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안녕하세요.
지난 3일에 시작했던 여행기 연재가 어느덧 마지막을 앞두고 있네요.
딱히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시작도 일본 여행기로 했고 끝도 일본 여행기로 마무리하게 되었네요(그것도 같은 2018년입니다!).
이번에는 2018년 8월에 어머니와 일본 타카마츠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타카마츠라 하면 다소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요.
다들 사누끼 우동은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 사누끼가 카가와 현의 옛 지명이고, 그 카가와 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현청소재지가 바로 이곳 타카마츠입니다.
북해도는 저 혼자 갔고,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했지만 여기는 어머니와 갔고, 또 결정적으로 셋째 날에 태풍이 오는 바람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고 느긋하게 휴식+식도락이 위주였던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오늘의 BGM은 1972년에 발표된 일본 가요 '瀬戸の花嫁(세토의 신부)'입니다.
동명의 만화와는... 관계가 어찌 되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ㅎㅎ
시코쿠 지방을 상징하는 노래 중 하나로, JR시코쿠의 일부 역에서 열차 접근 시 멜로디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시코쿠에서 기차 여행을 해 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은 지나가듯이 들어 보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1. 지금은, 그리고 앞으로는 어찌될 지 모르겠는데 제가 갔을 때에는 인천과 타카마츠 사이에 직항편이 주5회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오후 시간대에 도착, 호텔로 이동합니다.
온천료칸...은 아니고 그런 느낌이 살짝 나는 다다미방 온천호텔이었습니다.
저녁으로 가이세키 요리를 먹어 줍니다.
여기는 밥을 더 먹어도 추가비용을 받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2. 저녁을 먹고 온천을 하러 갑니다.
방에 있는 유카타와 게다(일본 나막신)을 신어 보았습니다.
게다는 처음이었는데, 엄지와 검지 사이에 뭔가 끼어 있는 느낌이 익숙치 않아서 다소 불편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쪽발이라는 단어가 이 게다에서 나왔다는 카더라가 있습니다.

3. 다음 날 아침입니다.
처음으로 간 곳은 리츠린 공원입니다.
총면적이 75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공원으로, 1745년에 완공되어 타카마츠의 영주 가문의 소유였으나 1871년 국유화되었다고 합니다.
에도 시대 정원의 전형적인 형태라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4. 공원 안에 호수가 여러 개 있습니다.
모기 물리지 않게 조심합시다...

5. 일본식 정원이라면 이런 자갈밭이 있지요.
저거 볼 때마다 안에 들어가서 자갈을 흩뿌리고 싶은 욕구를 참곤 합니다... ㅎㅎ

6. 자라가 한 마리 있네요.

7. 그야말로 일본스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실제로 미슐랭 그린가이드에서 별 3개를 획득했는데, 일본에서는 단 두 곳이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8. 리츠린 공원을 둘러보고 나오시마로 향합니다.
나오시마는 세토내해에 있는 섬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카가와 현이지만 타카마츠보다 오카야마 현의 우노에서 더 가깝다고 합니다.
원래는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섬마을이었지만 2004년부터 각종 예술 관련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미술관도 들어옴에 따라서 지금은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9. 예술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렇게 자연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10. 지중미술관입니다.
지중(地中)이라는 이름답게, 입구 외에는 건물 전체가 지하에 있습니다.
관람객이 오로지 미술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미술에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 쯤은 가 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11.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습니다.
다행히 여기서는 사진을 찍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ㅎㅎ

12. 카페 발코니를 통해 세토내해가 보입니다.
저 멀리 타카마츠 시가지도 어렴풋이 보입니다.

13.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작품 '호박'입니다.
특유의 땡땡이 무늬로 유명한 분인데, 이 때문에 환공포증을 가진 미술학도에게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나오시마에는 호박이 두 개 있습니다.
저 노란 호박은 베네세 미술관 가는 길에 있고, 나오시마항 옆에 빨간 호박이 있습니다.
그래서 섬을 순환하는 버스 노선 2개도 노란 버스와 빨간 버스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저 호박을 보러 가는 데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지중미술관에서 나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데 제가 그만 길을 잃었고, 숲길을 걸어나오니 섬 거의 반대편이었습니다 ㅠㅠ
다행히 버스가 한 대 와서 다시 되돌아올 수 있었는데(어느 색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이게 아직도 제 마음 속에는 어머니에 대한 마음의 빚으로 남아 있습니다 ㅠㅠ
이 때 정신줄을 반쯤 놨다 보니 점심으로 먹은 하이라이스도 사진을 찍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14. 베네세 미술관 입구에서 찍은 풍경입니다.
여기도 내부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베네세 미술관은 호텔을 겸하고 있으며, 정식 명칭은 베네세 하우스입니다.
투숙객만 입장할 수 있는 전시실도 있다고 합니다.
여건만 되면 여기서 여유롭게 1박하면서 둘러보고 싶었지만... 가격도 비싸고 예약도 금방금방 찬다고 합니다.

15.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오시마항으로 돌아옵니다.
'아이 러브 유'라는 설치미술인데, 여기가 원래는 대중목욕탕이었다고 합니다.
유는 영어로 You도 되지만, 일본어로 탕(湯)을 유(ゆ)라고 한답니다.
그러니까 '나는 너를 사랑한다'도 되고 '나는 목욕탕을 사랑한다'도 되는 언어유희 되겠습니다.
나오시마에는 이렇게 오래된 건물을 재건축(?)한 설치미술이 많습니다.

16. 아까 말씀드렸던 빨간 호박입니다.
이제 타카마츠로 돌아갑니다.

17. 타카마츠 중심가에는 이렇게 아케이드가 있어서 비나 바람을 맞지 않고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3일차에 태풍이 왔기 때문에... 휴우...

18. 저녁으로는 스시를 먹었습니다.
오른쪽 위에 빈 접시는 새우튀김(이었던 것)입니다.

19. 시내를 좀더 돌아다니면서 쇼핑을 하다가 호텔로 돌아옵니다.
이날은 타카마츠 시내에 있는 호텔에서 숙박했습니다.
사진에 보시면 마루가메마치라고 되어 있는데, 카가와 현의 다른 도시인 마루가메시와의 관계는 어찌 되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여담이지만 마루가메 제면은 효고 현에서 처음 출발했으며, 마루가메시에는 마루가메 제면 지점이 없다고 합니다(...)

1, 2일차 여행기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9 20:2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