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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1-06-12 01:19:34
7/ '은퇴 그 후(1):아버지의 무게 8시간전'에 보도된
동아제약 신완진 씨가 저희 아버지 되십니다.
아버지께서 방송을 출연하신단 말씀만 하시고, 그 밖에 다른 말씀은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며칠 간 카메라가 집에 오기에
저희 가족은 어떤 방향으로 방송을 타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조와 관련된 취재만 하겠다는 방송사의 취지와는 다르게
아버지의 일상생활을 왜곡되게 촬영하고, 동생의 문자나 막내 동생 얼굴, 집 등이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공개하였습니다.
그러나 새벽 아까 전부터 페이스북 중 한 페이지에 동생의 문자내용이 앞뒤 사정도 따지지 않고 '패륜아다, 창녀다.' 등등의 심한 욕설을 동반하며 댓글이나 공유하기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아버지가 노년에도 쉬지 못하고, 가족들의 등살에 못 이겨 막노동을 나가시는 이 시대 서글픈 아버지의 자화상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아버지께서 퇴직 후, 사이버대학원에서 공부하시며 여유롭게 새로운 일자리를 준비하고 계시며, 인테리어 관련 일을 건설업체 지인을 통해 종종 취미로 배우고 계십니다. 그리고 퇴직한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는 수 십 년간 아버지 이상의 벌이를 해오셨고 저와 동생도 보탬이 되고자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비, 생활비, 교육비 등등은 저와 어머니가 수년간 책임지고 있으며,
언론에 비춰진 것처럼 퇴직하신 아버지를 무겁게 짓누르는 가정이 전혀 아니며 보통 가정과 별다르지 않은 가정형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희 집 막내 동생이 초등학생이라 부모님이 다 자란 자녀를 키우는 집과 달리 약간의 중압감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힘든 일을 하시면서 까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형편은 전혀 아닙니다.
물론 아버지도 동아제약에서 퇴직하면서, 퇴직금, 잠시 못 받았던 자녀들 학자금까지 모두 받고 퇴직하셨습니다. 동아제약이 작은 기업이 아닌데 거기서 오랫동안 근무한 조직원에게 그만한 복리후생조차 책임지지 않았을까요. 방송사에서 자극적인 내용만 보도하기 위해 자세한 설명도 없이 아버지가 퇴직 후에도 한 가정을 위해 비극적으로 산다는 내용만 다뤘습니다.
아버지가 단지 제 동생 용돈을 책임지고 계신데 제 동생도 학업생활을 동반하여 틈틈이 알바를 함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용돈을 오랜 기간 동안 안 주셔서 동생이 아버지와 다투는 과정에 저런 문자를 보낸 것입니다. 사실 동생의 문자 앞부분에 아버지께서 동생에게 심한 말을 하셔서 동생도 아버지께 어린 마음에 철없는 문자를 한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앞뒤 사정도 따지지 않고, TV에서만 보던 악마의 편집이 저희 가정에 닥치게 되자 정말 한탄스러웠습니다. 아무런 여과 없이, 앞뒤도 따지지도 않고 저 문자 내용만 비춰지는 대로 많은 사람들이 저희 가족 구성원을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습니다.
노조 관련 내용만 보도되는지 아셨던 아버지도 사실 방송이 너무 편향된 방향으로 편집되어, 지금 PD와 연락하여 한 가족이 극빈층의 입간판인 마냥 보도되었다고 사과문이나 어떠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주변 지인들도 하나 둘 방송을 보고, 신상을 파악하면서 나비효과처럼 하나둘씩 가족의 생활사를 들춰내고 있습니다. 퇴직한 아버지를 비롯해, 어머니와 저의 직장, 그리고 동생들의 학교생활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를 본 어린 동생들이 언론에 잘못 비춰지는 모습에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처럼 억울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패닉에 빠져서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할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간절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나온 신완진 석자를 익명처리 해주시거나 신 모씨 등으로 표기해주신다면 한 가족 구성원들이 기자님의 노파심 덕분에 위기를 넘기고 다시 화목한 가족이 되는데 큰 일조를 해주시는데 항상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힘들게 기사를 쓰셨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염치없는 부탁을 드려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하지만 한 가정의 평화를 위해 예의를 갖출 새 없이 이런 부탁을 드린 것을 이해를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작성자에게 경고나 강등(이용정지) 처분이 필요한가요? 매일 무작위로 선정되는 고파스 배심원들에게 판결을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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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만 간단히, 감정을 배제하고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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