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却說,
익붕선생益朋先生은 호게虎揭를 들여다보고 생각하였다.
‘이곳은 사람이 모이고 모여,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로구나.
마치 하나의 광장과도 같아, 호랑이광장虎狼廣場렷다.’
이내 다른 곳이 궁금해진 익붕선생, 발걸음을 옮겨 호게 옆 건물로 이동하더라.
익붕선생, 호게 옆 정사게政事揭란 곳 앞에 서 안을 살펴보자,
여러 성난 장정들이 격한 목소리로 무언가 떠들더라.
‘고려학당高麗學堂들의 학우學友들이
나라의 앞날에 대하여 열띤 토의討議를 하고 있구나.’ 감격하며,
스스로도 타 유생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주고 받기를 즐기기에, 서슴치 않고 입장하였다.
정사게에 들어서자, 길다란 탁자가 여러 놓여있어,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의제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어있더라.
익붕선생, 흥미로운 주제가 있는가 여기 저기 둘러보는데,
국정과 관련되어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하는 한 무리를 보게 되었다.
익붕선생은 그 옆으로 가, 이야기를 엿듣더라.
한 사내가 이르길,
“현재 문 왕께서 시행하고자 하는 국정은 이치에 맞지 않고,
백성들의 원성이 하룻밤 자고 일어날 때마다 커지오.
국정이 매우 어지러우니, 세간 또한 어지러워지고 있소.”
라고 말하더라.
헌데 다른 이가 참견하길,
“어찌 일개 유생주제, 감히 국정을 논하는 것이오?
학우께서는 지금, 조정의 관리들보다 유능하다고 하는 것이오?”라 외치더라.
이에 대해,
“내 행정관리는 아니오나, 학당에서 받은 가르침으로는
문 왕께서 시행하고자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소.
만약 경제학을 배운 자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오만.”라 답하였으나,
이에 대해 반문하길,
“자네는 지금 문 왕의 치정이 못미덥다는 것이오?
선대 여왕이었던 박 여왕도, 그 전의 왕이었던 이 왕도,
이러한 국세 흐름 속에서는 상업을 부흥시킬 수 없었을 것이오.”
이런 말을 하기 무섭게도,
듣던 이, 벌떡 일어나 상대의 머리채를 잡고 외치더라.
“네이놈, 두파문頭破文이렷다!”
그러자 “네놈은 적폐積弊렷다!”하며
서로 머리채를 잡고 추하게 몸싸움을 벌이더라.
익붕선생, 학우들의 이런 모습에 식겁하며
‘학문에 밝은 유생들이 모여들어 건전한 토론을 하는 장인줄 알았으나,
실상은 투견장과 다를 바 없이, 서로 싸우기만을 즐기는 무뢰한들이렷다.
서로의 의견을 수용할 바에는, 서로를 힐난하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학우라니,
어둡도다, 이곳은.’
이라 평하더라.
익붕선생은 정사게를 두고, 투견장과 다를 바 없다며 투게鬪揭라고 이름을 붙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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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해서 죄송합니다
1편 입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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