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자기소개를 하자면 가게 입장에서 좋은 고객은 아닙니다.
보통 친구 한 두명 동반하고 기본 상차림에 술은 한두잔 마시면서 리필을 꽤 시키는 사람이라 가게 입장에선 부담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희처럼 연어 와장창 먹자는 생각으로 허스키를 찾아가실 게 아니라면 제 후기는 해당사항이 없으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특정될까봐 어느 점이라고 말은 안하겠습니다만 일행 많이 데려가서 술 적당히 시켰을 때는 불편함이 없었거든요.
모쪼록 이런 내용을 고려하셔서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2호점
아담한 이자카야 느낌인 본점에 비하면 인테리어가 화려해서 데이트하기 괜찮은 분위기다 싶습니다. 그리고 허스키 인형이 귀엽습니다.
단품메뉴도 당산점이나 본점에 비해서 풍부한 편이고요. 큰 허스키 옆에 작은 허스키도 귀엽습니다.
목살요리도 본점이나 당산점에 비하면 큼직하게 썰어줘서 고기 씹는 맛이 있는 점은 좋았네요. 제가 허스키를 참 좋아해서 자리는 참 좋았습니다.
생강절임이나 장류를 가져올 필요 없이 가져다 주는 것도 편해서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동안 허스키 인형을 쳐다볼 수도 있고요.

근데 연어 리필집이라는 점에서는 실망입니다.
연어 크기나 첫 접시 세팅도 고파스에 올라와있는 초기 사진만 못하고
(2인 방문시 본점이나 당산점이 첫 세팅에 쓰는 것보다 작은 접시에 연어상회스러운 두께로 10여점을 제공받았습니다. 이후 리필은 8점을 기준으로 나오는 모양입니다.)
손님이 많지 않더라도 연어 나오는 속도가 시원찮습니다.
아마 다른 테이블에서 튀김류 등의 다른 메뉴를 주문하면 그 조리가 끝나고 손질이 시작되는 모양이던데
본점의 속도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마구 붐비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피크때 건대나 성신 연어상회만큼 걸리는 건 좀 그렇다 싶었네요.
다음으로는 세 번 이후로 리필을 시킬 때마다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주방에 계시던 분의 표정이 적나라했던 점인데
가게 구조상 튀김류는 안쪽에서 따로 조리하는 공간이 있는 듯 하였습니다만은
연어 손질하는 공간은 노출되어 있어서 손질하시는 분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걸 안 보고 싶어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나오는 연어 자체는 무난하게 나와 후술할 당산점만큼 노골적이진 않습니다만ㅋㅋㅋㅋ
같은 돈에 땅콩버터 안 주는 것도 서러운데 그걸 만회하시려는지 눈치밥 서비스로 주시는 기분이 들어 썩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예전 참치애난 사장님처럼 밝게 더 가져다드릴까요 하는 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시키지도 않은 걸 떠멱여주실 필요는 없는데 말입니다.

다음으로 당산점
우선 서빙을 담당하시는 중년 남성, 여성분은 정말 친절하십니다.
내장도 본점 크기 비슷한데 밝고 깔끔한 전형적인 동네 상가 술집 느낌이라 본점의 은밀한 아늑함이랑은 또 다른 편안함이 있긴 합니다.
본점처럼 락교나 장류 맘대로 가져오는 점이 익숙해서 장점일 수도 있겠고요.
2호점이랑은 달리 둘이 가도 본점하고 같은 넓은 사각접시에 가득 채워주는 첫 세팅은 좋았네요.

다만 이 가게에서 진짜 주목할 지점은 실장님으로 불리는 조리하시는 분의 솜씨가 굉장히 훌륭하시다는 점입니다.
제가 요리만화 주인공도 아닌데 음식 모양만으로도 조리하신 분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리필 세 번쯤 하다 보면 처음엔 2호점이나 본점만한 크기에서 점점 마트에서 파는 스테이크용 연어 크기에 가까워지는 신묘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모양도 점점 무성의해지고 개수는 줄고 크기는 계속 커지길래 크기 지적을 안 드리고 어디까지 가나 시켜봤습니다만
주먹만한 크기에 두 점 주시는 것 까지 확인하고 통 크고 푸짐하신 아량에 그만 배가 불러버려서 그 끝을 확인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네요.
아 그리고 여기도 땅콩버터 안 줍니다.


여하튼 한 줄 요약하면
[허스키는 본점이 체고시다] 되겠습니다.
작정하고 연어 한 번 드셔야겠다 하시는 분들은 본점 가세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11-11 04:5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