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늘의 BGM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입니다.
조지아계 프랑스인 피아니스트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연주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클래식 곡 중 하나입니다.

1. 이 날은 현지 여행사를 통해 투어를 신청하여 비교적 편하게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카즈베기라는 곳을 다녀오려고 했지만 트빌리시에서 거리도 워낙 멀고, 또 겨울인 관계로 눈 속에 갇힐 염려가 있어 포기했습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우플리스치케라는 곳이었습니다.
우플리스치케는 바위산 위에 지어진 요새와 마을로, 1세기경에 세워졌으며 13세기에 몽골에 의해 폐허가 될 때까지 제 기능을 수행했다고 합니다.

2. 원래는 바위굴 그 자체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위에 근대식(?) 건물도 올리고 했답니다.
저 건물은 장군들이 지내던 막사였다고 합니다.

3. 조지아의 명군, 타마르 여왕의 옥좌였다고 합니다.
타마르는 12세기 후반부터 13세기 초반까지 조지아를 다스렸던 여왕으로, 반란을 진압하고 영토를 확장하며 조지아의 경제와 문화를 부흥시켰다고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절대 물러서지 않고 항상 선봉에 나서서 싸웠으며, 남녀차별이 극심했던 중세시대에 이미 '대왕' 칭호를 받았다고 합니다.
문명 6에서 문명 시리즈 처음으로 조지아가 정규 문명으로 추가되었는데, 문명 지도자로는 이 타마르 여왕이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조지아는 타마르 여왕의 사후 이슬람과 몽골, 튀르크의 침입을 받아 쇠약해졌으며 결국에는 러시아 제국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4. 역사적인 설명은 차치하더라도, 경치 자체가 워낙 죽입니다.
저기 보이는 저 강이 흐르고 흘러 트빌리시 시내로 간다고 합니다.

5. 우플리스치케에서 트빌리시로 돌아오는 길에 고리라는 이름의 도시가 있습니다.
사진의 건물은 고리 시청입니다.
이 고리에서 세계사를 뒤흔든 인물이 나왔는데, 그가 바로 스탈린입니다.
왼쪽에 살짝 잘린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는 자리에는 당연히 스탈린의 동상이 있었고요.
원래는 고리에 있는 스탈린 박물관을 가려고 했는데, 이 날이 박물관이 휴관하는 월요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투어 내용이 살짝 변경되었고,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6. 스탈린 박물관 대신 찾아가게 된 곳은 시오므그비메 수도원이었습니다.
전날 방문했던 므츠헤타와 가까이 있는데, 실제로 가는 길에 므츠헤타 읍내를 지나치기도 했습니다.
이 수도원은 6세기에 아시리아에서 온 수도승 성 시오에 의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시오므그비메는 '시오의 동굴'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7. 예배당의 성화가 오래되어 훼손되었지만, 일부러 그대로 두었다고 합니다.

8. 아름다운 산과 평화로운 수도원을 뒤로 하고 트빌리시 시내로 돌아옵니다.
이 이후는 다시 자유일정입니다.

9. 점심으로는 힌깔리(조지아식 만두)와 하차푸리(계란, 감자, 치즈가 들어간 파이)를 먹었습니다.
먹다가 느끼해서 레모네이드를 두 병이나 마셨지만 그래도 맛은 좋았습니다.

10. 점심을 먹고,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갑니다.
저 뒤로 전날 갔던 삼위일체 대성당이 보이네요.

11. 낮에 와도 전망 좋구요.

12.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면 나리칼라 요새가 나옵니다.
말 그대로 산 위에 지은 요새입니다.
여기서 무릎을 살짝 삐끗했습니다...

13. 요새에서 산 밑까지는 걸어 내려가기로 합니다.
가는 길에 카페가 있어 아이스티를 사 마셨는데 상당히 묘한 맛이었습니다.

14. 벌써 여행의 반환점을 돌았고, 간만에 등산...이 아니라 하산을 했으므로 휴식을 위해 유황온천에 들렀습니다.
트빌리시라는 지명 자체가 '따뜻하다'는 말에서 왔다고 하네요.
수려한 자연경관과 다양한 문화유산, 그리고 온천까지 있어 조지아는 소련 시절에 이미 인기 관광지였다고 합니다. 냉전의 영향으로 우리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요.
사진은 가족탕에서 찍었는데, 네 가족이 아니라 친구랑 갔습니다.
요금은 1시간에 16500원 정도 하는데, 더 비싼 곳도 있었지만 가장 싼 곳으로 갔습니다.
물은 따뜻하니 좋은데 싸서 그런지 샤워시설이라든가 등등은 살짝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오래된 목욕탕 생각하시면 될듯 합니다.
저희밖에 없는 가족탕이라서 사진을 남겨둘 수 있었습니다.

15. 이런 온천이 집집마다 줄지어 있고, 아예 이렇게 유황온천 폭포까지 있습니다.

16. 저녁으로는 보르쉬(비트와 사워크림이 들어간 러시아식 수프)와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냄새가 딱 돼지김치찌개 냄새(...)라 한 번 놀랐고, 맛은 전혀 달라 두 번 놀랐습니다.
해장할 때 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17. 이날이 조지아에서의 마지막 밤이었습니다.
다음날 아르메니아로 가는 버스 삯을 남겨 놓고, 남은 조지아 돈을 달러로 재환전을 했습니다.
13달러를 받았는데 이 환전상 아저씨가 2달러 지폐를 끼워서 주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주신 것 같은데 신기해서 사진을 남겨 두었고, 지금도 행운의 부적처럼 지갑 속에 넣어 다니곤 합니다.
네... 근데 그렇다고 해서 딱히 행운이 찾아오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ㅎㅎ
행운은 언제나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오고, 행복은 언제나 마음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상 저의 개똥철학이었습니다...

7일차 여행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6 05: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