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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0-06-20 14:45:00
최근들어 등장하는 맹목적 PC로 점철된 많은 영화들에 해당하는 얘기인 듯 합니다
창작자 본인의 사상을 창작물에 투영하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다만 본인의 뜻을 관철하고 동시에 좋은 작품으로서 인정받고자 한다면 기본적으로 창작자 본인의 사상에 대해 깊은 사유의 과정이 필요하며, 또 이를 작품에 잘 연결지어 설득력을 높이려 하는 고민이 필수적입니다. 최근들어 혹평받는 몇 작품들이 이러한 과정을 결여하고 있다고 봅니다. 깊은 사유는 커녕 창작자 본인의 생각을 본인이 제대로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듯 보이는 경우도 보이곤 하죠. 본인의 생각조차 잘 이해하지 못하니 이를 작품의 맥락과 잘 융화시키지도 못한 채 주입식 교육마냥 감상자들에게 보여주고, 이에 거부감을 느끼면 못배운 놈으로 치부합니다. 이는 창작자 본인의 사고 자체가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좋은 창작자로서의 자격이 없는거죠.
어제 라스트오브어스2를 구매하기 전에 방송으로 내용을 미리 봤다가 큰 실망을 느끼고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PC의 문제를 배제하더라도 전작의 주요 캐릭터의 성격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사건의 진행이 짜임새 없이 우연의 우연만으로 이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시나리오를 짜놓고 좋은 평가를 기대할 순 없겠죠. 교훈 전달의 측면에 있어서도 차라리 은혜갚은 까치같은 전래동화나 이솝우화가 라오어2보단 훨씬 좋은 예시가 될겁니다.
저는 PC 자체에는 절대 반대하지 않습니다. 제 인생영화중 하나가 대니쉬 걸입니다. 대니쉬걸에는 있고 라오어2에는 없는 무언가를 제작자라던가, 똥같은 작품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비판자들을 무식한 놈으로 치부하는 몇몇 극성 팬들이 앞으로도 느끼지 못한다면 스스로 추구하던 사상 자체도 결국 도태될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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