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치아가 좋은 편은 아니었던지라 초딩 꼬꼬마 시절부터 엄마 손에 붙들려 매 방학마다 치과 검진을 받곤 했습니다만,
대학 진학하고 집에서 나와 홀로 생활하다보니 그렇게 안되더군요.

그리고 얼마 전부터 치실질을 할 때마다 어금니 하나가 시큰시큰 아파, 치과를 가고자 크게 용기를 냈습니다.

약지 않으면 바가지 쓰고 개털되기 딱 좋은 요즘 세상에 치과는 적어도 세 군데는 가봐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충고를 받잡아, 고파스에서 안암 주변 치과 추천을 쭉 훑어보고 치과 순례길에 올랐습니다.

그래봤자 사실은 귀찮아서 고작 두 군데 가보고 그냥 결정 내렸지만, 일단 후기를 써봅니다.


1. 보문역 행복치과

친절하고 꼼꼼하게 봐주신다는 후기들을 보고 찾아 갔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비추입니다.
과잉진료...까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굉장히 방어진료 하시는 것은 맞는듯 합니다.

가서 의자에 딱 눕자마자 이를 보시더니 '어우 많이 썩었네요, 심각하네' 하시더라구요 ㄷㄷ
치실질 할 때 시큰거렸던 어금니 뿐만 아니라 다른 몇 군데에 충치가 있는데 애석하게도 그게 전부 치아와 치아 사이에 생긴 충치였습니다.
그리고 그걸 전부 크라운 하자고 하시더군요. 요새 치과 치료 추세가 그렇다며.
여기서 견적 '최소 140만원'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고 어질어질 이마를 짚고 나왔더랬습니다.

참고로 제가 고향집에서 10년이상 다녔던 치과 선생님은 '어차피 치아 안 좋은 사람은 평생 치과 다녀야 하니까, 되도록 자기 치아를 남기는 선에서 조금씩 손보는 편이 낫다'라는 치료 철학을 갖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실제로 고딩 시절에도 치아와 치아 사이에 충치가 생겨 진료를 받았을 때, 저런 이유로 크라운이 아니라 인레이로 끝내주셨고요.

저도 오랜 시간 그 철학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이 결과가 도저히 납득이 안되어서 다른 치과에 가보고자 결심했습니다.


2. 닥터민 치과

그리고 재방문 한 곳이 바로 닥터민 치과입니다.
가서 사정을 설명하니 일단 여긴 엑스레이부터 찍자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엑스레이를 찍어서 보시더니 아픈 부위에 살짝 썩은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그것때문에 아플 정도로 심각하진 않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충치때문에 아픈게 아니라 예전에 치료해뒀던 부위가 금이 가면서 아픈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려주시더군요.

그리고 다른 곳에 있는 충치는 현재로선 당장 급하게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인 것 같다-라고...

통증이 있는 부위는 최악의 경우엔 크라운을 해야하는게 맞지만, 그렇기 때문에 신중하게 치료에 들어가는게 맞다고 하시며, 일단 아픈 부위 스케일링을 하고 일주일동안 상황을 지켜보고, 도중에 심하게 통증이 오거나 하면 찾아오라고 하셨습니다.

뭐... '그런식으로 쓸데없이 병원 오가게 하면서 진료비 받으려고 그런거야!!' 라고 하신다면야 그것도 맞는 말씀 같지만
적어도 전자보다는 좀 더 신뢰가 가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아직 본격적 치료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전 닥터민치과에서 치료를 받기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이상으로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 의견이지만, 저처럼 치아가 안 좋아 고생하고 계신 학우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 행복치과에서 양치 하는 법은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4 08: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