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 자취 생활을 1년하고 이제 졸업하고 떠나며 방을 올립니다.
제가 사거리 본죽 뒷쪽, 안암오거리, 우신향 병원쪽 세군데에서 살아봤는데, 6개월 전에 얻은 이 방이 제일 맘에 들었고..너무 아깝기에... ㅠㅠ
방이 좋은 분께 팔리는 마음으로 긴 글을 올려요.

우선 이 방의 가장 좋은 점은 위치입니다.

저는 키도 작고 걸음도 느린 여자이지만, 지난 학기 내내 등교하면서 절대 5분이상 걸린 적이 없었네요.
방은 정확히 프로마치라는 샌드위치카페 앞에 있고, 문과생인 저에게는 엽사리길(퍼스트펭귄카페)로 가서 곧바로 횡단보도 건너면 언제나 1,2교시 수업인 교양관에 세이프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참살이길에서 살짝 옆으로 빠지기에 밤에 절대 취객이나 학우분들 소음도 안들리고, 낮에도 조용한 동네골목 분위기입니다. 애초에 건물 전체에 여자가 살고 있고, 동네와 건물 모두 편안하게 조용합니다. 문과여학우분들 강추!
그.러.나. 이공대생인 분들도 전혀 그와 다를 바 없이 가깝습니다. (덕분에 공대 남친도 참 보러 가기 쉬웠구요 ㅎㅎ) 굳이 빠르게 걷지 않더라도 노벨광장까지도 넉넉하게 걸어서 5분 걸리고, 사실 방학에 저는 멀리 중앙도서관보다 하스나 과도가 더 가깝다고 느껴져서 주로 공대쪽에서 공부하러 왔다갔다 했습니다!

제가 위치를 이리 강조한 이유는! 안암의 방들이 학교와 가까울수록 가격이 겁나 세진다는 이유에서지요 ㅠㅠ
개운사, 정후 코앞에 사는 제 친구, 선배들이나 의대 쪽 친구들 한테 들으면 가격은 최소 10만원씩 센데, 막상 가보면.. 거의 한 몸 움직이기 힘들게 비좁더라고요.

이 방은 우선, 월세가 40만원입니다. 그리고 관리비가 없습니다. (정수기가 없어서이지만, 막상 가구나 수리는 주인할아버지께서 다해주신다는 것도 짱짱!)
월세 40만원에 나온 고시원 크기, 또는 낡은 방들이 꽤 많기에 이렇게 강조할게요.
정말 넓.습.니.다.
한 명이 살기엔 너무 충분하고, 사실 친구나 선후배가 놀러오면 한 두 명 더 같이 자도 충분할 정도로 넓습니다. 이사하고 초기에 집들이를 많이 받았는데, 3명이 오셔도 그닥 비좁다는 느낌이 안 들더라고요. 사진으로 그 크기가 얼마나 잘 느껴질지 모르겠습니다만, 한 번 와서 보시면 지금까지 다녀보셨던 안암 원룸들 (월60이상되는 애들 빼고) 중 가장 클거에요.

그리고, 난방은.. 방 자체가 그냥 따뜻한 편이라 별로 쓰지 않았어요. 종강되고 그냥 신년까지 거의 안나가고 집순이만 하고 굴러다녔어요 ㅎㅎ
방이 2층에 있는 방들 중 좀 안쪽에 있기도 하고, 바닥 보일러 30분만 틀어놓고 끄면 하룻밤 내내 따뜻해서 가스비, 보일러 비는 별로 안 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신경쓰는 화장실과 물!
우선, 화장실은 깨끗합니다. (원래 깨끗한 걸 전 입세자께서 참 ... XX 같이 썼는데 제가 첫날 2시간, 그 이후로 매 주말 30분씩 공들인 결과, 전 지금 이 화장실의 청결도에 꽤나 만족한답니다 ㅎㅎ) 그리고, 화장실도 원룸치고 넓은 편이에요. 변기에 앉으면 벽이 닿고 뭐 이런 어이없는 불편함은 전혀 없구요! 단지, 한 가지 걸리는 점은 화장실 환기가 잘되는 대신, 방보다는 조금 추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물은 수압이 약한다고 느낀 점은 한번도 없구요, 뜨거운 물도 콸콸콸 잘 나옵니다. 수도세는 월 5000원만 따로 내시면 맘껏 쓸 수 있어요!

남향이라 창이 참 넓고 해가 잘 들어오는 것도 좋은 장점입니다!
사진에 나올지 모르겠지만 책상 앞에 정말 크게 창이 되어있어서,(물론 창에는 방범창이 잘 되어있습니다!)
주말 오후에는 햇볕 밑에서 낮잠 자고 잘 뒹굴뒹굴하고 살앗어요 ㅎㅎ

자취하느라 요리하시는 분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전 요리광이라!!!!) 1구가 아닌 2구라는 것도 감동입니다. ㅎㅎㅎ
전 학교 다니면서 아침 저녁은 꼭 집 부엌에서 요리했구요, 제가 맨날 쓰기에 언제나 깔끔하게 정리해놓으려고 했습니다.
덧으로 부엌의 촌스러운 핑크나 옥색이 아닌 하얀색 모던 찬장들이 있고, 한 사람이 쓰기에 꽤나 많은 식기나 조리도구들도 편하게 넣고 쓰실 수 있습니다. 요리하시는 분께 또 하나의 반가운 소리라면, 냉장고가 작지 않다는 거! 본가의 문 2개짜리는 아니더라도, 제가 예전에 살았던 쪼매마한 원룸냉장고도 아니라, 전 와인, 파스타 소스,김치 등 꽤나 애용하면서 살았답니다.

참, 너무 당연해서 깜빡했는데, 벌레는 한 번 도 본적이 없습니다 .
전 입세자분이 거의 모든 구석구석에 바퀴벌레 퇴치 딱지 같은 걸 설치하셔석 그런지,
제가 맨날 청소를 하고 살아서 그런지 ㅎㅎ 전 음식을 해먹는데도, 초파리 한 마리도 본적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전!
원래 열쇠 한개만 다는 거였는데,, 새 입주자님 미리 부럽다고 말씀드릴게요 ㅠㅠ
제가 곧 나갈거라는걸 생각못하고 열쇠를 한 개 더 달았습니다. 그 열쇠는 심지어 이중보안이라, 지금은
원래 열쇠, 위에 걸쇠, 설치한 이중 열쇠로 그냥.. 도둑질이나 위험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자취 하면 가장 중요한게 위치, 청결, 물과 난방, 안전 이잖아요.
글을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그 어느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집이에요
그럼에도 보증금 1000에 월 40인 꿀 가격! (아마 보증금 조정 가능할 거에요..) 게다가 관리비 없음까지..
전 다른 데로 떠나는데 지금 사는 곳이 정말 아쉬울 정도에요.. ㅠㅠㅠㅠ
안암에서 학교 다니면서 이렇게 편하고 좋은 원룸 찾기 힘들거에요.

제 번호 공일공 구4이5 구4육8 로 연락하시거나, 제가 일하느라 못받을 경우가 있을테니
집주인 할아버지 번호: 010 4768 2954로 연락주시면 언제든지 보러 올 수 있어요!

전 이틀 뒤에 짐을 빼니까 언제든지 들어오시면 돼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8 02:5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