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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탐방기 : 수용인원을 초과한 도시 전주
안녕하세요, 학우 여러분?
엊그제 전주 맛집 추천 부탁드린다는 글을 소포게에 올렸던 하루시수입니다^-^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예약도 한 곳 없이 다녀왔던 전주 여행이었는데요,
학우 여러분이 알려주신 정보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학우 여러분께 보답하고자, 탐방기라고 하기에는 무척 부족한 글이지만
그래도 뭐라도 남겨 보고자 합니다.
1. 전주의 전반적인 느낌
전주 탐방기의 부제로 적은 '수용 인원을 초과한 도시'라는 문장은
전주라는 도시를 수식하는 문장으로 딱 맞는 문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른 시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봄날의 꿀같은 연휴에 JIFF시기까지 겹쳐진
이 시기에는 말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은 그야말로 '유원지'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조금은 질릴 정도로요...
그리고 '한옥마을' 이라는 이름보다는 '한옥음식점마을' 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모든 한옥들이 식당, 카페, 기타 음식점들이에요.
그리고 모든 한옥(식당)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간식이 아닌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한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았어요.
2. 베테랑 칼국수
소포게에서 학우 여러분이 추천해 주신 베테랑 칼국수를 가장 먼저 찾았습니다.
역시나 줄을 길게 서 있더라구요.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 봤더니 세시간을 이야기하더라구요ㅎㅎ
줄에 여자친구를 세워 두고 줄의 앞쪽으로 걸어가 봤습니다. 그랬더니 후문이 있더라구요.
후문 쪽에도 줄이 서 있었지만 정문 앞 줄에 비해서는 짧길래 여자친구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20분쯤 기다려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것은 칼국수, 쫄면, 만두한접시 였습니다.
베테랑 칼국수의 메뉴를 전부 시킨 거였지요.
일단 맛부터 얘기하자면 대만족 이었어요.
칼국수는 정말 유명한 이름대로 맛있었고 만두도 얇은 만두피에 맛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주문했던 쫄면도, 저는 '왠 쫄면이래? 쫄면은 다 거기서 거기지 뭐'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기대 이상이었어요~ 맵지도 않은데 쫄면만의 달콤고소한 맛이 느껴지더라구요
가격도 좋습니다. 전주 비빔밥이 한그릇에 만이천원 넘는다 어쩐다 하는 이야기에
비빔밥은 먹지 않으려 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ㅎㅎ
베테랑 칼국수 5000원, 쫄면 5000원, 만두한접시 4000원에 둘이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만족스러웠던 점을 말했으니 불만족스러웠던 점도 말해야겠죠?
베테랑 칼국수집 역시 '수용 인원을 초과한 도시'의 음식점 답게
사람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테이블도 다닥다닥 붙어 있고, 아르바이트생들도 정신 하나도 없는 게 보이더라구요
Q. 사람 많고 정신없는 음식점에 갔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알바생을 다그치는 것이 좋습니다.
하는 드립을 절실히 느꼈던 날이었습니다. 저희는 워낙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서
주문한 음식이 언제 나오냐고 한 아르바이트생에게 집중적으로 반복해서 물어봤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주문한 음식을 언제 제때 받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 들더라구요...
더군다나 이 집의 주메뉴인 칼국수는 그래도 빨리 나오는 것 같았는데,
쫄면이나 만두는 주문한 순서와 받는 순서가 그야말로 뒤죽박죽이라서 주문 받은 알바생에게
지속적인 문의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저희 옆에 앉은 할아버지-할머니-아들-며느리-손자손녀 테이블을 보니까
칼국수를 다 먹어가고 있는데도 만두가 나오지 않았더라구요...;;
3. PNB(풍남베이커리) 초코파이
베테랑에서 나와서 또다른 한옥마을의 유명 음식인 길거리아 버거를 먹으려고 했습니다만
역시나 줄이 너무 길어서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걸어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PNB 빵집. 수제 초코파이가 유명하다길래 두 개 구입했습니다.
가격은 한 개 1300원 이더라구요. 비싼지 비싸지 않은 건지는 잘 판단되지 않습니다.
맛있어요. 왜 유명한 빵집의 빵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요.
4. 한가득 피순대국밥
전주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오전 10시경 피순대국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기사아저씨께 "남부시장이요"하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기사아저씨께서는 피순대국밥 먹으러 가요? 하고 물어보시길래 그렇다고,
조점례순대국밥 먹으러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대체 거길 왜 가는지 모르겠어요" 라고 하시더라구요ㅎㅎ
전주 사람들은 거기 아무도 안 간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추천을 부탁드렸죠
그래서 기사아저씨께 추천받은 피순대국밥집이 바로 '한가득' 이었습니다^-^
조점례순대국밥집을 바로 지나 왼쪽 모퉁이를 돌아가니까 간판이 보이더라구요
역시자 조점례 가게 앞에는 이른 시간 벌써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저와 여자친구는 한산한 한가득 순대국밥집으로 들어가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한가득에는 전주 시민으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앉아서 이른 술잔을 기울이고 계시더라구요
나온 피순대국밥은 보통의 순대국밥과는 겉모습부터가 다르고 맛은 더 달랐습니다.
일단 국물이 맑아요. 떠먹어보니 해장으로 딱 좋겠더라구요. 속에 부담도 없고.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한 그릇에 5000원.
한가득 순대국밥집에서 나와 지나친 조점례 순대국밥은 그 줄이 배는 더 늘어나 있었습니다.
순대국밥이 순대국밥이지 뭐 다른 걸 먹겠다고 그렇게 몇 시간씩이나 줄을 서 있는 건가 싶더라구요.
5. JIFF(전주국제영화제) 광장
수용 인원을 초과한 도시에서 한 군데, 적정 인원이 있던 곳이 바로 JIFF광장 이었습니다.
다들 영화관에 가 있는 건지 예매는 전부 매진이었는데 JIFF광장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더라구요.
JIFF광장에서 가장 좋았던 건 바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한 시간 동안 전주 시내를 달렸어요.
자전거를 타 봤던 게 한 10년은 넘은 것 같은데, 자전거를 타 보니까 사람들이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전주시'라는 하나의 도시를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니 더 많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JIFF광장에서는 짐도 맡겨 놓고 전주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어요~
무려 밤 10시까지 짐을 맡길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짐 맡겨놓을 수 있는 줄 알았다면 전날에도 먼저 JIFF광장에 왔다가 돌아다닐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아직 남은 JIFF기간 동안(5월 10일에 끝난다고 해요) 전주 찾으실 학우께서는 참고하세요~
6. 전주의 후반적인 느낌
헥헥, 길게 썼더니 횡설수설 한 것 같네요;;
이번 여행에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면 '여행을 가려면 계획을 세우고 가라'였습니다.
계획도 없이 예약한 곳도 없이 갔던 이번 전주 여행은 그것 때문에 시간낭비도 많았고
또 불안불안한 마음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돌아오는 전주버스터미널에서 생각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다면
'정말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려면 멀었구나'하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홍보도 많이 하고, 관광객도 많이 오는 전주시의 버스터미널 시설은
너무너무나 열악하더라구요. 특히나 화장실은 더 심했습니다.
한옥마을에 투자할 돈을 조금 돌려서 터미널에 투자하는 것이 저는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또 오고 싶은 도시, 다시 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되는 게 여행지(관광지)의 목표라고 생각하는데
전주는 그런 점에서는 아니었거든요...
여기까지 부족하기만 한 전주 탐방기였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6 0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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