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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
익명
2016-09-17 22:34:32
25 위략에 나오는 자오곡 계책을 따르면 위연이 1만의 별동대를, 제갈량이 나머지 본대를 가지고 각각 나누어 장안에서 합류하자는 건데... 강대한 적군의 본거지 코앞에서 합류하자는 계획은 지나치게 무모합니다.
사르후 전투에서는 명군의 전체 전력이 우세였는데도 저러다가 박살났는데, 심지어 촉군은 위군이 접경지역에 깔아놓은 군사력과 비교해도 결코 우세를 장담할 수가 없었던 상황에서 저랬다간...
촉군이 저 계책을 따른다면 신경써야 할 군세로 옹,양주의 위군, 장안의 위군, 동쪽에서 구원할 위군이 있는데, 정말 위연의 시나리오대로 장안의 하후무가 쿨하게 도망간다 해도 1. 제갈량의 본대가 옹, 양주의 위군을 무시하고 장안으로 가던지, 2. 제갈량의 본대가 옹, 양주의 위군을 정리하는 동안 위연이 1만 별동대로 알아서 구원군을 막던지 해야 합니다.
1. 제갈량의 북벌군 전체가 장안성에서 고립됩니다. 적지에 눌러앉아 양면에서 협공당하는 꼴이면 차라리 다행이고, 지금 장안성에 눌러앉은 제갈량은 촉군 주력을 몽땅 끌고 나온 참이니 위나라에서는 다시 한 번 지원군을 보내 장안성에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옹,양주 방면의 위군에게 행동의 자유를 줘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촉군 주력을 상대로 준비해놓았던 정촉군이, 촉군 주력이 빠진 한중으로 들어갈 겁니다.
2. 옹, 양주 방면 위군을 이끄는 사람이 하후무 mk.02 정도가 되지 않는 이상에야 시간만 끌면 유리하다는 걸 모를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옹, 양주 쪽의 위군은 제갈량을 상대로 시간을 끌며 발목을 잡는 정도로 쓰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병력이 충분합니다. 그러면 위연이 1만 별동대를 끌고 장안같은 대도시에 앉아 수성을 하던가 아니면 나가서 야전에서 위군을 물리치던가 해야 합니다. 위연의 병력이 아무리 별동대라지만 1만 명이고, 그 중 상당수는 자오곡을 지나기 위한 치중대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는 1만에 훨씬 못 미치는 병력으로 위나라의 지원군을 막아야 한다는 건데... 위연이 유능한 인재인 건 맞습니다만 이건 좀...
0. 근본적인 문제로, 하후무가 어떤 이유에서든 장안을 포기하지 않게 되면 위연은 그냥 말라죽습니다. 장안성 정도 되면 1만 명으로 수성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하물며 1만 명으로 공성에 돌입할 수는 없는 일이죠. 물론 자오곡 계책의 출전이라는 게 위략, 그러니까 위나라 기록이니까 자기들 눈에도 하후무가 어지간히 한심한 작자로 보인 모양입니다만(...) 그렇다고 하후무가 도망가지 않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지휘권을 인수받아 수성을 결의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 에 대한 대책이 아무것도 없는 전략을 '유능한 군사령관'인 위연이 제안했을 리는 없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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