 교환한 책의 쿠폰을 주시길래 너무 화나서
"안주셔도 돼요" 라고 하니까
"학생 왜그래 마음 풀어 다음에 또 와야지~"하시길래 욱해서
"아주머니 어떻게 그러세요? 아까는 저 세워놓고 그렇게 소리지르고 윽박지르시더니 제가 여길 어떻게 다시와요"
"에이 학생이 오해했나보네 아까도 내가 교환해가라고 좋게 말했잖아~"
"아주머니 같은 말이라도 아다르고 어다른데 어떻게 그게 좋은 말로 들렸겠어요 사람 세워놓고 고대왔는데 어쩌내 몇천원이 없냐 이런 말 하셔놓고 이제와서 그러시면 전 정말 할말이 없네요. 아주머니 좋아서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자주 책 사가고 했었는데 다신 오고싶지 않네요 안녕히 계세요"하고
쿠폰 돌려드리고 나왔어요

부모님이 어릴 때 가게 하셔서 일부러 유니스토어나 영풍문고 보다는 동방서적으로 갔었거든요
(요새 작은동네서점이 많이 사라지잖아요ㅠㅠ괜한 오지랖)
근데 그날 이후로는 정말 거기 쳐다도 안보고 지나가네요

제가
'1.환불불가 확인 못한것  2.잡지를 환불해달라고 한것'은 아직까지도 엄청 후회하고 있는데
저는 아주머니 태도때문에 진짜 엄청난 상처를 받았었어요
정말 말문이 막히고 지금 내가 꿈을꾸고 있는건지 이게 현실인가 이럴정도로 당황스럽더라구요

그래도 위의 잘못도 있고, 다른 분들은 무난하게 이용하시는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갔는데
고파스에 동방서적 관련 글이 있길래 이렇게 글을 썼어요

지난 학기 일이라 빠진 내용도 있고
또 아주머니 입장에서 보면 제가 어처구니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혹시라도 저같은 대우 받는 분이 또 생기지 않길 바라면서 글 남깁니다 글쓰면서도 눈물나네요 진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