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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세기 영국, 조지 2세~조지3세
- 때는 1760년경, 조지 2세 때부터 영국은 프로이센과 연합을 맺어 프랑스-오스트리아-러시아를 상대하고 있었다(7년전쟁).
대륙에서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해군력과 식민지에서의 승리로 영국은 꽤나 선전하고 있었는데...

당시 영국을 이끌던 수상 피트(大피트)가 조지 3세에게,

'하노버(당시 영국령)는 잘 싸우는 프로이센한테 보호해달라고 하고, 우리는 식민지인 인도랑 아메리카에서 프랑스만 몰아내면 됩니다'
'하노버 지키는건 전하만 좋은 일이지 영국한테 좋은 건 아닙니다. 그냥 프로이센한테 재정지원이나 해주죠'

라고 했다가, 빡친 조지 3세가 해임해버렸다.
(당시 영국 왕가 조지 1~3세는 하노버 왕가였기 때문. 즉 하노버 출신에게 하노버를 버리라고 해서 빡침).

여기서 그치지 않고, 멀쩡히 잘 싸우던 동맹 프로이센군에 대한 재정지원까지 끊어버려서, 15만에 이르던 프로이센군이 6만으로 쪼그라들고,
프로이센군이 이렇게 약화된 틈을 타서, 프로이센한테 막혀 있던 프랑스가 하노버로 쳐들어온다.
거기다 동맹 프로이센은 재정악화로 인해 동쪽의 러시아, 서쪽의 오스트리아에 짜부라들다가 거의 멸망 직전까지 몰렸다.

이러다가 결국엔 러시아의 황제 엘리자베타가 죽고 프로이센의 열렬한 광팬인 표트르 3세가 즉위해 스웨덴과 함께 손잡고 프로이센과 휴전하면서
천신만고 끝에 프로이센은 살아나고 영국도 전쟁에서 이기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헛짓거리에 빡친 프로이센은 이후 이어지는 미국 독립전쟁때
미군 쪽에 군수물자를 마구마구 지원해주며 영국이 미 대륙에서 쫓겨나는데 공헌한다.


2. 19세기 말엽 대한제국, 고종
- 소소한 민란으로 시작했었지만 고종은 그걸 진압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농민들을 회유하고 그 원인인 폭정을 개선하지도 못했다.
이어서 본격적인 동학 농민운동이 벌어지자, 고종은 아무 생각없이 청에 구원군을 요청했다.
여러 내란으로 인해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이 떨어졌던 청은 그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바로 개입했다.
그런데 고종이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일본이 갑신정변 이후 맺었던 톈진 조약에 의거하여 청군이 파병했으니 자신들도 병력을 파견한 것이다.

남부 지방에서 일어난 동학농민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청군은 충남 아산만으로 들어왔지만, 일본은 애초에 처음부터 인천항으로 들어왔다.
당연히 동학 농민군이 관군과 화약을 맺건 말건 일본군은 경복궁으로 쳐들어왔고, 경복궁 안으로 일개 중대 병력이 쳐들어와 고종을 인질로 잡자, 고종은 지레 겁먹고, 일본군 1천명에 맞서  경복궁을 수비하기 위해 한창 전투를 벌이던 조선군 궁궐수비대 3천명 + 도성 외곽에서 야포를
끌고 온 수도방위군 2천에게 무장 해제 지시를 한다. 이후 다들 알다시피 내각은 친일내각으로 바뀌고 청일전쟁이 벌어져 일본이 주도권을 잡는다.

그래도 뭔가 생각은 있었는지 구식 군대를 개혁하려는 모습은 보여주었다. 하지만 '프랑스제 무기, 영국제 무기, 미국의 무기, 러시아나 일본의 무기를 조금조금씩 사서 무장하는 바람에 멸망 직전까지도 군인들끼리 서로 '제식 무기'가 달라서 탄약호환도 안되고 작동법도 달라서 적응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3. 춘추전국시대 중국 한나라
- 전국시대 전국칠웅 중 하나였던 한나라는 서쪽의 진나라와 남쪽의 초나라에 밀려 약소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에 한나라 공은 '진나라로 스파이를 보내서 대형 공사를 진행시키면 분명 백성들이 봉기일으키고 나랏돈도 없어져서 군사를 못키우겠지?'
라는 판단을 하고, 한나라의 토목기술자였던 '정국'을 진나라에 파견한다.

정국은 진나라에 가서 '정국거'라 불리게 될 초대형 관개수로를 건설하게 되는데, 하필 공사 도중에 정국이 한의 스파이라는게 발각된다.
그러나 정국은 '내가 진짜 스파이긴 하지만 이 수로를 지으면 너네 진나라에게도 엄청난 도움이 될거다, 그러니까 계속 진행해라' 라고 말했고
정국은 죽임을 당하지 않고 끝까지 공사를 진행해 진나라에서 벼슬자리에 오른다.

그리고 이 관개수로로 인해 "진나라엔 흉년이 없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농업생산은 거의 3배 가까이 뻥튀기되어 진의 국력은 더욱 강해진다.
당시 한나라는 주요작물로 '조'를 재배했는데, 조는 물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아 관개인프라가 필요하지 않았다. 따라서 한공도 '쓸데없는 관개수로 건설이나 하느라 국력을 낭비할 것'이라 판단한 것인데, 반대로 당시 진나라에서는 관개가 매우 중요한 '밀'을 주요작물로 재배하였다.

이로써 한나라는, 스파이가 들켜서 어그로는 어그로대로 잔뜩 끌어먹고 국력은 있는대로 증강시켜준 진나라에게 가장 첫빠따로 BC 230년 망하게 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8 00:3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