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에 하숙생 구하는 글을 올렸는데 그때 방이 차 삭제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 학생이 교환학생을 가게 돼 추가적으로 방이 하나 나서 하숙생을 구하고자 어머님의 부탁을 받아 글을 올립니다.

일단, 한 층에 방이 6개가 있고 이 방 사람들이 화장실과 냉장고, 정수기, 그리고 부엌의 쓰레기통과
씽크대(양치, 세수, 간단한 설거지), 에어컨을 공유하게 됩니다. 저도 화장실이 붐빌 거라고 걱정했었는데
일단 6명 중에 두 분이 박사과정, 졸업생으로 아침에 샤워 안 하시고 또 1교시 있는 학생이 생각보다 없어
아침에 화장실 때문에 기다린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다른 분 대소변 때문에 몇 분 기다린 적은 있습니다.)

이 하숙집의 가장 큰 장점은 식사입니다. 제가 장담하기로 식사만큼은 고려대에서 가장 맛있고 많은 반찬을
제공합니다. 보통 다른 하숙집 엄청 잘나오는 수준이 이 하숙집 굉장히 못나오는 수준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진은
아주머니께 미리 양해를 구하지 "않고" 제멋대로 찍은 사진으로 좀 못나온 편이고, 계절에 따라 콩국수, 닭백숙, 팥죽(거부가능)
등도 나오고, 매일 같이 게장, 오징어젓갈, 어리굴젓, 콩자반, 계란말이, 장조림, 김치, 멸치, 각종과일(사과, 귤, 바나나)가
나옵니다. 제가 매일 같이 나온다고 하는 건 거짓말 안하고 90%의 확률로 매일같이 나옵니다. (오징어젓 추천)
메인 메뉴로 삼겹살, 수육(1/19 오늘 나왔었음), LA갈비, 불고기, 제육볶음 등등은 일주일의 2~3번의 빈도로 나옵니다.
밥은 휴일을 포함해서 매일 아침(0730~0900), 저녁(1800~1900) 제공되며, 일요일 같은 경우,
주인내외분이 교회에 가시기 때문에 김밥이나 유부초밥과 같이 살짝 실망스런 수준으로 나오는데, 이 경우에도 국이나 반찬은
매일 나오던대로 나와 실망감을 달래줘 결과적으로는 만족합니다. 과일은 바나나, 귤이 요즘 데일리로 나오는데
가끔씩 천혜향, 한라봉, 낫또(사양가능, 호기심에 한 번 쯤 먹을 만함), 포도 등도 주시는데 이또한 별미입니다.
제가 추측컨대 이렇게 밥이 잘 나오는 것은 일단 내외분이 같이 식사하는 가정식이고, 또 할아버지께서
교직원으로 은퇴하셔서 주변에서 선물이 잘 들어와 이렇게 하숙생을을 잘 먹일 수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무보증이라는 것입니다. 무보증, 보100, 보300은 각각 굉장한 차이라는 것 아실 겁니다.
종종 소포게나 호게에 하숙이나 보증금 이란 단어 검색해보시면, '보증금 떼였어요' 같은 글이 나옵니다.
즉, 보증금이 있으면 아무래도 부담이 있지만, 여기는 무보증이라 나가고 들어오기가 부담이 없습니다.
(물론, 나가기 한 두달 전엔 미리 알려주셔야 주인아주머니께서 새 하숙생을 미리 들이실 수가 있겠죠?)
그리고 할아버지가 식사를 안하거나 하면 어디 아픈가 와서 걱정도 해주실 만큼 하숙생들에게 신경을
써주시려고 해서 감동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여기 사는 다른 학생도 배탈이나 감기가 왔을 때
할머니가 매실차나 유자차, 계피차 등등을 해주셔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저에게 증언했습니다.

빨래는 매일 아침 주인집 문 앞에 갖다 놓으면 맑은 날엔 보통 그날 저녁식사 하면서 돌려주시고
비오는 날엔 다음 날 저녁쯤 돌려주십니다. 보통 하숙집도 빨래는 개인이 알아서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 같은 경우 빨래를 대신 해주셔서(개인별 바구니 있음) 시간 절약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안 좋은 점은, 아무래도 건물이 조금 노후화돼서 방 자체는 그렇게 깔끔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많이 청소를 하고 이불 빨래도 자주 하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근데 이건 원룸 자취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방이 조금 좁은 편이라 옷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으면 방이 비좁다고 느끼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계절별로 옷을 집에 순환해서 두거나 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합니다. 책도 고시생처럼
많이 갖고 있지는 못하고 전공서적과 연습장 몇 개, 필기구, 노트북, 교양서적 몇개 집어 넣으면 책장과
책상이 다 찹니다. 의자도 별로 좋지 못하니까 오래 앉아있고 싶으시면 개인의자 중고로 사서 갖다놓는 것 추천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에어컨이 방별로 없고 6개 방이 한 기의 벽걸이 에어컨을 공유하다보니 좀 고충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학기중엔 늘 열람실에 있어서 별 상관이 없었는데 밤에 잘 때나 (물론 틀어주기는 하는데 냉기가 부족)
방에 하루종일 계시는 분은 더워서 힘들어하시는 것을 종종 목격했습니다. 여름철에는 낮 11시부터
밤 10시까지 계속 틀어주시기는 하는데 이때 방문을 열어둬야 냉기가 들어와서 좀 불편합니다.

학교 주변에서 무슨 자격증이나 고시, 공시,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인데 자기가 식사 챙겨먹기가 불편하다,
방에는 별로 안 있을 것 같다 싶으면 이 하숙 딱입니다. 조용하게 학교 다니거나 취준하시는 분도 좋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방에서 하루종일 웹서핑하고 싶다, 방에서 늘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고 싶다 싶으면 이 하숙 추천하지 않습니다.
생각 있으신 분은 010-육29륙-09이1로 문자주세요. 주인아주머니 번호 알려드리겠습니다.

연락주신분 계셔서 일단은 마감하겠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11: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