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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5-07-20 23:49:24
6/8/ 어이쿠 무슨 말씀을.. 역사 교육 담론에서 “교훈 중심의 도식화된 역사 교육”이 아니라, “흐름과 논리 중심의 사고형 역사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합니다만,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가?”, “이 사건은 누구에게 유리했는가?”, “비슷한 일이 오늘날에도 가능한가?” 같은 사고형 질문의 시작은 암기입니다. 덕후들이 설정 토론을 밤새하면서 나름 인사이트를 얻는 것은 깊은 암기가 수반되어서 그런거지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에게 어느정도까지 암기시키느냐가 쟁점이 되어도, 역사라는 과목에서 암기를 비판하는 것은 영어 학습에 알파벳이 필요없다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뭐, 공무원시험은 지나친게 맞는데,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정도면 상식 수준입니다.)
결정적으로 역사 학습에서 쌓이는 암기들을 통해 사람들은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줘서 자존감을 붙잡아 줍니다. 자존감이란게 꽤 나약해서 녹녹치 않은 현실에서 뭔가를 붙잡고 있어야 멘탈이 유지되는데, 역사가 그 기능 중 하나를 덜 파괴적으로 수행합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국뽕이 강합니다. 그리고 그 국뽕이 있으니까 국가가 나락으로 가지 않는 것이고요. "나는 자랑스러운 쩐흥다오의 후예이므로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특히 제3세계 역사를 알수록 덕을 톡톡히 봅니다. 저는 개도국 출신 만날때마다 그나라에서 유명한 인물 정도는 꼭 언급해줘요. 분위기부터가 달라집니다. (이건 문명 덕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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