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붕선생益朋先生이 연게戀揭서 빠져나온지 어엿 삼일이 되는 날 새벽,
익붕선생이 그간 욱게旭揭를 들여다 보며 적적한 시간을 보냈으나,
초일 새벽부터 중앙관리국으로 서둘러 달려가더라.
익붕선생, 식물원植物園에 가야할지 동물원動物園에 가야할지 고민을 하였으나,
전일 보았던 고포옹高包翁이 이르되,
“식물원 관리 지침이 바뀌어, 이제는 만인이 출입이 가능하다네,”라 하였더라.
그리하여, 익붕선생은 마음 편히 동물원 입장허가를 받아 들뜬 마음으로 동물원으로 가더라.
익붕선생, 끝내 염원하던 동물원에 잇다르자,
성대한 경연慶宴을 벌이는 듯한 기왓집을 마주하네.
“동물원이라 함은, 그 광인狂人들 즐비櫛比한 소굴이라 생각하였으나,
인파가 몰려들어 너도 나도 들어가고자 하고 있네.
동물원은 어떤 곳이기에 이리도 찬란할꼬.”
익붕선생, 사형께 들었던 신세계를 마주하고자 대문 안으로 들어가네.
지나가던 나그네에게,
“이보시오, 동게動揭는 초입初入이라 모를지언데,
이곳은 대관절 무엇을 하는 곳이오?”라 묻더니.
나그네 얼굴이 홍옥紅玉되어 대노하더라,
“이 쌍노무 자슥, 어찌 동게이動揭夷 된 자가 존대를 한단 말이냐!
네놈 같이 안하무인眼下無人에 예의범절禮儀凡節이 결핍된 무례한 자는
냉동冷凍을 먹어 마땅하다! 차단遮斷되어야 마땅하다!”라 갈喝하더라.
익붕선생, 깜짝 놀라
‘이곳은 어찌 초면初面에게 이토록 무례한 것인가.’ 생각했네.
헌데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이가 서로를 존대하지 않더라.
익붕선생은 큰 깨달음을 얻어,
‘이곳은 상호 존대를 하지 않고, 허물 없는 교류를 하는 곳이구나.’ 생각하네.
익붕선생, 새로운 각오로 마당 안으로 들어가더라.
헌데 어떤 한 자가 사내인지,
“본좌는 대물일시오다.
내 거시기의 길이가 일자(약 30cm)되는데
아낙들이 나를 보면
고깃덩어리 본 개들 마냥 침 흘리고
몸을 섞으면 괴성을 질러 곤란하오.”
하며,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자랑을 하대.
이를 보던 관중들,
“이보게, 자네가 정녕 인간인가, 말인가?”하며 비웃거나
“이보시오, 오늘 밤 어떠시오?”하며 덕파수德破首를 하려는 자가 있되,
“형나兄拏, 사내는 어떠신가? 해시亥時 무렵 정후政後서 보는건 어떠하오?”하며 남색男色을 밝히는 자 있더라.
한편 다른 구석서는,
“소녀, 흉부胸部가 75D이오.”라 한 마디만 했을 뿐,
이윽고 사내들 몰려와서
“헛허, 이 못된 것. 실로 그렇다면, 어서 인증認證하지 못할까!”라 외치는 자가 있거니와,
“오가汚家를 파면, 들어올 것인가?”하며 침 흘리며 묻는 자도 있으며
“어찌 여붕女朋들은 모두 스스로가 75D라고 하는겐가.”라 의문을 표하는 자도 있더라.
익붕 선생, 이 광경을 보고 아찔하여
‘이 자들은 분명 고려학당高麗學堂의 학우學友들이나,
어찌 이토록 색色을 밝히는가.’ 하였더라.
실망을 표하며 동물원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어떤 이 크게 소리치네.
“백번째, 이백번째, 삼백번째 대답하는 자에게 휘자輝子를 쏘겠다!!!!!”
그러자 많은 이가 몰려가
“이보게!!! 나에게 주시게!!!”라 외치더라.
또 어떤 자가 이르되,
“이보게들, 의원이 낳은가 판사가 낳은가?”하고 질문 던지는 이가 있어,
다른 이가 “이보게, 낳은건 딱한 어미가 자네를 낳은 것이고,
낫과 낳을 구별 못 하는걸 보아하니, 영색이 공전工專 놈 따로 없네.”라 힐난하네.
‘공전이 무엇이오’ 묻고자 하는 찰나,
다른 이 사람의 이목 끌며
“고려학당의 자존심은 고경高經이 아니겠느냐?
어딜 협문狹文놈들이 스스로를 같은 문과라 칭하느냐.” 소리지르네.
또 다른 이가 말하길,
“저 말이 옳다. 수학도 모르는 협잡꾼 놈들이
어딜 감히 같은 학우라고 함부로 입을 놀리는가!”라 하네.
헌데 이에 대해,
“어딜 공전 놈이 고경 님께 함부로 말을 섞느냐.
고무핵공高無核工은 입을 다물고 저리 썩 꺼지거라.”라 꾸짖더라.
그런 분위기를 깨듯, 한 이가 소리치더라.
“동게이 놈들 유치하다.
청춘靑春을 낭비하며, 이런 변소보다 못한 곳에서 무엇을 하는겐가.
나는 이곳에서 나가겠다!!!” 외치더라.
익붕선생, 그 자의 발언에 동감하여
익붕선생 또한 자리를 뜨려고 했으나,
발언한 이, 밖으로 나가는 시늉하다
아무도 안 보는 사이 몰래 다시 안으로 들어오네.
익붕선생, 질색하며 길을 떠나려 하는데,
어떤 이, “나에게 욕을 해라. 그래야 열심히 살 것 같다.”라 말하였다.
동게이들이 헐뜯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자네는 잘났으니, 걱정 말게.”
“열심히 살고 있으니, 털어내고 일어나세.”
등의 격려를 하더라.
익붕선생, 이를 두고 기이하게 여겨, 다른 동게이들 보아하니,
어떤 이는 고민을 털어놓더라.
“진로가 고민되어, 무엇을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자문 구할 곳이 없어, 동게에 묻고자 한다.”
헌데 동게이들 왈,
“무식한 자로고, 어찌 동게 같은 곳에서 자문을 구하는가?”하며 욕을 하더니,
“헌데 내 짧은 식견으로 말하자면, 자네는 이리 하면 좋을걸세.”하고 조언하더라.
익붕선생, 이 수라장修羅場을 보고 평하길,
“고려학당의 진실된 모습은 이러한가,
그 누구보다 추하지만, 어찌 보면 다른 곳보다 진실되었다 할 수 있네.
비록 무례한 듯 보이나, 허물없이 교류하는 것이 본받을만 하다.”
익붕선생, 이들이 숨어 있는 붕우朋友라고 생각하여
앞으로 익붕匿朋이라 칭하겠다 결심하네.
익붕선생, 동물원에서 체류하며
동게이들 모습 관찰하며 적적한 시간을 보내고자 결심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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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연게편: https://www.koreapas.com/bbs/view.php?id=gofun&page=2&sn1=&divpage=38&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99705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이곳을 조심하세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21:11: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