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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1
익명
2021-01-07 01:38:46
익명11이 '자신이라고 생각해보라'라는 예시는 뭔가 공감되면서 불편합니다. 이 문제는 백종원과 나의 차이가 얼굴이 알려진 공인이냐 아니냐의 문제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인처럼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은 익명11의 예시를 상상하며, 대상화된 자신을 생각하고, 타인에 의해 AV배우를 닮았단 말을 듣는 자신을 생각합니다. 대상화되어 평가되는 자신의 얼굴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상화의 대상이 아니였던 일반인은 '대상화'에 큰 불편함을 느낍니다. 내가 알 수 없는 사람이 나를 알고, 나의 외모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타자들과의 상호작용이 차단된 채 그들의 판단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익명11이 말한 예시를 상상하면 이 점에서 기분이 제일 나빠집니다. 답답해지고요. 하지만 백종원과 같은 분은 공인이며 스스로 자신의 외모를 대중에게 공개한 자로, 스스로 대상화되는 걸 인지하고 선택한 자입니다. 그렇기에 적어도 익명 11이 그가 대상화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릇된 판단일 것입니다. 일단 자신의 외모가 AV배우를 닮았단 사실 자체는 이와는 별개입니다. 뭐 기분 나쁠 수는 있죠. (이에 대해서는 글의 후반부에 다뤄질 겁니다.)
물론 이렇게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상화되는 백종원을 상상할 수 있고, 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라구요. 그런데 공인으로서 대상화되는 감정을 우리가 얼마나 알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이점에서 익명11은 또 일관적이지 않은 태도를 적용하여 오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걸 생각해봅니다. 영상 속 AV배우도 얼굴이 알려진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외모가 대한민국의 백종원이란 사람을 닮았단 사실에 수치심을 느낄까요? 아니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여기서 익명 11이 AV배우란 직업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불특정 개인에게 AV배우를 닮은 외모를 가졌다고 하면 불쾌함을 느낄 것이라고 익명11은 생각한 것입니다. AV배우는 그에게 품성의 질이 낮은 직업이며, 그렇기 때문에 하면 안되는 일을 하는 사람인 것이죠. 특정 개인에게 사회적으로 폄하되는 가치를 적용하면 기분이 나쁜 것의 대명사 중 하나로 AV배우를 인식하고 있는 것이죠. 외모만 백종원을 닮은 그가 AV배우가 아닌 일본의 요리사였다면 익명11은 불편함을 못 느꼈을겁니다.
AV배우가 과연 폄하되는 가치를 지닌 직업일까요? 성인물의 배우이며, 성인이 보는 영상에 출현한 것인데 만일 그 사람이 대한민국의 인터넷에서 불특정 대상(익명11)에게 판단을 받으며 누군가에게 사람을 비하하는 대명사로 인식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람 또한 불쾌함을 느끼지 않을까요? 심지어 일본은 AV의 본문의 사례를 보고 불쾌함을 느낀 사람이 있다면 이에 크게 반대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이와 별개로 그가 성인물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하여 이런 말을 한 것이라면... 참 말이 안나올 것 같네요... )
이러한 유머글이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점에서 도덕의 비일관성이 생깁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니 문제가 됩니다. 항상 맞는 건 아니라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남들이 그렇게 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습니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Tlqkf 자기만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선민의식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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