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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중국요리 가게들이 존재합니다. 귀찮으니 이분법으로 구분하자면
짜장면, 탕수육으로 대표되는, 완전한 한국음식으로서의 중국음식을 파는 '반점'
중국 현지의 식당과 거의 흡사한 메뉴 구성을 지닌, 대체로 중국유학생의 급증과 맞물려 생겨난 진짜 중국음식 가게 '饭店'
이 양 극단의 사이에서 얼마나 한국적 내지는 중국적인가라는 기준에 의해 다양한 중국음식점이 분포하게 되죠.
제가 볼때 이런 점에서 용초수와 일미옥은 거의 비슷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가게라고 여겨집니다. 즉 '메뉴구성은 대체로 중국 현지의 메뉴에 충실하나 맛의 측면에서는 완전히 현지화된 식당' 이라는 포지션이요.
와중에 용초수는 상당히 맛이 있는 가게라고 생각됩니다. 본토 요리의 풍미를 지나치게 잃어버리지 않는 수준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잘 개량을 했고, 그 결과물이 놀랍도록 맛있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그래서 일미옥에 대해서는 가보기 전에도 물음표가 생기더군요. 용초수와 완전히 똑같은 컨셉의 가게라면 그보다 더 맛있어야하는데 용초수보다 맛있기란 정말로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어쨌든 호기심에 한 번 들르게 되었고, 우연히 아래에 있는 추천글의 메뉴와 동일한 메뉴를 먹게되었습니다.
소위 위샹러쓰라고 하는 돼지고기 볶음 요리 그리고 촨샤오도푸라는 매콤한 두부 튀김이 그것입니다.
일반적인 위샹러쓰의 맛을 기대하고 한 입 먹었는데 칠리소스와 캐첩의 맛이 코를 뚫을 것처럼 강합니다. 기타 어떤 향신료가 섞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칠리소스 맛이 너무 강해서 다른 맛은 느껴지지가 않을 정도였습니다. 동행했던 친구는 자신이 위샹러쓰를 모르기 때문에 먹을만 하다고는 했는데, 본토의 맛이 나느냐 않나느냐를 떠나서 맛의 밸런스가 잘 잡힌 요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혹시나 하고 두번째 두부요리를 먹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촨샤오, 즉 사천식으로 맵게 볶았다는 뜻인데 전혀 촨샤오의 맛이 아니고 그냥 태국?고추를 잘게 썰어 넣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이 요리는 앞의 것보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좀 나아서 먹을만은 했는데 글쎄요, 전혀 중국요리스럽지 않고, 그냥 두부요리라고 하고 평가를 한다고 해도 아주 맛있는 수준의 요리라고 보기는어려웠습니다.
사실 두 개의 요리로 그 가게의 맛을 평가하기는 힘들겠습니다만, 역설적으로 두 개를 통해 이 가게의 한계가 명확해 보였습니다. 정통의 중국요리를 기대했다면 전혀 그 기대를 충족시켜줄수는 없을 거라는 사실 말입니다.
저처럼 그러한 기대가 없이 무늬만 중국요리라도 괜찮다면 가볼 수도 있겠으나 그마저도 굳이 용초수를 포기하고 갈 만한 집은 아닌 것 같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6 05: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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