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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생계를 이유로 상습적으로 무단 결근한 공익근무요원에게 단기 실형이 아니라 군 면제에 해당하는 '징역 1년6월형'을 이례적으로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 천종호 판사는 14일 부산시 산하 모 기관에 근무하면서 무단 결근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A(27)씨에 대해 징역 1년6월형을 선고했다.
천 판사는 법정에서 "이미 무단 결근으로 실형 1년을 포함해 3회의 전과를 지고 있는 피고인에게 이번에도 단기 실형을 선고할 경우 고발,수감,군 복무의 악순환이 이어질 뿐"이라며 "딱하기는 하지만 피고인의 장래를 위해 군 면제에 해당하는 징역 1년6월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천 판사는 이날 "병역법상 피고인 처럼 여러차례에 걸쳐 고발돼 형을 합할 경우 1년6월이 넘더라도 군 면제를 받지 못하고 한번에 1년6월형 이상의 실형을 받아야만 군 복무를 면제받도록 한 병역법은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며 "피고인은 이 같은 제도적 개선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제소하는 등 자발적 노력을 해라"고 당부했다.
A씨는 중학교만 졸업한 학력 때문에 현역병으로 가지 못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생계 유지를 위해 야간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A씨는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매월 월급과 중식비,교통비로 10만원 남짓 받았지만 이 돈으로는 질병으로 일하지 못하는 부모와 자신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
이에 야간에 유흥주점 등지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무단 결근을 일삼게 됐고 이로 인해 고발돼 집행유예 2번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9월 집행유예 기간에 다시 무단 결근으로 고발돼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올 3월 출소했다.
A씨는 출소 뒤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했고 결국 지난 7월 19일부터 22일까지,같은달 25일부터 28일까지 무단결근했다가 다시 고발돼 구속기소됐다.
천 판사는 "매달 생계형 병역법 위반으로 공익요원이 10명 이상 부산지법에 기소되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수감과 군 복무를 반복하고 있다"며 "여러번 구속으로 1년6월 이상 수감생활을 하더라도 병역법상 군 면제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천 판사는 생계형 병역법 위반으로 다범 전과자로 전락하는 공익요원들의 구제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한편 1년6월 이상 실형을 받았을 때만 군 면제되는 병역법 조항을 확대해 단기형을 합산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김수진기자 kscii@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2: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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