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세와의 추억 3'의 첨언....

2015년 6월 한국에서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을 때, 다행인지 불행인지,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를 포함한 SBS 다큐 촬영팀은 대만에 있었습니다. 세월호에 대한 대응도 황당하다 못해 정말 끔찍했지만, 살려야 한다는 문구 하나 적어놓고 쇼를 하고 있는 박근혜를 저 멀리 타국에서 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마침 바쁜 촬영일정을 어느 정도 끝내고나서 풍등에 소원을 적고 날리는 관광지, 쓰펀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장 첫번째로 적은 소원은 역시, '아몰랑 박근혜 탄핵'이었습니다. 그 뒤, '이명박 구속'과 '황교안 아웃'을 꾹꾹 눌러 적었습니다. 문구를 거의 다 적고나서 풍등을 날릴 때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나는 여기에 있으면 안된다'고 자리를 피해 저 멀리 관광객 무리 쪽으로 달려가고 있더군요. 사진이라도 찍어달라는 서피디님의 말을 뒤로 한 채로 말이죠. 그 순간 이틀 전날 밤, 타이난에서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쌀은 수탈 당한 게 아니라 수출한 거야. 일본에 수출한 돈으로 중국에서 조나 수수를 사먹었어."

우연일지 모르나... 2014년 일본의 식민지였던 오키나와에 갔을 때도 비슷한 이야길 했었습니다. 그런데 음... 그가 쌀 수출만 이야기했을까요?...

그 뒤, 정권이 바뀔 조짐이 보일 2016년 겨울.. 박근혜 정권 당시 페북으로는 정치에 대해 입도 뻥긋 안하던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 시작했고, KBS에 출연정지 당한 것을 대대적으로 페북에 올리면서 이슈화를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KBS 정상화를 위한 파업 행사까지 나가 마이크를 잡기도 했던 그는 새 정부가 들어서자 정부의 주요 행사에 어김없이 등장했죠.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위촉 행사', '평창올림픽 개막 리셉션 만찬 행사', '남북정상회담 만찬 행사' 등등.

그의 모습을 보니 문득... 어릴 적 좋아했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가 생각나더군요. 해방되고 나서 주인공 하림이 경찰서에서 친일파 스즈끼를 만나 멱살을 잡고 소리를 지르는 그 장면 말입니다.
"스즈끼, 네가 왜 여기 있어?! 해방이 됐어..스즈끼."
당시 친일파는 일본이 가고 미국이 오자 친미파가 되었고,.여전히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목숨을 이어갔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현재진행형' 입니다.

그래서 저는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싫습니다. 권력에 빌붙은 기회주의자인 그가 너무 싫습니다. 이런 기회주의자가 나중에 이명박이 되고 박근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괴물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서서히 여러 조합으로, 시대적 상황에 맞게 그 모습으로 바뀌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황교익과 일본이라는 말이 나오면 정신을 잃느냐는 분이 있네요. 하하하 그냥 웃지요.

선입견 안 가지려고 무지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세상이 상식 없이 돌아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