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어떤 분이 코리아나의 '손에 손 잡고'를 올리셨길래.....생각이 나서 글을 한 편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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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제가 올린 동영상은, 가수 Whitney Huoston 의 노래 One Moment in Time 의 뮤직비디오입니다. 국내 방송에서도 자주 흘러나오기 때문에 익숙한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뮤직비디오에 1988년 서울 올림픽 장면이 삽입된 것을 알아보셨습니까?

바로 이 곡이, 현재 많은 외국인들에게 서울 올림픽 주제가로 기억되고 있는 곡입니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전, 대한 체육 위원회에서는 세계적인 작곡가 조르지오 모로더(영화 Top Gun 등의 영화 음악을 만든 거장)에게 거금을 주고 주제가의 작곡을 의뢰합니다. 그래서 조르지오 모로더가 만들어낸 곡이 바로 Hand in Hand, 즉 손에 손 잡고 입니다.

아리랑 싱어즈(Arirang Singers)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코리아나'로 그룹명을 바꾸고 유럽 몇몇 국가의 차트에서 나름 선전하던 한국 출신의 그룹이 이 곡을 부르게 될 적임자로 발탁됩니다.

그런데 서울 올림픽 당시 미국의 주관 방송사였던 NBC, 그리고 미국 올림픽 위원회는 독자적인 올림픽 기념음반을 만들기로 하고, 휘트니 휴스턴, 에릭 카멘(Eric Carmen - All by myself 로 유명한) 등의 가수를 섭외하여 음반을 제작합니다. 그리고는 가수 겸 작곡가 Albert Hammond 가 작곡하고 휘트니 휴스턴이 불렀으며, Narada Michael Walden이 프로듀싱한 One Moment in Time 을 미국판 주제가로 등록합니다. 이는 IOC 로부터 허락을 받았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서울 올림픽 당시 NBC 의 화면에서는 'Hand in Hand' 가 아니라 'One Moment in Time' 이 흘러나오게 되고, 이 곡은 높은 인기를 끌어 당시 빌보드 싱글 차트 5위까지 기록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많은 외국인들이 'One Moment in Time' 을 서울 올림픽 주제가로 기억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밑에 어떤 분이 올리신 코리아나의 '손에 손 잡고'에 대한 설명은 여러 가지 잘못된 내용들이 있습니다.

---------------------------------------------------------------------------------------------------------- 저명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이며 전자음악의 아버지 조르지오 모르더(Giorgio Moroder)가 제작.
80년대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있던 그룹 코리아나가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된 앨범.

아쉽게도 이 곡과 이 앨범은 국내에서만 올림픽 지정 노래로 선정되었고, 정작 해외에서는 다른 노래(To The Victory)가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 100만장, 전 세계적으로 1200만장이 팔리는 깜짝 판매고를 기록해,
정작 소개된 다른 노래보다는 이 노래가 서울 올림픽 지정 노래로 알려져 있다.

빌보드 싱글차트 6주 1위(1988년 9월 부터),
앨범차트 1주 1위(1988년 10월 둘째주)를 차지했고, 동양인이 부른 앨범으로는 세계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



'해외에서 알려진 다른 노래'는 To the Victory 가 아니라, 위에서 설명한대로 휘트니 휴스턴의 One moment in time 입니다.

전세계적으로 1200만장이 팔렸다는 것도 정확한 근거가 없습니다. RIAA certifacation 에 Hand in Hand 앨범이 1천만장 넘게 팔렸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1200만장이 팔렸다고 해도, 그 앨범은 아마 위에서 설명한 NBC 의 미국판 앨범일 것입니다.

다만 Hand in Hand 가 유럽 몇몇 국가의 차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끈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당시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코리아나가 'Hand in Hand' 를 공연하는 것을 많은 외국인들이 NBC 가 아닌, 다른 방송사를 통해서 보았으니까요. 지금도 그들은 서울 올림픽의 공식 주제가가 'Hand in Hand' 임을 알고 있을 테구요.

빌보드 싱글 차트 6주 1위(1988년 9월부터), 앨범 차트 1주 1위(1988년 10월 둘째주)를 했다는 것은 곡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빌보드 차트' 는 수십개의 차트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빌보드 싱글 차트' 는 Billboard Hot 100, '빌보드 앨범 차트' 는 보통 Billboard 200 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빌보드 핫 100 차트와 빌보드 200 차트의 1988년 1위 기록 어디에도 Hand in Hand 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비단 1988년뿐만 아니라 발표 년도 전체를 통틀어서 말입니다.

아마 '빌보드 차트'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차트 중 군소 차트에서 1위를 했거나, 아니라면 사실 왜곡입니다.

때문에 동양인이 부른 앨범으로는 세계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의심이 갑니다. 이런 집계를 언제, 어느 기관이 한 적이 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물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다 떠나서, Hand in Hand, One Moment in Time 둘 다 참 좋은 곡이기는 합니다.


별 쓸데없는 얘기만 늘어놓은 것 같군요.

다음 번에는, (귀차니즘을 이겨낼 수 있다면) 이 글에서 언급한 뮤지션들, 즉 Giorgio Moroder, Albert Hammond, Narada Michael Walden 등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워낙 20세기 대중 음악사에 굵직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인데다가 제가 좋아하는 이들이라서, 아마 한 사람당 얘기거리만 해도 논문 한편씩은 나올 것 같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5 07:4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