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오늘 12월 19일 정부의 정당해산 청구를 인용, 통합진보당을 해산했다.
과거 우리 나라에서도 진보당(조봉암) 해체 사건 등 정당 자체가 해산된 사건은 몇 개 있었지만,
헌재의 결정으로 적법하게 정당이 해산된 것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적으로는 정당을 해산시킨 5번째 나라가 됐다.

따라서 통진당 소속 지역구 의원인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와 비례대표 의원 김재연, 이석기가 의원직을 상실하였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오전 10시 열린 통진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 선고에서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고 선언했다.
헌법재판관 9명 중 서기석, 안창호, 이진성, 이정미, 박한철, 김창종, 강일원, 조용호 재판관은 해산에 찬성했고 김이수 재판관만 해산 반대 의견을 내 찬성8:반대1로 해산이 결정됐다.

헌재는 판결문에서 “통진당이 폭력에 의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 했다”며 “이는 목적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헌재는 “북한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통진당의 위험이) 추상적 위험에 그친다고 볼 수 없다”며 “실질적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헌재는 “정당 해산의 취지를 실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소속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부득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5일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반한다”며 헌재에 통진당의 해산을 청구하고 정당활동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에 상실된 지역구 의원 3명 의석에 대한 보궐선거는 내년 4월 29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통진당 비례대표 의원 2명의 자리는 보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19대 국회의 총 의석수는 300석에서 2석 줄어든 298석으로 남게 됐다.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이에 대한 반응이 갈리는 것도 흥미롭다.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는 "민주주의를 독재 정권에 송두리째 빼앗겼다"며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적반하장식으로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 나는 패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수현 대변인은 헌재의 결정에 대해  "민주주의의 기초인 정당의 자유가 훼손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답했다다. 박 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은 통합진보당에 결코 찬동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통합진보당의 해산에 대한 판단은 국민의 선택에 맡겼어야 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당의 존립기반은 주권자인 국민"이라며 "따라서 정당의 운명은 국민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국민주권주의 이념에 합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당의 해산은 국민의 정치적 판단에 맡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세월호 사건 이후 단식 투쟁장에서 담배를 피우며 물의를 빚고,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며 여러 논란을 일으켰던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정치적 반대자라고 해서 그들의 말할 권리, 정당활동의 자유까지 빼앗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폭압"이라며 "헌재의 결정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명령에 수용의 뜻을 밝히며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평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국가의 운영은 법에 의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에 의한 (헌재의) 판결 그대로,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판결 직후 박대출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당의 설립과 활동의 자유는 대한민국의 헌법가치를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보장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헌법의 승리이자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정의의 승리를 안겨다 준 헌재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법조계 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쪽이 나뉘고 있다.

긍정적인 평가를 한 쪽은 헌재의 결정이 정당 활동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헌법상 정당해산 조항에 있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외연 범위, 한계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서 정당과 정치활동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또 한 검사는 "사상의 다양성,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도 분단 현실의 특수성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유일한 분단국인 우리나라에서 선진국처럼 사상의 자유만을 추구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재야 법조계는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한 결정이라며 크게 반발했다.민변 소속 김용민 변호사는 "법치주의를 가장한 정권의 불법 행위와 폭력을 헌재가 방조했다. 가짜 민주주의가 국가의 주인에게 잔혹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통한진보당 지지의 문제가 아니다. 새누리당이 해산돼도 똑같은 문제제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심하게는 헌재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대학생들 중에서도 통진당의 해산을 주장하는 대학생과, 반대하는 대학생으로 나뉘어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법원에 의한 정당해산은 종종 이뤄지고 있으며 사회주의제국당과 독일공산당에 대한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1952년 히틀러가 세운 나치당의 후신인 사회주의제국당을 해산했다.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나치즘을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몰아내려는 정치적 시도였다. 또 1956년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지향한 독일공산당에 해산 결정을 내렸다.

최근에도 정당해산 청구가 독일에서 있었다. 독일연방정부 등은 2003년 신나치정당인 독일민족민주당에 대한 해산을 청구했지만 재판소는 '실질적인 해악이 없다'고 각하 결정을 내렸다. 허나 네오나치가 점점 득세한 10년 뒤 지난해, 다시 독일연방참사원(상원)은 이 당의 해산을 청구했고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

터키와 스페인에서도 정당 해산 결정이 내려진 적이 있다. 터키헌법재판소는 1998년 터키복지당에 대한 정당 해산을 결정했다.
터키의 정교분리 원칙에 적대적이고, 이슬람 율법을 절대화하는 신정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체제에 위협이 된다는 게 이유였다. 스페인에서는 바스크 지역 분리독립을 주장한 정당 바타수나에 대해 2003년 대법원이 해산 결정을 내렸다. 이 밖에도 이집트는 이슬람 원리주의자 집단 '무슬림형제단'이 만든 정당을 최근 해산했고, 태국에서는 탁신 전 총리의 '타이 락 타이'가 해산됐다.

(출처: http://blog.naver.com/mapetitemhm/220214638173)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1 18: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