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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익명
2025-07-22 14:17:39
토요일
아들 옷 입히고 간식도 챙기고, 나도 오랜만에 셔츠 꺼내 입고 나갔다.
애 생일 파티는 근처 빕스에서 했는데, 도착하니까 전여친 먼저 와 있더라.
멀리서 손 흔들고 웃는데, 순간 멈칫했음.
예전처럼 또 그냥
“야, 왔어?”
하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는데,
애 데리고 있어서 괜히 어색할까 봐 입 다물고 고개만 끄덕였다.
생일파티라 뭐 이것저것 정신없었고,
애들은 자기들끼리 신나게 돌아다니고
어른들은 한쪽에 앉아서 수다 떠는 분위기였음.
그 와중에 걔가 내 옆에 앉더라.
“너 요즘 좀 괜찮아 보여.”
“나? 애 덕분에 살지 뭐.”
“그래도 예전엔 맨날 피곤해 보였는데. 이젠 좀 여유 있어 보이네.”
“니가 맨날 피곤하게 했잖아.”
장난처럼 말했는데 걔가 잠깐 멈칫하더니 웃더라.
“야, 그건 너도 할 말 없거든?”
그러고 한참 얘기했다.
애 얘기, 이혼하고 나서 힘들었던 거,
밤마다 울던 애 보면서 혼자 소주 까던 거,
무슨 미련도 아니고 그냥
그땐 서로 너무 어렸던 거 같다는 얘기.
중간에
“가끔 네 생각났다”
이 말 듣고 그냥 아무 말 못했음.
오랜만에 그렇게 솔직하게 대화한 거 같았다.
애 데리러 가기 전, 문 앞에서 걔가 말하더라.
“다음에 우리끼리 밥이나 한번 먹자.
…애들 없이.”
대답 못하고 그냥 고개만 끄덕였는데,
마음이 좀 이상했다.
괜찮은 척했지만 속으론 한참 흔들림.
집에 와서 아들 재워놓고
혼자 맥주 한 캔 까면서 생각했다.
‘이거... 괜찮은 걸까?’
원하면 바로 4편도 이어서 써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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