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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합니다. 애사심이 투철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늘 당당하게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고 있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것은 우리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 일한다는 이유로 우리를 '균덩어리' 취급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원망스럽습니다.
우리 병원은 첫 번째 메르스 환자를 찾아냈습니다. 보건당국이 '검사해서 음성이 나오면 해당병원이 책임지라'는 말까지 들어가며 검사를 진행했고, 메르스 환자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2차 감염의 원인이 된 14번째 환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그저 아프다고 병원 온 환자를 치료한 것 뿐 입니다.확진환자가 발생한 순간부터 우리는 이를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환자를 지정격리병원으로 이동시켰습니다. 병원에서는 확진환자와 같이 있었던 의료진, 환자, 보호자들을 다 추적하고, 격리하고 모니터링 했습니다. 그리고 응급실을 소독하고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사람들은 응급실을 폐쇄시켜라, 그 병원을 가지마라. 심지어 그 근처에도 지나가지 말라고 합니다.
저도 평범한 사람인지라 메르스에 감염될까 무섭습니다. 병원에는 열이 나는 사람, 기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메르스는 메르스고 치료 받던 환자들은 계속 치료를 해야 합니다. 특히나 면역력이 약한 우리 이식환자들은 더더욱 신경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출근 때마다 하루하루가 비장합니다. 조금이라도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의사, 간호사, 교수들은 모두 격리 당했습니다. 남은 인력으로 병원이 돌아가다 보니 근무 스케줄은 계속 바뀌고, 나이트(야간 당직근무)는 계속 늘어납니다.근무 내내 N95마스크를 쓰고, 비닐가운과 아이쉴드 등 보호장구를 착용해야합니다. 그래도 행여나 내 가족과 지인들에게 영향을 줄까봐 가족도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따금씩 서럽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있다고, 고생한다고 세상 사람들이 알아나 줄까요. 그런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내 가족들과 가까운 나의 사람들이 알아주고 응원해주니까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그동안 매일 툴툴대면서 때려 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긴 했지만, 내 직장이 이렇게 매장당하는 것 같아 몹시 속이 상합니다.
지금은 감염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고, 감염자들을 치료해서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겁니다. 저는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또한 지날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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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삼성병원 구내 식당의 메모이고, 해당 글은 서울 삼성 병원 간호사 분이 SNS에 게재한 글이라네요
세월호 때도 그랬지만, 여러 악조건과 혼돈의 지휘체계 속에서 힘내시는 분들은 응원해드리고 감사해야 된다고 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5 11: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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