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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익명
2014-12-15 00:17:39
군대에서, 특히 부사관들이 '너네 총 맞으면, 총알이 (강선 때문에) 드릴같이 회전하면서 몸을 뚫고 지나간단다. 그래서 총알이 들어간 구멍보다 나간 구멍이 더 크고 총 맞으면 걍 구멍 뚫리는 게 아니라 죽는 거야' 라는 얘길 많이 하지요. 그게 거짓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자료라는 얘기였습니다. 왜냐면 총알이 인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더 큰 출사구를 만들면서 빠져나오는 이유는 머쉬루밍과 덤블링 효과(+종종 탄두의 파괴) 때문이지 강선에 의한 회전과는 전혀 무관한 애기거든요.
총알이 인체에 닿는 순간, 강선으로 인한 미미한 회전 효과는 거의 사라집니다. 6조 강선이라고 해도 총열을 빠져나오는 동안 총알은 단 6회전밖에 하지 않아요. 물론 초구탄속을 생각해보면 빠른 회전이지만, 막 드릴처럼 맹렬하게 도는 건 아니라는 얘기죠. 근데 부사관들 얘기와는 다르게, 강선에 의한 회전이 멈춘다는 게 치명적입니다. 윗분들이 설명해 주셨듯이 강선에 의한 회전은 저렇게 이상하게, 똑바로 못 날아가게 생긴 총알이 똑바로 날아가게 하는 도구인데 이게 멈춰버리면 총알이 막 제멋대로 돌아다니거든요. 이게 텀블링 효과입니다. 텀블링 효과는 탄의 종류와는 무관하게 탄의 속도, 강선의 종류, 탄의 무게(와 무게중심)에 의해 결정됩니다.
탄의 종류는 머쉬루밍에 영향을 미칩니다. 탄두의 기본 재질은 납인데, 납은 매우 무른 금속이라서 충격을 받으면 뭉개집니다. 뭉개지면서 마치 버섯처럼 머리쪽의 지름이 커지는데, 이를 머쉬루밍이라고 합니다. 풀 메탈 재킷처럼 구리로 납을 완전히 싸 놓은 탄(아마도 군생활 하면서 한번쯤은 보셨을)은 관통력이 상승하는 반면 머쉬루밍이 덜하고 할로우 포인트 탄처럼 납 부분이 드러난 탄은 관통력이 저하되는 반면 탄 앞부분이 활짝 벌어지면서 몸 속에서 텀블링을 뛸 때의 파괴력이 더해지죠. 혹시나 뼈 같은데 부딪혀 탄두가 깨지기라도 하면 그 파편에 의한 추가적인 파괴가 발생하고요. (17플과는 달리, 탄이 깨지지 않아도 머쉬루밍 + 텀블링에 의한 광범위한 내부 파괴는 이루어집니다)
탄의 출사구가 입사구보다 큰 이유는, 이렇게 찢어진 탄 + 탄의 움직임 때문에 깨진 뼛조각들이 에너지를 그대로 이어받아 한번에 뚫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뭐 드릴 이런 거 없고요...여기저기서 드릴 얘기 들으면서 답답했던 기억 때문에 한탄 비슷하게 이렇게 리플을 써 봅니다 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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