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도에 열심히 대한항공 면접을 준비하던 당시 겪었던 일입니다.
그 당시 저는 법후 GS25 근처 건물에서 하숙 중이었습니다. 2012년도 겨울, 거의 1년을 넘게 조용히 살던 하숙집에 평화를 깨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대한항공 1차 면접을 붙고 2차 구두 면접을 준비하는 와중에 갑자기 굉장한 소음이 하숙집 전체에 울려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래된 기억이지만, 아마 제가 살던 2층 뿐만 아니라 3층, 고시원으로 구성된 지하 1층, 하숙집주인이 살던 4층까지도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질 정도의 큰 소음이었습니다. 소리는 밤새 이어졌고, 저는 수면부족과 함께 2차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기적같이 2차 면접을 통과하고 본사에서 치루게 되는 3차 면접을 준비하는 내내 저는 소음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급기야 어떤 하숙생은 소음을 중지해달라는 공고문을 2층 계단에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제 방이 계단 바로 옆 방이었다는 점이고, 하숙집 아주머니는 저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공고문이 뜬 날, 마치 공고문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소음은 입실렌티 수준으로 커졌고, 소리의 진원지를 찾으러 복도로 나가봤지만, 동굴의 메아리처럼 건물 전체를 뒤덮은 괴성은 진원지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간혹 복도에 울려퍼지는 '거 조용히 좀 합시다!'라는 누군가의 외침에 잠시 정적이 찾아오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이었습니다.
계속되는 하숙집 아주머니의 의심과 밤만 되면 간헐적으로 울려퍼지는 비명..저는 대체 무엇이 그녀를 저렇게 만드는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면접 준비는 이미 뒷전이었고, 취업준비생 후배를 불러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토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대한항공 면접은 보기 좋게 떨여졌고, 학기가 끝나자 하숙집의 소음도 자연스레 사라졌습니다.
이듬해 1월 지방으로 내려온 저는 그 뒷일은 알 지 못합니다. 게시판을 맞게 찾아왔는 지 모르겠지만, 문득 대학생 시절 겪었던 이상한 일이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5 10:42:5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