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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3
익명
2025-11-21 21:50:58
지나가다 적어봅니다. 저는 비록 예전 수능이 쉬웠다지만, 삼수 때 한 해동안 모든 평가원 국어시험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수능날 국어 시간이 30분 가량 남아서 처음부터 한번 더 풀고도 10분 남았습니다. 첫 수능 제 국어 등급은 3등급이었습니다.
경험에 근거해 말씀드리면, 독해력 훈련을 하면 국어실력이 향상됩니다. 그런데 인강에서 떠먹여주는 정도의 훈련량으로는 택도 없습니다. 목표는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딱 한 번 정독해서 읽고, 머리에 모든 기억이 남아서 발문 읽으면 답이 바로 보이는 실력을 만드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는 모르겠고, 저는 매번 독서지문 보기 문제 한두 문항 정도 말고는 거의 전부 이렇게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 목표대로 문항을 푸는 훈련을 미친듯이 해야 합니다.
저는 이 미친 짓을 1년동안 일주일에 하루 쉬고 6일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독서실 나가서 지문 20개씩 했습니다. 매주 일요일엔 수능날처럼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문제랑 답을 잊어버릴 시간이 부족해서 구기출에 교육청에 사설에 리트에 피셋 현대문학 고전문학 지문까지 긁어모아 PDF로 정리한 다음, 시험지 규격으로 제본해서 네 권 뽑았고 네 권을 회독수 세지도 않고 OMR 카드 사서 답찍고 채점하고 원인파악해서 정리하는 루틴을 무한으로 굴렸습니다.
6월부터 국어 모의고사에서 내가 문항을 다 맞춘것이 확실한 지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 맞췄다는 판단은 수능날까지 이어졌고 한 번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대학원과 직장을 병행하고 있고, 인문학계통 연구자이자 동시에 전략기획일을 하고 있습니다. 수험이 끝나지 않은 분들을 응원드리고, 이 정신나간 짓이 평생 독해력으로 밥벌어먹는 기반이 됐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며, 길고 오지랖 넓은 댓글을 이만 줄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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