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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익명
2020-06-18 00:01:39
제가 처음 검열이라는걸 알게 된 건 서태지와 아이들 4집이었는데요. 명반이라 많이들 아실겁니다.
수록곡 중 필승이라는 노래에 '널 죽일거야'라는 가사가 있었는데, 이게 국민정서상 안좋다고 삐ㅡ처리가 됐었죠.
이 앨범은 우리나라 사전검열제도에 획을 그은 작품이 되는데요.
다른 수록곡 중 시대유감이라는 노래 역시 검열을 받게 되자, 서태지가 이에 항의하는 표시로 아예 노래 전체 가사없이 인스트루멘탈로 앨범을 발매해버립니다.
당시 저는 초등학생이었는데요.
어린 제 시선으로도, 죽일거야. 라는 가사말 한마디때문에 삐처리를 하는게 너무도 병맛같드라고요. 가사 전체를 음미해보면 헤어진 연인때문에 너무 힘드니 널 기억속에서 지우겠다. 는 의미로 적은 시적표현이지, 살인을 암시하는 내용이 전혀 아니거든요.
그리고 가사 전체를 드러내버린 노래는 당시로서도 너무 파격적이어서 충격적이었죠.
어린 마음에도 검열제도를 고민해보는 계기도 되었구요.
어쨋든 그 시절엔 정부, 사회에 대한 비판적 표현이 검열의 대상이었죠.
그리고 사회가 보다 진보하면서 표현의 자유는 보장이 되는 사회가 된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요새 보면 그렇지도 않은거 같네요.
요즘은 정부, 사회에 대한 비판은 과거와는 다르게 어느정도 폭넓게 사회적 관용이 지켜지는 것 같은데,
도리어 사적 영역들에서 검열아닌 검열이 행해지는 것 같아요.
온갖 불편충?들 때문에 사과할 일이 아닌데 사과하는 연예인들, 하차하는 프로그램들 이런 것들을 보면요.
잘못된 방향의 민주화가 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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