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야마에서 마지막 3일차 여행의 시작입니다

이번엔 마쓰야마에서 멀리 다른 도시로 떠날 예정이기에 새벽 6시에 호텔 조식과 함께 시작합니다

많이 걷고 중간중간 보급이 원활하지않을거라 생각했기에 아침을 잔뜩 때려넣어 단단히 준비합니다

아직 아침 7시도 되지않았는데도 거리는 벌써 분주합니다

청소차량이 바삐 움직이는데 유턴을 트램이 오는 도중에 눈치껏 잽싸게 해서 넘어가네요;;

(이런거 올리면 좋아하는 사람 분명 있어서 노리고 찍음1)

오래된 형식의 트램 바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상당히 작고 짧은 완충장치로도 가능한가봐요

오늘은 마쓰야마를 떠나 다른 도시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첫 날 마쓰야마 도착 직후 처음 만났던 마쓰야마역을 다시 만났네요

진짜는 이제 뒤에 있는 신역사지만요 ㅎㅎ

개찰구에 표를 넣어 인식시켜 준 후 한 층 더 올라갑니다

여기저기 호빵맨이 가득합니다

마쓰야마역의 기념촬영장소네요

제가 탑승할 특급열차는 1,2번 플랫폼에서 운영됩니다

1번 플랫폼은 저멀리 오카야마와 다카마쓰 방향으로 가는 특급열차인데 중간에 행선지에 따라 분리된다고 하네요

2번 플랫폼이 제가 갈 목적지인 야와타하마로 가는 우와지마행 특급열차입니다

지정석을 헷갈리지않도록 유심히 봐두고

한 층 더 올라와서 플랫폼으로 나왔습니다

협궤는 제법 좁게 보이네요

이제 고상홈으로 바뀌면서 상당히 긴 열차도 수용할 수 있도록 정비된 모습으로 느껴졌어요

마쓰야마역 건너편은 조용한(?) 주택단지

북쪽방향에서 보통열차가 들어옵니다

3량이 합쳐서 들어오는데 사람이 꽉차서 마쓰야마역에 엄청난 인파가 갑자기 들이닥칩니다

대부분 등교하는 학생들이네요

(이런거 올리면 좋아하는 사람 분명 있어서 노리고 찍음2)

기차 연결부위

나중에 알게 된건데 3량 모두 각자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동차여서 연결분리가 간편하게 된 구조였네요

아침 8시 전 등교하는 학생들

첫날 보았던 자전거 주차장의 무수히 많은 자전거들의 주인들이기도 합니다

보통열차 3칸 중 하나가 먼저 분리되어 조용히 떠나고

어디선가 특별도장차량도 남쪽에서 들어와서 4번 플랫폼에 정차합니다

여긴 열차가 도착한다는 방송이 없어서 상당히 조용하게 열차들이 오가네요

그런데 이번에 흥겨운 노래와 함께 열차도착 안내가 나왔습니다

앗! 앙팡만!

시코쿠 명물인 호빵맨 열차를 보네요

호빵맨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이 다 그려져있는거 같아요

사람들을 전부 내려준 뒤 아무도 태우지않고 조용히 떠나는 앙팡만렛샤

뒷부분은 앞과 다르게 유선형이 아닌 잘려있는 형태입니다

어디가는거지? 회송하나?

그리고 조용하게 보통열차들은 제 갈 길을 가는데, 분명 이 시점에 출발하는 열차시간표가 없는데 저거도 회송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눈으로 확인하지않으면 열차가 떠나고 오는걸 확인하기 어렵네요

어? 아까 조용히 떠난 호빵맨 열차가 중간에 멈춰섰습니다

본능적으로 알겠더군요

저 열차, 다시 뒤로 돌아온다

이번엔 북쪽에서 호빵맨 열차가 나타났습니다!

와 이걸 앞뒤로 오가는걸 다보네요

이 열차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을 내려주었습니다

이번엔 학생들보다 직장인들이 많은게 느낌이 딱 특급열차구나 싶었습니다 (비쌈 ㅋㅋ)

그리고 이 열차도 뒷부분이 수직형태인데요

엇?

호빵맨 열차 연결을 이렇게 바로 본다고?

출근하는 사람들과 다음 행선지를 위해 연결하는 기차

어디선가 나타난 꼬마가 굉장히 신기해하면서 전부 지켜보네요 ㅎㅎ

뒤를 돌아 보통열차를 바라보니 남아있던 2량이 어느새 서로 분리되었습니다

헤드라이트와 브레이크등이 서로 반대인걸 보니 이제 각자 남북으로 따로 운행될 예정인가봐요

우와지마방향, 그러니까 남쪽 방향에서 탑승할 '특급 우와카이'가 조용히 나타났습니다

가야하는 방향쪽에서 들어온다? 이건 좀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수서역 같이 막힌 곳이 아니면 가는 방향대로 도착하는데 여긴 상황에 맞춰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방식으로도 운영되나 봅니다

특급열차 2대의 도착으로 상당히 붐비기 시작한 마쓰야마역

반대편 1번 플랫폼에는 호빵맨 열차인데 제가 타야 할 열차는 너무 특색없는 디젤동차 2량짜리라 괜시리 실망감이 듭니다 ㅠㅠ

앞으로 가는 풍경도 볼겸 1호차에 탑승하려고 하는데, 플랫폼에 들어와서 좌석방향을 바꾸기 시작하네요?

1호차는 앞쪽 절반이 지정석, 뒤쪽 절반이 자유석인데 슬쩍 보니까 파란커버 지정석 방향 앞문으로는 대기인원이 적고 뒤쪽은 줄을 서던데 지금 사진상 돌려지는 저 좌석이 지정석 바로 뒤 자유석 시작자리라 저길 노리고 앞으로 탔습니다

참고로 특급 우와카이를 타고 남쪽으로 갈 땐 좌측에 앉아야 이요오즈성도 볼 수 있어요

앗싸 눈치게임 승리!

당당히 자유석 제일 앞자리, 그것도 창문이 시원하게 뚫린 곳으로 자리잡습니다

열차가 출발하자 승무원께서 오셔서 표 확인과 함께 행선지를 물어보셔서 레일패스를 보여드리며 '야와타하마'라고 말씀드리니 확인 감사하다며 가셨어요

근데 이 열차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빠르고 역동적으로 움직입니다

10분 정도 가니 근교도시 '우치코'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비가 내린듯?

여기가 마쓰야마 근교 산책코스인거 같은데 저의 관광목적과 다르기에 패스

일기예보상 아침에 흐리다가 맑을거랬는데 그냥 흐린게 아니네요

우치코역에서 봤을 때 비가 내린거 같던데 조만간 한바탕 내릴 기세입니다

아.. 와이퍼가 왜 움직이는건데...

앗차하는 사이 '이요오즈성'이 보입니다

이요오즈도 산책코스라서 많은 분들이 내리시더군요

하지만 목적지는 야와타하마

제법 긴 터널을 한참 지나서

'야와타하마역'에 도착했습니다

비를 잔뜩 맞은 모습

상당히 굵은 빗줄기가 내립니다

일기예보가 틀린거도 문제인데 이 빗속에서 어떻게 다니지 싶어서 걱정도 들었습니다

야와타하마까지 실어다 준 특급 우와카이는 날씨가 어쨌거나저쨌거나 종착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런데 혹시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이 드시는 분 계신가요?

눈치채셨다면 훌륭합니다

'스즈메와 문단속'을 꽤 눈여겨보셨군요

저멀리 보이는 보행교에 적힌 [안전 ╋ 제일] 문구까지 완벽하게 구현되어있어 빗속에서도 여기까지 온 목적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맞습니다 여기가 바로 스즈메가 갑자기 페리를 타고 넘어온 귤의 나라, 에히메의 시작인 도시 입니다

스즈메와 저는 서로 반대방향에서 야와타하마에 도착했기에 영화 상에 등장했던 시간 순서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 염두해두시고 봐주세요

스즈메의 문단속 ED: RADWIMPS - カナタハルカ(저 멀리)

영상으로 띄우고 싶었는데 링크로 연결되네요

같이 틀어두시고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쓰야마 방향의 보통열차 키하54형

비가 멎길 바라는 마음을 후려치듯이 비는 어느샌가 사선으로 때리는 더 강한 비로 발전했습니다;;

와 이거 우산을 사야만 하나 언제까지 내리는 건가 이대로 뚫고 갈까 등등 생각이 상당히 복잡해지더군요

그래도 이 시간이 지나면 맑을거라는 일기예보를 믿고 야와타하마 역사를 구경하기로 합니다

여기도 호빵맨이 ㅋㅋ

호빵맨 원작가는 사실 에히메현이 아니라 고치현의!! 읍읍!!!

역안에는 야와타하마의 명물을 소개하는 장소도 구비되어있었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아실테고, 오른쪽 노출증 아저씨는 뭐냐면 '야와타하마 짬뽕' 캐릭터입니다

나름 짬뽕로드도 소개하고 있는데 말이죠

스즈메 나오기 전에는 짬뽕 밖에 없던...거였나? 하하...

그만큼 정말 깡촌 중의 깡촌이라 생각했어요

또 어느샌가 조용히 들어온 키하32형

얘는 그냥 보기에도 길이가 54형보다 짧아보이던데 차량마다 길이도 다른가 싶었음

다시 스즈메 타임

실제와 애니 사이에 얼마나 유사점이 많은지 보는 것도 정말 재밌습니다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재와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보이는게 신기해요

제법 오래 기다린거 같은데 비가 서서히 그치기 시작했습니다

역앞 소방서는 이제 일과시작을 위해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을 즐기며 보게 되었는데 이런 일상을 보는 것도 여행자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포인트입니다

역 앞 지도에 친절히 야와타마하에 있는 우와지마 페리 항구로 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 붉은 길을 따라 바다까지 가는거에요

이제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는 방법이야 여러가지인데 저는 하천을 따라 산책하며 동네구경도 하며 야와타하마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이제 이 하천을 따라 일직선으로 가면 항구입니다

다리도 많고 짧은 건널목도 많습니다

눈치껏 차 피해서 알아서 건너는 곳이더라고요

어차피 통행량이 적어서 잘 살피면 문제없습니다

어느 정도 걸었더니 하천이 넓어지며 저멀리 항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오래된 집들

해풍에 나무골조가 삭은건가? 어떻게 버티는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아! 이거 왠지 알거 같은 크레인!

그 항구!

바로 그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주변 시설물과 전봇대 위치, 그리고 경고판까지 너무 똑같으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저 잠시 지나쳐갔던 장면인데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왔고 정말로 그 장소가 존재하는 곳에 내가 있네요

그 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그 당시 항구로 쓰이던 터미널 건물은 이후 완전히 철거해버리고 다른 곳을 터미널로 사용 중이라는 겁니다

그 모습 그대로의 장면은 더이상 나올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할거 같습니다

뒷모습 셀카를 찍을 때 에피소드가 있는데, 워낙 인적이 드문 곳이라 셀카 남기기가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우연히 이쪽으로 다가오신 어느 노인에게 상황설명드리며 저의 폰으로 사진버튼 눌러주실 수 있냐고 정중히 부탁했는데 큰 소리로

"다메! 다메다!"

하며 쌩까고 지나간 정말 고약한 인간을 만났던 겁니다

살면서 폰카를 찍어본 적 분명 있을텐데 한국에서 찾아왔다는게 마음에 안든건지 모르겠지만 저렇게 '다메'라는 표현으로 강하게 말하고 가는건 진짜 ㅎㅎ

스즈메와 달리 저에게 다가온 시골 인심은 좋질 않았네요

그래도 구도는 마음에 안들지만 방문의 흔적은 어떻게든 남겼으니 다행

철망, 배수구 위치, 뒤에 흰 건물 간판까지 동일 ㄷㄷㄷ;;

스즈메에겐 걸어가야 할 길

나에겐 걸어왔던 길

벌써 규슈를 향해 페리 한 대가 출항하는군요

신터미널로 들어옵니다

규슈행은 아까 출발했다고 문닫는건가;;

여기까지 오셨다면 반드시 이 터미널 내부도 들어오셔야 하는데요

터미널 저 안쪽 대합실에 바로 이 스즈메의 문단속 기념 문이 있거든요 ㅎㅎ

아까 보고 왔던 야와타하마역의 사진도 있고 소품으로 활용가능한 소타군도 있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제자리에 돌려두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습니다

퀄리티는... 흠.. 조금 부족하네요

이번에도 주변에 계신 분께 요청해서 인증을 남겼습니다

찍어주시긴 하셨는데 뭔가 좀 내키지않아하시는게 ㅎㅎ;

그래도 인증완료!

문단속 완료!

모두 정리 후 다음 행선지를 향합니다

잠시 애니에 나온 장면으로 보여드리자면 없어진 구 터미널이 사진 속 페리 앞의 흰 건물이고, 신 터미널을 항구 우측 끝의 조금은 작아보이는 붉은 건물입니다

이 구도를 찍는건 무리인게 촬영장소가 차없이 불가능하고 가더라도 일반 여행자가 가기엔 너무 손실이 큰 곳이더라고요

이제 터미널을 나와 야와타하마의 명물을 찾아나섭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다이진과 사다이진!!!

야마토 운수의 저 로고가 아무래도 모티브가 된게 확실해보입니다

귤로 디자인된 맨홀

일본의 도시들은 이런 부분에서 뭔가 재미난 요소가 있는거 같습니다

건물에 붙어있던 작은 신사

그러고보니 마쓰야마에 와서 도시 내에서 신사를 보기가 힘들던데 그건 또 왜 그런지 궁금하네요

목적지의 이정표가 되어줄 야와타하마 시청

정말 딱 공공기관 같아보이는 디자인입니다 ㅋㅋ

그 앞에 청과가게는 제법 분주했습니다

음 나중에 여기서 현지 귤을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소금빵의 원조로 유명한 '팡 메종 본점' 입니다

이제는 흔하고 인기있는 소금빵을 처음 만드신 분이 이 빵집의 주인이라고 합니다

소금빵을 개발하고 그걸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레시피를 푸셨다고 하네요

일본 내에서 여러 지점이 있지만 처음 만들어진 곳은 바로 이 곳 야와타하마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이 화요일마다 휴무이기에!! 모든 일정을 바꾼 원인 되시겠습니다 ㅋㅋ

모르고 왔다면 진짜 허탕 제대로 칠 뻔 했네요

팡 메종, 번역하면 빵집이죠 정직합니다

들어가자마자 무수히 반겨주는 수많은 빵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은 단연 소금빵입니다

이거 하나가 95엔???

진짜 900원 소금빵 논란도 떠오르고 믿기 어려운 가격에 놀라고 말았어요

이게 진짜 900원의 가격에 가능하구나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들 누구나 소금빵부터 집어갈 정도로 초인기였습니다

아니 이건 뭐야 레알 호빵맨 ㅋㅋ

눈과 입을 수제로 그리다보니 표정들이 다양해요 ㅎㅎ

오는 길에 호빵맨을 본 것도 있고 하니 반가워서 이 중에서 하나 잡아넣고 소금빵도 두 개 사봅니다

한 켠에서는 계속해서 소금빵이 구워져나오고 있었습니다

향이 진짜 배가 고프게 하네요 정말 맛나는 냄새가 나요

직원분께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양해를 구하고 빵이 구워져나오는 순간을 찍었는데 트레이 하나에 고작 8개만 나오는걸 보고 이거도 중노동이겠다 싶었어요

온동네 사람들이 빵을 사러 팡 메종에 들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유명 빵집이 집근처라니 좀 부럽네요

매장 안은 좁은 편인데 운 좋게 자리 하나를 잡아서 소금빵 하나를 먹고 가기로 합니다

그렇게 하면 먹고 가는 빵의 가격에 1엔이 더 붙었고(포장은 먹지않는 조건으로 안붙음) 드립커피도 별도 구매해서 아침부터 바쁘고 비맞았던 몸에 휴식을 취해줍니다

소금빵 오른쪽 한 켠에 유분 보이시나요?

사진 찍으려고 배치하며 한번 잡았는데 속에 있던 버터가 쫙~ 으아아 맛있겠다

드디어 원조 소금빵을 영접해봅니다 ㅎㅎ

와 이건 진짜 가서 갓나온걸 먹어봐야해요

빵은 쫀득하고 버터는 고소하게 달고 소금이 딱 밸런스를 잡아주는데 아는 맛인데도 원조는 원조 싶음!

한가지 신경 쓰이는거라면 빵을 잡은 손이 버터기름으로 흥건해진다는 점?

와 맛있다 ㅎㅎ 하면서 먹다가 손을 닦을만한 티슈도 없고 어쩌나 좀 둘러보던 중에 그 눈치를 채신건지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다 드시고 나가시다가 물티슈 하나를 슥 주시고는 자리를 떠나셨어요

곤란해하는 여행자에게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도와주고 싶어하셨던 마음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건강하세요 어르신!

소금빵 하나 체험 후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려는데 팡 메종 간판을 새로 만들어 올리는 중이었습니다

취향이 상당히 큐트하신데요?

맘이 들어요

아 맞다 그 전에 현지 귤을 좀 먹어보고 싶었지?

하며 아까 봐뒀던 과일가게에 들러서 손짓발짓 어쩌고저쩌고 설명을 해서 귤 3개를 구입해봤습니다

한 소쿠리를 사기엔 너무 많으니까 몇 개만 요청드린건데 무게를 달아 가격을 정해주시네요

현지에서 해보고 싶은걸 해보는 것도 나름 재미죠? ㅎㅎ

그렇게 손에 넣은 귤 3개!

아쉽게도 품종을 물어보는 대화는 어려워서 못했네요

한적한 일본의 주택거리

오토바이와 자전거 타고 가시던 분들이 아는 사이인지 중간에 멈춰서 한참 대화하고 가시더군요

원래 먹어보고 싶었던 '이글 짬뽕'

아쉽게도 여긴 수요일 휴무입니다

팡 메종과 일정이 맞지 않았기에 아쉽게 포기하게 된 곳이네요

아까 야와타하마역에서 야와타하마 짬뽕 홍보하던거 기억나시나요?

그만큼 이 도시에는 짬뽕집이 가득합니다

바로 옆 길에는 동네시장이 있네요

그 다음 후보지 '마루야마 짬뽕'

여긴 또 목요일에 쉬네요

아직 오픈시간 전이라 잠시 주변을 둘러봅니다

노점에서 즉적으로 오뎅과 자코텐을 튀겨주네요

뭔가 북적이지만 한적한 곳입니다

주변에 서성이다보니 주인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오픈하시길래 혹시 짬뽕과 볶음밥 절반을 시킬 수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양조절은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이글 짬뽕에 가고 싶었던게 거긴 양조절이 단계별로 가능해서 다양한 메뉴가 가능해서였거든요

어쩔 수 없죠 야와타하마에 왔다면 짬뽕을 먹어야겠죠

제가 오픈 손님이었고 이내 점심시간 맞춰 자리가 꽉 들어찼습니다

조금 늦었으면 식사도 늦을 뻔 했네요 ㅎㅎ

기대했던 짬뽕

어라? 뭔가 좀 부실한 느낌인데?

아... 메뉴판을 다시보니 주문할 때 그냥 짬뽕과 야와타하마 짬뽕이 구분된걸 모르고 짬뽕이라고만 말했더니 그걸로 나온거였어요...

아이고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죠 맛있게 먹어보도록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짬뽕과는 완전 다른 담백한 국물맛이고 면은 라면 느낌이었네요

뭔가 설명이 좀 부실하죠?

그럴 수밖에 없는게 맛는 나름 준수하지만 기대했던 야와타하마 짬뽕과 다른거 이기도 하고 이거만을 위해 방문한다? 뭔가 아쉬운데 하는 마음이었어요

식사하던 도중에 옆 테이블에 온 단체로 앉으신 현지분들은 뭘 시키시나 살펴본 적이 있는데 다들 짬뽕 말고 '앙카케 소바' 라는 걸 시켜서 먹는걸 봤었죠

지금 이거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다음에 가기로 한 디저트집을 포기하고 여기만의 메뉴를 시켜볼까?

여기, 앙카케 소바 주세요

이 식당에 대해 구글 검색했을 때 짬뽕도 있지만 현지인들에겐 앙카케 소바가 유명하다고 본 기억이 났고 이거까지 놓치고 가기 싫었거든요

결과는 대박이었습니다

앙카케라는 소스는 처음이었는데 약간 팔보채 느낌의 소스같기도 하면서 특이한데 우선은 면을 팬에 잔뜩 볶고 구워서 꽤 맛있었습니다

진짜 앞에 먹었던 그냥 짬뽕은 생각도 안날만큼 그 자리에서 두 그릇 째를 순식간에 완식했네요

이거 맛있다!

빠르게 다 먹고 나선 옆자리에서 앙카케 소바를 먹던 현지인들에게 "이거 맛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무심코 말해버렸습니다 ㅋㅋ

알려준 적도 없고 그냥 시켜먹었는데 웬 한국인이 고맙다고 하는지 이상했을거에요 ㅋㅋㅋ

계획과 다르게 식사를 해버렸지만 앙카케 소바라는걸 체험해보지 않고 갔다면 정말 아쉬웠을거에요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와보니 하늘이 어느새 쨍쨍하게 맑아졌습니다

혹시라도 우산을 샀다면 정말 아깝고 번거로워졌을듯

여기서 고민이 생겼는데 서둘러서 역으로 복귀해서 11:44 보통열차를 타고 이요오즈를 갈 것인지

아니면 원래대로 여유있게 더 이후에 오는 12:20 특급열차를 타고 이요오즈로 갈 것인지 고민되었습니다

전자라면 서둘러서 걸어가야하고 후자는 여유는 있지만 놓치는 것도 많은 여정이거든요

배도 잔뜩 채워졌겠다 싶어 서둘러 걸어가서 보통열차를 타는 결정을 내립니다

어라? 야와타하마에 성당이 있네요?

서두르는 와중에도 특이한 풍경에 기록을 남겨봅니다

지금은 지났지만 여행 당시 10월이라 할로윈 준비한 곳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여기까지도 이요테츠의 영향력을 느낍니다 ㄷㄷ

이요철도 버스라니 사명도 참 특이하네요

아침에 비에 젖었던 야와타하마역은 완벽히 해맑은 장소로 변해있었습니다

아까 앙카케 소바를 더 먹을까 말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역앞의 그 디저트집입니다

여기에 있는 소타군 의자 퀄리티가 훨씬 좋네요

내부도 꾸며진듯해서 아쉽지만 이 곳은 열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언젠가의 추억으로 남겨둡니다

이제 스즈메와 시간선이 맞춰졌네요

걸어서 20분 거리를 단축시켜서 옆 편의점에서 음료수까지 하나 사와서 15분 이내로 끊었습니다

11시44분 출발하는 열차인데 저 위에 시계는 11시42분을 가리키네요

저 건너편에 곧 출발하는 열차가 대기 중인데 매번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할 것인가 ㅎㅎ

정말 스즈메의 문단속이 아니었다면 올 일이 없었던 도시 야와타하마

우연히 정해진 여행지 마쓰야마 근처에 있다는 이유로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오게 되었는데요

처음 들어본 동네라서 조사하던 중 소금빵의 원조집도 알게 되어 방문하고 좋은 추억을 남기고 다시 스즈메를 따라 이동해봅니다

이번에도 분량은 나눠야만 하네요

중구난방 여행기이지만 재밌게 봐주시고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