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내나는 욕쟁이 할아버지가 운영한다는 떡볶이집 신안골분식.
퉁명스러운 듯하지만 주문 방식까지 이미 다 정해서 벽에 붙어있다는, 희대의 츤데레 음식점으로 요즘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도 소문이 자자하길래 부산에서 무궁화호타고 올라오는 김에 식사도 하고 잠시 쉬기도 할겸 조치원에 내려서 가보았습니다.
12시 5분에 가게 앞에 도착했는데 이미 앞에 8팀 정도가 대기중이었습니다.
맛집이니까 뭐 그정도는 기다린다 하며 기다렸습니다.
하필 개강 직전 시즌이라 주변 고대/홍대 세종캠 기숙사에 짐 넣고 점심먹으러 온 학생+학부모팀이 많았습니다.
저희 뒤에는 웬 학부모+학생1명 가족이었는데 기다리다 지치셔서 그런지 아주머니 아저씨가 함께 러시를 시전하셨습니다.
뒤에서 계속 앞으로 밀쳐대는데 불편하고 부담스러워 죽겠더군요.
입구 가까이 와서는 아주 앞으로 계속 밀어대서 뒤에다 소리 지를뻔했습니다.

어느새 한팀한팀 들어가고 점점 차례가 다가왔습니다.
1시간이 지나 드디어 식당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안에 있던 손님들이 한꺼번에 나오게 되어 4팀이 한번에 들어갔습니다.
갑자기 여러 테이블을 치워야해서 그런지 아무도 주문을 받으러 안 오더군요. 기다렸습니다.
(여긴 할아버지가 주문 받으러 올때까지 기다려야합니다.)
다음 기차가 2시 20분 출발인데 이미 시계는 1시 15분이라 조금 마음이 급하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할아버지가 주문을 받으시는데 넷 중 가장 늦게 들어온 테이블에게 뭐 시킬건지 물으십니다.
그래서 저희가 먼저 왔다고 했더니 곧장 꾸중이 날아오더군요. 주는대로 먹으라고. 여기선 그런 순서 따지지 말랍니다.
결국 깨갱해서 주문하고 음식 나올때까지 기다렸습니다.

1시 반에 떡볶이를 받아 먹었습니다.
메뉴는 뭐 다양합니다. 닭떡볶이(제일 유명), 고구마, 당면, 쫄면, 만두, 오뎅 떡볶이 등등....
양은 무지 많아서 2명은 1인분 시키는걸로 정해져있구요. 닭떡볶이 1인분에 9000원, 나머지는 1인분에 7000원입니다.
사리는 균일가 1000원. 라면 쫄면 오뎅 만두 등등 다섯종류인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닭떡볶이 1인분 + 만두사리 이렇게 먹었구요.
맛은 MSG랑 설탕으로 낸 맛이었습니다. 제 입엔 영 안 맞았는데 뭐 대중적인 맛이긴 하겠지요.
닭고기는 장사가 잘 되는 탓인지 신선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엔 모르겠네요.
식당 안에 아주 대놓고 쇠고기 다시 상자가 쌓여있습니다. ㅇㅇ....

앞접시 수저 국자 단무지 김치 등 모든 건 셀프고요. 볶음밥도 스스로 해먹어야합니다.
밥은 주방에서 달라면 한공기 주니 그거 받아와서 테이블에 있는 참기름이랑 김가루 넣고 볶아먹으면 됩니다.
김가루는 아주 대따만한 통에 가득 담겨있습니다.
저흰 이미 음식맛이 입에 안 맞아 배만 채운데다 기차 시간도 다 되어 밥 안먹고 일어났습니다.


요즘 하도 페북에 많이 떠서 아마 흥미롭게 보신 분들 많으실거라 생각해 고파스에 후기를 남겨봅니다.
요약하자면
1. 줄은 어마어마하게 서있음. 가게 앞에 그냥 촌길이라 아무것도 없음. 땡볕 아래서 대기해야 함. 비매너 손님있으면 죽을맛
2. 찾아가서 먹을 만한 맛은 아님. 떡볶이에 뭘 바라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음.
밀떡볶이이며 양은 많음. 국물은 MSG+설탕으로 낸 맛. 인공적인 맛을 싫어하신다면 기대를 버리시면 됨.
3. 가성비는 그냥그냥 괜찮은 편. 양도 많고, 둘이서 배터지게 사리 이것저것 넣어먹어도 만오천원 넘기 힘든 가격.
4. 할아버지의 쿨내를 경험하고 싶어서 간다면 뭐 말리지는 않겠음. 하지만 그만큼 불쾌한 경험을 할 수도 있음. 서비스정신은 제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이니 내용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태클은 사양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6 0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