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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익명
2024-04-30 18:36:09
군대 있을 때 만났던 형님(선임)이 생각나네요. 급양병이셨는데, 정말 일을 즐겁게 하셔서 너무 신기하고 존경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번 깊은 대화를 한적이 있는데, 자기는 군대에 급양병(공군 취사병)으로 와서 너무 좋다고, 여기서 요리의 기초를 다 배워 나간다고 하시더라고요. 예를 들어 도마 씻고 말리는 법, 하수구 막혔을 때 파는 법 등등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음식으로 즐거움을 주는 게 너무 좋다고도 하셨어요. 장교회관에서 밤늦게까지 회식하면 병사들 다 대기해야 해서 싫어하는데, 그 형은 부르기도 전에 불판 상태보고 가서 갈아주고, 그러면 간부들이 즐거워하고 이런 모든 것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사회에서 초밥 만든 경험이 좀 있는데, 초밥을 만들고 있으면 사람들이 그 초밥을 빤히 보고있다고(자기가 곧 먹을거니까) 그리고 그걸 다 만들어서 주면 표정이 확 좋아지는데 그런 모든 상황이 너무 즐겁다고 하더라고요. 이 형은 나중에 무엇이 될까? 궁금하다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2009년에 전역하고 한참 군대를 잊고 지내다가, 최근에 문득 그 형님이 생각나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이름 검색을 해봤습니다. 역시나 나오더라고요. 스타 셰프라고 해서 강남에 자기 이름걸고 식당을 열고(일식) 미셰린 가이드에 오르고, 최근에는 압구정 현대에까지 입점을 했더라고요. 저를 당연히 기억 못하겠지만 참.. 저의 인생에 대한 태도에 많은 영향을 끼친 형님입니다. 문득 생각나서 적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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