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과의 사랑고백

웃음·연재 2
유쾌하고 감동적이며 놀라운 이야기, 자작 연재 콘텐츠!

익명
등록일 : 2015-10-18 01:22:23 | 글번호 : 90425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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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과의 사랑고백

나의 사랑이시여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은 이행성과 완전성을 만족하며
더불어 연속성까지 만족합니다.
제 사랑은 이처럼 미시적 기초가 탄탄합니다.
동네 한량들의 사전편찬법적 감정과 제 사랑을 비교하진 말아주세요.
그대를 향한 감정의 불길은 오래전 overshooting된 후에
steady state로 내려올 줄을 모르고
아무리 detrending을 해도 또렷한 성장곡선을 유지합니다.

그대가 아무리 저를 lemon 취급해도
저는 그저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역선택에 불과하다고 스스로를 달래며
언젠가는 신호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대가 아무리 저를 무위험채권으로 간주하고 포트폴리오를 짠다해도
제 사랑은 이미 자동조절기능을 상실하여 랜덤웍을 합니다.

오 나의 사랑이시여
그대가 제 마음을 받아들여 주실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을 언제까지나 합리적으로 기대하지만
장기에 우린 모두 죽고 없습니다.

딴엔 제 사랑이 결국 동태적 비일관성을 드러내고야 말꺼라는 비아냥도 있으나
호황이건 불황이건 금융공황이건 장기저성장이건
제 사랑은 단기에나 장기에나 수직입니다.

그대가 저와 합병만 해 주신다면
저는 마지막 한 방울의 외부성까지도 내부화 할 것이며
어떠한 예기치 못한 외생적 충격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후생경제학의 제2 최적정리를 지켜낸 채
예산제약하에서 꿋꿋이 당신의 기대효용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세월이 흐른 뒤
그대와 나의 얼굴에도 어느덧 감가상각이 작용할 것이고
우리의 face value가 형편없이 저평가 될지라도
우리의 사랑에 대한 구축효과는 제로일 것이고
제 감정은 변함없이 승수효과를 더해갈 것이며

그리하여....
우리의 사랑은....
불확실한 미래속에서도 파레토효율을 달성하는
완전 보험이 될 겁니다.

그대는 언제나...어디서나... 영원한 나의 satiation point입니다

P.S
다른버전 ) 너는 내 시장의 독점기업이야.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6 23:42:22:

댓글수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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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익명 2015-10-18 01:23:56

p.s.답변)당신은 반독점법 위반으로 추방당했습니다. :

댓글 2 익명 2015-10-18 01:24:19

합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댓글 3 익명 2015-10-18 01:25:50

얼굴에 감가상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댓글 4 익명 2015-10-18 01:28:30

ㅁㅊ ㅋㅋㅋㅋ
셤공부하다가 웃겨서 넘어갈 뻔 :

댓글 5 익명 2015-10-18 01:28:55

경제학과 아닌데 이해되는 게 싫닼ㅋㅋ :

댓글 6 익명 2015-10-18 01:32:28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은 이행성과 완전성을 만족하며
더불어 연속성까지 만족합니다.
제 사랑은 이처럼 미시적 기초가 탄탄합니다.
동네 한량들의 사전편찬법적 감정과 제 사랑을 비교하진 말아주세요.

와 진짜 울뻔 :

댓글 7 익명 2015-10-18 01:32:44

공부 제대로 한 분이네.. :

댓글 8 익명 2015-10-18 01:35:52

문과 망했으면... :

댓글 9 익명 2015-10-18 01:36:01

7/ 222 잘알고 씀ㅋㅋ :

댓글 10 익명 2015-10-18 01:37:44

5/ 경제학과면 오히려 이해 안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 :

댓글 11 익명 2015-10-18 01:39:04

경제과로서 시험공부하는느낌이여서 유익하네요 :

댓글 12 익명 2015-10-18 01:41:56

이런 고백이 통할 정도면 사실 뭐라 말해도 통함. :

댓글 13 익명 2015-10-18 01:42:12

Face value 펀치라인 지리네요 ㄷㄷ :

댓글 14 익명 2015-10-18 02:00:12

크 이걸 이해하다니 ㅠ 내 3년은 헛되지 않았어 ㅠㅠ :

댓글 15 익명 2015-10-18 02:00:47

연속성 공리를 충족한다면 내 얼굴에 감가상각이 조금씩 진행될수록 나에 대한 감정도 조금씩 식어간다는 이야기네?
그런데 감정이 변함없을 거라니, 이행성 공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네?

나한테 고백하는데 이렇게 허술한 문구를 늘어놓다니, 우리 헤어져! :

댓글 16 익명 2015-10-18 02:02:53

15 / ㄷㄷㄷㄷ :

댓글 17 익명 2015-10-18 02:19:20

이걸로 경제학 목차 연상하면서 정리하기 좋네요 ㅋㅋㅋ :

댓글 18 익명 2015-10-18 02:39:10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은 시간속의 극대화이다.
Max U(L, T) w.r.t. L, T s.t. Lt1 + Tt2 = H
너를 생각하는 시간 L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나의 효용은 커지나 그 이외의 시간에는 나는 다른일 T을 해야 한다. 다만 너를 생각하는 한계 효용이 다른 일의 한계효용보다는 크다(∂U/∂L>∂U/∂T).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은 완비되어있고, 이행되며, 연속적이고, 반성적(reflexive)이며, 강단조적이다. 이때 너를 향한 나의 행동원리는 다음과 같은 극대화이다.
Max L = U(L,T) + λ(H - Lt1 - Lt2).
따라서 너를 향한 사랑의 합리적이고도 이성적인 일계 극대화는 다음조건이다. (강단조적인 나의 효용은 이계조건을 보장한다)
(∂U/∂L)/(∂U/∂T) = t1/t2. 나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너에게 보내는 시간의 상대시간비율에 맞춰 너를 생각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그럴 수가 없다. 합리적이고도 이상적인 극대화는 너를 향해 적정시간만을 사랑하라고 요구하나, 나는 이상하게도 H=t1의 절대시간으로 너를 사랑하고 생각하고 있다. 합리성이 고장났나보다. :

댓글 19 익명 2015-10-18 06:20:16

15 18 히익 :

댓글 20 익명 2015-10-18 06:51:52

와 ... 저 감동받았는데 이거 문제있는걸까요 :

댓글 22 익명 2015-10-18 08:38:45

갓경제 :

댓글 23 익명 2015-10-18 10:09:50

이게 역학이나 전기공학 관련으로 올라왔으면 최소 70%는 이과 망했으면 이라는 댓글 달렸을텐데 :

댓글 24 익명 2015-10-18 11:10:59

문과 망했으면 :

댓글 25 익명 2015-10-18 11:11:18

사실 더 망할것도 없지만 :

댓글 26 익명 2015-10-18 11:38:01

허허 재밌네요 :

댓글 27 익명 2015-10-18 13:50:47

허허 재밌는데, 이걸 받는 상대방도 경제덕후면 온갖 이론을 써서 거절할 것 같아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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