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오리지날 작품이 라이센스가 되는 것을 기다리는 마니아들입니다.  특히 <지킬 앤 하이드>는 "언제 라이센스 되나..." 할 정도로 배우나 관객이나 무척이나 기다렸던 공연이었죠^^ 저도 DVD로만 몇번 돌려봤던 공연입니다. 스토리도 스릴러로 참신했으며 뮤지컬 넘버들이 너무 아름답고 남자배우가 보여 줄수 있는 극한의 캐릭터를 모두 보여주는 지킬 앤 하이드역과 개성 뚜렷한 엠마, 루시, 어터슨 같은 캐릭터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고 보면 <롬앤줄>도 지킬앤하이드와 제법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스토리는 전세계가 다 아는 운명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뮤지컬 넘버들은 너무나 신나고 아름답죠. 세상의 왕들, Aimer같은 곡들은 정말 유명한 곡이구요. 또 화려한 군무와 화려한 무대가 일품이죠. 게다가 뻔할 수 있던 캐릭터들도 개성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로맨티스트 로미오, 자신의 사랑을 찾고 싶은 적극적인 줄리엣, 로미오의 단순한 친구가 아닌 의리와 깐죽(?)으로 뭉친 머큐시오, 극의 활기를 불어 넣는 벤볼리오, 넘치는 카리스마와 함께 줄리엣을 사랑하는  티발트. 하지만 또 그래봤자 그 뻔한 스토리라는 생각에 호불호가 확 갈리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오리지날 공연이 상당히 큰 사랑을 받았던 공연입니다. 아마 뮤지컬을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들은 오리지날 뮤지컬이 <노트르담 드 파리>(노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프랑스 뮤지컬 붐을 일으켰던 작품 중에 하나 였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불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려준 공연이 바로 이 롬앤줄 인데요. 제가 본 공연은 바로 이 공연의 라이센스 판, 쉽게 말해 한글판입니다^^

 하지만 롬앤줄은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라이센스가 엄처~엉나게 걱정이 되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유는 바로 아름다운 샹송을 번역을 잘 할수 있겠는 가였죠. 롬앤줄 자체가 화려한 이미지적인 작품이자 음악성이 가장 중요한 작품입니다. 내용도 어린아이들 조차 하는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사활을 건건 바로 이미지와 음악입니다. 문젠 이 음악이 불어자체의 아름다움을 살린 특유의 뭉글뭉글한 음율과 부드러움을 살린 거라는 거죠^^ 하지만 그에 비해서 우리나라 말, 한글은 노래 부르기엔 조금은 억센 말입니다. 쎈 발음이 많아 노래 할때에 딕션이 자체가 힘든 언어라고도하죵. 과연 번역이 잘 될 수나 있을 까 싶었던 작품이죠. 뮤지컬 번역이 힘든 것은 극의 뜻을 정해진 음율 속에서 잘 표현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라는 거지요^^;;;; 그 바람에 많은 라이센스 넘버들이 원래 곡의 뜻을 그래도 따라하기도 하지만 아예 가사를 재창작하는 쪽도 상당한 것을 보게 됩니다. 잘 되면 좋은데 문젠 이렇게 하면 뜻도, 음율도 총체적 난국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거지요^^ 하하하;;; 누가 뭐래도 라이센스는 번역이라고 생각하는 공순이는 언제나 라이센스 작품이 나오면 가슴을 졸인답니다. 제발 번역아, 잘 빠지거라 하죠^^하하... 하지만 프랑스 뮤지컬은 번역이 잘 나와도 본전인 작품이라....;;

게다가 마니아로써 잡설을 두 가지를 달아봅니다. 첫 번째 잡설은 상당히 급히 올라간 눈치가 보이는 작품이라는 겁니다.
기사 하나를 첨부할께요. http://joy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menu=700400&g_serial=429564
" 그가 공연을 본 것이 2월이었으니 한국판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기까지 단 5개월 걸렸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프랑스 제작팀과 협의하고, 대중 예술에는 엄격한 예술의전당 대관까지 성사시켰다."(발췌)

"프랑스 배우들이 출연하는 프랑스어 공연이었는데 커튼콜이 너무 멋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공연을 보면서 ‘로미오 앤 줄리엣’에 매료됐다.  그런데 프랑스어가 아닌 한국어로 편하게 관람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한국어로 된 ‘로미오 앤 줄리엣’ 공연은 제작되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제작을 하게 됐다는 게 최성국의 설명이다. 그러고 나서 3개월 만에 ‘로미오 앤 줄리엣’ 한국어 공연 제작이 결정됐다. ‘로미오 앤 줄리엣’ 한국어 공연은 제작비가 42억원 규모다. 최성국은 그 중 절반가량을 자신의 돈과 직접 뛰어다니며 유치한 투자금으로 충당했다. 또 배우 캐스팅과 연습,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대관까지 모든 일이 어렵지 않게 풀렸다. "

제작자가 최성국씨라는 것은 그냥 놀라시면서 넘어가시면 되구요;(물론 저분의 열정은 인정해야 합니다.뮤지컬계에서 제작사는 일단 빚을 지고 가시는 일이니까요) 저에게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저 5개월이라는 겁니다. 길게는 5..개월이요.물론 30*5= 150일입니다. 짧게는 3월에 서류오디션이 시작되었으니 3월말, 4월,5월, 6월 총 100일 정도 됩니다. 4월부터 오디션을 시작했고 5월부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한 기초 번역, 기본적인 한국화 과정이라던가 그런 시간에 대한 투자를 생각해보자면...2월달에 결심을 하셨으니 3달이 지나면 적어도 4월달입니다. 연습이 5월부터 시작이었으니 그렇다면 4월달 내내 번역과 기초 작업을 하셨다는 건데...정말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오기엔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죠; 그래서 공연을 보기 전에 마음 속에 마구마구 새겨넣었던 것이 해봤자. 길어봤자. 2달이야. 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완성도를 기대하기엔 정말 무리인 작품입니다. 번역이 잘 빠질리 없지만 기대는 하고 있었죠. 결과는 기대에 살짝 못미치는 번역. 주요 곡들의 번역은 잘 빠졌지만 몇몇 곡들은 랩이라고 생각될 만큼 강제로 집어 넣으셨더라구요^^;;

그다음 주저리 .티켓 가격을 vip 15만원으로 책정해 놓은 탓에..;;;;;; 보고 싶긴 한데 가격때문에 손이 떨려서 못 보겠다.라는 의견이 대다수 입니다.
15만원! 그 음향 좋다는 LG아트센터에서 지킬앤하이드가 올려질때도 12만원이었고. 올해 브래드 리틀이 출연하는 지킬앤 하이드 내한 공연 티켓도 14만원인데....롬앤줄이 vip가 15만원, R석이 13.5만원입니다
뭘 믿고 저 가격인지 매니아들이 혀를 내둘렀지요;; 과연 봐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 심하게 만든 작품입니다.

하지만 저 티켓 가격을 그나마 극복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이번 롬앤줄의 화려한 스타 캐스팅입니다.(한 60%는 팬심에 의지한 작품이기도...암..돌맞으려나요.)

로미오 역할 일반인도 아는^^ 신성록씨, 록미오라고 불리고 잇죠^^
진정 노래 부르는 사람 임태경씨
줄리 엣 역할 롬앤줄 최고의 발견!박소연씨, 세미클래식 뮤지컬 여주인공 부동의 1순위 김소현님,
벤볼리오 역할로는 너무 아까운 배우.(로..로미오를 원해요!), 렌트의 마크! 아이다의 라다메스! 등등 원조 꽃미남! 꺄아~ 이건명씨
레이디 캐퓰렛, 더이상 유모가 아닌 캐퓰렛가의 완숙한(?) 여인, 신영숙씨
레이디 몬테규, 우리나라에 이분 만큼 이 역할의 싱크로가 딱 맞을 순 없는 강한배우 강효성씨
캐퓰렛 경,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아버지, 김진태씨.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햄릿에서 햄릿과 레어티스 역을 맞은 김승대씨 등

사실 로미오와 줄리엣 안 보려고 했습니다. 일단 스토리적으로도 뻔한 이야기에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되었고 화려한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을 그닥 좋아하는 편도 아닙니다. 하지만 보게되버렸죠.가장 큰 이유는 캐스트!못보면 몇년 뒤 후회될 몇 안 되는 초연같은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어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배우분이 나오셔서..하하하.네 팬심의 승리입니다.;;)로미오와 줄리엣 빼고도 나머지 분들이 다들 전 작품에서 주연, 주조연을 꿰차신 분들이십니다.  이런 분들이 과연 조연으로 다시 모일 수 있을 까? 싶을 정도의 오묘한 배우들의 만남이랄까요. 물론 완연한 스타캐스팅은 아닙니다. 다들 이제 슬슬 주목받는 배우들이고 그리고 다들 그 실력을 공공연하게 인정받은 1세대 또는 1.5세대 배우분들 이십니다. 그래서 티켓값을 알면서도 눈물을 뿌리며 예약을 했었죠.(물론 전 찬스를 잘 잡아서 상당히 싸게 봤지만요^^:)

이정도로 길고 긴 작품 외 설명을 살짝 마치구요^^;

이제 작품에 대한 후기를 한번 들여다 볼께요. <로미오 앤 줄리엣> 이라는 작품 자체를 객석에서 보는 건 라이센스판이 처음입니다. 물론 DVD판은 무척이나 많이 봤지만요^^;;롬앤줄은 뮤지컬이라기 보다는 오페레타 스타일이 강합니다. 오페라는 극적인 흐름보다는 이미지가 흐르는 극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롬앤줄커플에게 일어나는 사건을 가지고 전반적인 극 흐름을 가져가고 나머지 사람들이 그 사이 사이를 끼워 맞춰가면서 점점 비극으로 치달아가는 극이라고 할까요? 그 정도로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를 상당히 부각시킨 극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두 연인을 주인공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로미오의 변방친구 벤볼리오에게 솔로곡이 놓여져 있구요. 머큐시옥을 죽였다는 장치에 불과했던 줄리엣의 사촌오빠 티발트도 무려 솔로곡이 2개나 됩니다. 각 캐릭터에게 한 장면을 맡김으로서 각 캐릭터의 이미지를 극대화시켜서 뭉글뭉글하게 극을 진행시키는 극이지요. 모 배우님 말씀에 의하면 콘서트같단 말씀도 하시더군요. 그 정도로 노래가 중요시되고 배우가 만들어내는 이미자가 중요한 극입니다. 뮤지컬 티발트도 되구, 뮤지컬 벤볼리오도 됩니다^^ 그 정도로 각 배역이 상당히 중요해ㅈㅕㅅ죠.

 공연을 처음 보고 집에 올 때 딱 생각났던 몇가지 점들이 잇는데 바로 앞에서 그렇게 제가 공들여서 말했던 번역이 좀 많이 아쉽다는 겁니다. “세상의 왕들”이나 “증오” 같은 유명한 곡들은 정말 번역이 속된 말로 잘 빠졌더라구요.^^; 하지만 유모, 신부님 역들의 곡들은 적은 음표 속에 너무 많은 뜻을 집어넣으려는 것들이 보였어요. 들으면서 배우 분들의 딕션의 문제일까 한 음률에 너무 많은 가사를 집어넣으려 했던 것이 문젤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의 랩수준의 노래도 있구요; 아무리 봐도 이따금씩 가사들이 거의 DVD판 자막을 약간 손 봐서 반강제로 집어 넣으셨더라구요.(배우 분들이 살짝 안쓰럽기도 했어요.;) 차라리 고생스러우시겠지만 좀 더 가사를 수정하셨더라면 그런 느낌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세상의 왕들"이나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잘 빠졌습니다^^ 제법 입에도 붙구요.

 무대도 단출하면서도 숨겨진 공간이 있는 무대예요.크면서도 아담하고. 암튼 묘한 느낌이 드는 무대예요.  조명이나 의상의 전반적인 색감은 붉은색과 푸른색의 조화입니다. 대립을 나타내지요. 촌스런 색깔일 수도 있는데 나름 잘 소화했다고 생각해요^^ 의상을 보고 또 앙상블을 보면 두 가문의 가풍이 보여요. 캐퓨렛가의 의상은 몸을 조이는 듯한 섹시하고 우아한 옷입니다. 그리고 이 집안의 사람들을 보면 집안의 규율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고 구조가 상당히 수직적 구조라는 게 느껴집니다. 티발트 아래 몇명의 남성 부하가 있고 남녀가 꽤나 따로 놉니다. 암튼 그들 나름대로의 엄격한 질서가 있습니다. 그에 반해 몬테규가의 의상은 시원시원하고 natural합니다. 그리고 이 가문은 상당히 자유분방해서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권력을 누리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레이디 몬테규가 수장의 자리에 있으니 그런 지도요.
 또 두 가문의 인사법이 다릅니다. 캐플릿은 인사할때 수평으로 팔을 쭉 뻣고 몬테규는 인사할때 수직으로 팔은 부드럽게 올리고 다시 가슴에 대지요. 캐플릿은 각이 잡힌 인사. 그리고 수평이라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자신의 처지를 나타낸 달까. 그런데 비해 몬테규는 서슴없이 손을 위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아래 위에 상관 없는 모습이랄까.... 수직과 수평이 같을 수 없듯 그들의 다름이 느껴지고 이 가문의 나름의 특색이 느껴지더군요. 대충 지어서 말하다면 캐플릿은 수직권력체제 몬테규는 거의 수평권력 체제?!
이렇듯 이 가문의 의상과 인사법은 두 가문의 정치적 성향이라던가 가풍을 적절하게 보여줘요,

전 7월 4일 첫공 과 7월 25일 낮공 그리고 막공을 봤습니다.
7월 4일 첫공에선 록미오, 소연줄리엣, 승대티발트, 재헌머큐시오, 심영주님이셨구요.
7월 25일 낮공에선 록미오, 소현줄리엣, 승대티발트, 에녹머큐시오, 임영주님이었습니다.
8월 2일 막공에선 내경로미오, 소현줄리엣, 승대티발트, 에녹머큐시오, 임영주님이었습니다.


 롬앤줄의 보석같은 존재라면 박소연줄리엣입니다. 어쩜 딱 16세 소녀 감성인지 깜짝 놀랐어요. 너무 순수하고 너무 여린 줄리엣이라 사랑스럽기 그지없더군요.^^문젠 너무 순수한 나머지 철이란걸 모르고 자란 나쁘게 말하면 철딱성이 없는 줄리엣입니다.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기보다는 일단 부모님이 시켜서 일단 반감인 것 같구요. 하지만 사랑에 대한 소녀만의 환상이 가득합니다. 그런 환상을 채워준 로미오를 사랑하게 되구요. 아마 소연줄리엣은 사랑을 꿈꾸었고 이런 환상 속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로미오에게 느꼈어요. 소연줄리엣은 아마 로미오가 첫사랑일꺼예요. 그래서 이 사랑이 정말 진실이구나 하는 생각에 무작정 자신의 인생을 맡겨버립니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이 방해되죠. 그러자 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증오심에 구애받지 않는 그져 사랑의 일희일비에 자신의 삶을 맡기는 줄리엣이에요.

하지만 소현줄리엣은 조금 더 감성적이고 조금 더 여인이예요. 소연줄리엣보단 주변 상황을 좀더 파악할 줄 아는 줄리엣이예요. "그럼에도 로미오를 사랑해"랄까요.그 사랑을 지키려고 아득바득하다가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줄리엣이요.

 성록로미오는 로미오입니다. 네 그져 철 없는 그렇다고 성격 나쁘지 않은 착한 재벌 2세 로미오!!ㅋㅋ 순수한 로맨티스트죠. 전형적인 로미오요. 소연줄리엣과 같이 정말 철 없습니다. 만투바로 추방되도 줄리엣 걱정이예요. 그 정도로 록미오의 눈에는 오로지 줄리엣 밖에 없습니다. 아마 증오심도 사랑에 묻혀버린 걸꺼예요. 없어진게 아니라 묻힌거죠. 티발트를 죽여버린 록미오는 자신이 천성적으로 가지게된 증오심을 증오하게 되거든요.

 태경로미오는 어.쩜. 귀여우신지. 사랑에 빠져서 그 사랑을 주체 못하고 이곳 저곳에 애교를 뿌리시고(ㅋㅋ) 다니시는 귀여운 청년입니다. 본래 철이 없다기 보다는 사랑에 빠져서 자기 앞가림 못하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사실 태경 로미오를 보게 된 계기가 "두려워"라는 부분이 록미오보다 뛰어나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저에게 제일 좋았던 장면은 "두려워"라기 보다는 "모두 수군대"에서 로미오의 처세였어요. "모두 수군대"는 머큐시오와 벤볼리오가 사랑에 빠져서 어쩔줄 모르는 로미오를 다독이고 따집니다. 이에 대해서 로미오는 변명을 하는 곡이예요. 이때 록미오는 그런거 아니라면서 난 배신한게 아냐라며 너희는 알지 못한다며 투덜거렸다면 태경로미오는 사랑에 빠진 채 자신의 사랑을 주장하고 친구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하더라구요. 처음엔 해맑게 웃으면서 배신은 아니라며 해맑게 웃던 로미오가 점점 가면 갈수록 안 알아주는 친구들이 답답했는지 자신의 사랑을 주장하면서 친구들을 설득해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절대 설득 될리 없다는 것을 알자. 삐진 듯이 달려가더라구요. 정말 사랑에 빠지면 저렇게 사랑스러워 지는 구나 할 정도로 사랑하는 모습이 너무 이뿐 로미오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죽는 건 이해 못하겠네요; 여자친구가 죽엇다고 죽나요; 아직 그정도의 사랑을 못해봐서 그런가..쿨럭..)

성록로미오는 철 없는 아이인채로 사랑에 빠져서 어쩔줄 모른다면 태경로미오는 성숙한 로미오가 사랑에 빠져서 오히려 아이가 되어간다고 할까요.ㅎㅎ


  건명벤볼리오는 뮤지컬 <벤볼리오>라고 할 정도로 정말 이 롬앤줄이라는 극에서 화해와 증오의 사이에 서있는 캐릭터입니다. 처음엔 가볍지만 점점 무거운 캐릭터가 되어 최종 장면에서 젊은이들의 고통을 대변하는 느낌이 들었달까요. 물론 건명배우님께서 창조해내신 캐릭터죠. 이 벤볼리오는 처음부터 싸움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말리고 웃으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죠.
레이디 캐퓰렛는 섹시한 여성이라기 보단 삶에 순응해온 사람이고 레이디 몬테규는 거칠면서도 모성애가 강한 여성이더군요. 하지만 이 두 여성은 초반에도 보이듯 이 두 가문의 증오를 정말 증오하며 언젠가 끝나길 바라면서도 증오는 멈추지 않는 안타까움이 보이구요. 그런데 캐퓨렛 경은 뭔가 허전해요; 하지만 줄리엣을 사랑하는 마음은 외동딸을 둔 우리 아빠도 그러시겠거니(;;) 했어요. 그리고 유모는 사실 줄리엣에게 반말을 써서 순간 놀랬어요. 유모가 시녀라서 존댓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친 엄마처럼 반말을 쓰더군요. 좀 의아했달 까 그리고 유모와 신부님은 중립을 지키면서도 흔들리는 역할인데 뭔가 중심을 지키는 것이 살짝 부족해 보였어요.

 재현머큐시오. 강한 머큐시오! 의리파, 의리로 똘똘 뭉친 로미오의 형같은 친구랄까요. 그에 비해서 에녹 머큐시오는 누군가 그러더군요. "광기의 아이돌" 정말 남 속 뒤집는 것에 능한 재주가 있는 머큐시오입니다. 조금은 어리숙하고 장난끼 다분한 아~주 자유로운 보헤미안 음유시인! 사실 머큐시오 캐릭터가 워낙 자유분방한 아이라서 그런 것 같은데 저에겐 되게 나쁜 아이로 보였어요. 티발트를 조롱하고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버린 어쩌면 딱 타이밍 맞춰서 죽을 짓 했던 아이.;;; 하지만 또 안타깝죠. 티발트의 속이 시커멓게 미쳐버린 것만 미리 알아 차렸어도 죽음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요. 사실 티발트 조롱하는 것은 머큐시오가 평소에 하던 할 일 중에 하나였을 테니까요.


 그리고 티발트. 죄송합니다. 팬심으로 인해서 보강 티발트를 보지 못했어요;; 사실 되게 보고싶었어요. 더블 캐스트 중에서 가장 차이가 큰 캐릭터가 티발트였다는 후기들.
이미 자신의 불후한 인생과 이룰수 없는 사랑을 체념하고 강단있고 냉정하게 임했다더라는 보강티발트와 자신의 불후한 인생과 사랑에서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서 눈물 뿌리며 발악하고 분노한 승대티발트
꺄아..이렇게 색다른 더블 캐스트는... 많이 오지 않을 터인데;;; 자금이 없어서...;;; 일단 전 승대 티발트에 대해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라이센스 공연 자체에서 티발트 자체의 비중이 엄청 늘어버렸어요; 단순 조연인 티발트가 주요 조연이 되어있더라구요. 승대배우님 측면으로 보자면 워낙 디테일한 연기를 하시는 배우님이라 대극장이라 걱정많이 했는데 그곳에서 자신의 특징을 부각 시키시려고 노력 많이 하셨습니다^^;; 우리가 알던 프랑스 뮤지컬 속 티발트가 아니랄까요. 초반부터 쾅쾅 터뜨리는 분노의 티발트가 아니랄까. 우리가 알던 티발트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니 저렇게 나오는 구나…….배우님이 얼마나 고민을 많이 하셨는지 느껴질 정도랄까. 그 덕분에 전 롬앤줄을 보고 나면서 느낀 게 티발트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던 또 다른 롬앤줄 면모을 알게 되었지요. 후...이건 나중에가 가서 언급 하겠습니다^^ 그럼 돌아가서 라이센스에선 티발트의 사연이 변두리가 아닌 극의 정중앙은 아니지만 중앙에 위치 시켜서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이 두 가문의 갈등을 극대화시키고 그리고 티발트가 왜 머큐시오와 로미오에게 그렇게 눈이 뒤집히면서까지 칼을 들이밀 수밖에 없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주더군요. 사실 전 왜 티발트가 머큐시오와 로미오에게 칼을 들이밀었는가에 대해서는 이해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미친 남자라는 게 티발트의 평가죠. 우리가 알고 있는 티발트는 욱하는 성격의 사내로 결국 혈기를 참지 못해 줄리엣의 사랑을 받는 로미오를 질투해 머큐시오를 죽여 버린 다혈질 캐릭터죠.
 하지만 여기서 승대 티발트는 몇 가지가 추가됩니다. 줄리엣을 향한 티발트의 애타는 사랑과 티발트의 본래 성격이라 추정되는 나약하고 여린 면을 추가시켰습니다. 단지 이 두 가진데 티발트라는 캐릭터를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려놨어요. 원작에서 대사가 총 a4용지 두 세장 될까 말까하는 역할을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려봤자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랫어요;;; 그냥 몇번 분노하고 들어가시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사람의 인생이 분노만 하는 인생이 아니 듯 티발트의 인생을 그려 넣으려고 하는 배우님의 노력이 보였달까..으흠;;

(승대배우님 팬으로써 몇 마디 추가 하자면 승대배우님은 2시간 동안 나타내는 것이 그 인물의 인생의 그 긴 시간 중에 2시간이라고 느껴져요. 한 배역의 인생이 어렴풋이 보인다고 할까나요..;)


 그럼 이젠 전반적으로 작품을 풀어볼께요. 하지만 전...승대티발트를 기준으로 극을 풀어보려고 해요^^그런데 제가 무조건 김승대배우 팬이라서가 아니라 이 작품 자체에서 티발트라는 배역이 이 극의 긴장감과 전체적 비극의 또 다른 시작이고 꼭 얽혀진 그 실의 시작이라서 언급 안 할 수가 없네요. 즉, 티발트가 극 흐름의 곁가지가 아니라 어느 정도 축을 담당하고 있어요^^

 

 티발트의 시점에서 극을 보면 또 다른 것들이 보이거든요. 바로 사랑과 증오(환경)의 싸움. 롬앤줄의 모든 사람들은 사랑과 증오라 불리는 환경 속에서 우왕자왕거립니다. 그리고 이 극에서 사랑과 증오라는 포인트를 건드리는 건 주인공인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먼 변방의 캐릭터였던 티발트입니다. 그래서 티발트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롬앤줄을 한번 써보려 합니다.

일단 티발트는 사랑과 증오, 이 모든 사건 사고에 관련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캐퓰렛의 젊은 수장 격으로 머큐시오와 대립을 이루면서 두 가문의 대립을 상징하지요. 그리고 줄리엣을 짝사랑한다는 것을 극 초반부터 나타내면서 점점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무르익어 갈수록 철저히 영향을 받습니다. 즉, 이 커플이 즐거울수록 티발트는 점점 무너져 내리지요. 물론 순수한 줄리엣은 알 길이 없지만요. 극 전반적으로 보면 극이 흘러갈수록 티발트는 그 상황에서 항상 다른 사람들과는 동 떨어진 행동을 하고 있어요. 뭔가 튀는 행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행동, 네, 극이 진행될수록 외로움이 묻어나옵니다. 게다가 이 극은 티발트의 가슴 아픈 개인사로 인한 숨겨져 있던 감정까지 더해주면서 티발트를 부각시킵니다. 사실 저도 1막이 끝나고서도 오지랖이 참 넓게 티발트란 캐릭터를 부각시켰는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결국 2막서 깨달아지더군요. 티발트가 머큐시오를 죽이는 장면, 이 비극의 시작이 되는 장면에 진정성을 불어넣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티발트가 머큐시오를 죽이는 것이 단순히 줄리엣을 사랑한 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극에선 단순한 혈기 때문은 아닙니다. 단순히 그 때 막 뿜어져 나온 혈기가 아니라 티발트 가슴 속에 파묻혔던 이젠 굳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상처응어리가 터져버린 것입니다. 그 때문에 광기를 보이게 되고 결국 머큐시오를 죽임으로써 로미오와 줄리엣 이 커플에게 비극은 자초하는 역할이 되어 버리죠. 결국 정말 저주와 폭력의 아이로 남아버린 티발트.

  나름 되게 단출하게 적어 넣었는데 극 흐름을 따라가면서 자세하게 풀어 놀게요.

  티발트는 처음 등장할 때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입니다. 꼭 캐퓰렛가의 수장처럼 말이죠. 철저하게 몬테규를 증오합니다. 가죽 장갑을 낀 왼손으로 머큐시오를 조롱하면서 말이죠. 그 다음 장면 "구혼"에서 티발트는 머큐시오의 여자친구를 매몰차게 덮칩니다. 공연 중반부터는 일어서서 덮치더군요;;
그 후 파리스가 와서 구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전 dvd판 속 파리스 백작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멋쟁이 파리스백작이구나 오호!" 하던 중에 뒤에 티발트가 뭔가 우울하게 등장합니다. 그래선 파리스 백작이 뭔가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뒤에 티발트에게 조명이 가면서 줄리엣을 나에게 주시오 하는 말을 백작이 아닌 티발트가 애절하게 말합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하더라구요. 패리스 백작의 말을 빌려서 남 몰래 줄리엣에게 고백하는 티발트를 보면서 저 정도로 줄리엣을 사랑했다는 것이 절로 느껴지더군요. 이렇게 줄리엣의 결혼 소식을 알아버린 티발트는 어쩔줄 모르며 마구 절망하며 뛰어나갑니다.

 그리고 시작된 무도회장. 이 무도회장은 패리스 백작과 줄리엣을 만나게 하기 위해서 캐플렛 경이 개최한 겁니다. 하지만 이걸 알리 없는 티발트. 패리스 백작을 향한 티발트의 무한 시기 질투가 시작됩니다. 파리스백작 손에 이끌려져 춤추는 줄리엣을 “빼앗아”서 춥니다. 다시 빼앗겨도 다시 차지하시는 티발트군. 결국 파리스백작과 티발트는 신경전을 펼치고, 눈치를 보면서 줄리엣을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고 줄리엣은 그런 사촌오빠의 모습에 오라버니가 왜 여기 있지? 하면서 의아해합니다. 네, 우리 줄리엣 양은 순수소녀인겁니다. 그런 줄리엣을 바라보며 결국 포기하고 자신의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리지만 여기서 느껴지는 건 파리스를 향한 티발트의 질투심 작렬!
 또 이런 중간 중간 로미오와 친구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무도회를 즐깁니다. 사실 모든 배역들이 흰 옷을 입고 있는 지라 누가 누군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자세히 보다보면 누가 누군지 뻔히 보여요. 아마 구분 안되게 흰 옷을 입혀놓은 것이 캐플릿과 몬테규의 장벽이 없는 순간 두 남녀가 눈이 맞았다는 것을 강조함이 아니련가 싶었습니다. 관객도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그런 순수한 느낌을 보여준게 아닐까.암튼 이렇게 로미오와 줄리엣은 눈이 마주치고 그들의 눈에서 불꽃이 튀기자 이 둘은 가면을 벗어서 떨어뜨립니다. 줄리엣과 로미오는 자신들이 서로 찾던 사랑이란 걸 알고 점점 다가가 갑니다. 사랑을 고백하면서요. 그런데 사실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바로 이 장면이입니다. 이 모든 상황가운데 티발트가 무대 왼쪽 앞 구석에서 줄리엣이 떨어뜨린 가면을 손에 넣고선 매만지는 겁니다. 티발트의 손길이 너무 고귀한 걸 만지듯 조심스러워요. 이리저리 그녀의 온기가 닿은 물건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조심스레 살펴보는 듯한 모습 그 가면을 품속에 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들키면 안 되는 이룰 수없는 사랑이란 걸 뻔히 알기 때문이었을 까요. 너무 조심스럽게 자신의 사랑을 가슴에 묻더군요. 그런데 로미오와 줄리엣이 키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마구 그 둘을 갈라놓습니다. 몬테규가의 사람들을 발견한, 게다가 줄리엣에게 다가가는 걸 보게 된 티발트는 뛰어다니기 시작합니다. 줄리엣을 말리고 몬테규사람들을 ㅉㅗㅈ아내려고하지. 결국 다른 사람들(캐퓰렛)에게 말려지지만, 결국 자신의 짝과 춤을 추면서도 티발트의 시선은 언제나 줄리엣이더군요. 춤을 추든 뭘 하든 관심사는 오로지 줄리엣. 춤도 일단 추긴 추면서도 시선과 몸과 마음은 줄리엣을 향해있었습니다.

  이처럼 티발트는 자신의 짝사랑을 숨기려고 하지만 또 빼앗기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기 것이 될 순 없지만 남에게 주기 싫다는 나쁜 심보죠. 하지만 원래 짝사랑이....표현하게 되면 나쁜 이기적인 사랑이니까..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던 티발트는 삼촌인 캐퓰렛 경에게 찾아옵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모두 멈춰서 서있습니다. 티발트와 캐퓰렛 경만의 대화처럼요. 그리고 티발트는 여기 무도회에 온 사람들이 몬테규가 아니냐고 ㅉㅗㅈ아내자고합니다. 고자질이랄까요. 아주 좋은 정보를 캐퓰렛 경에게 건냅니다 .하지만 캐플렛 경은 "내가 연 무도회니 네가 참관 말아라."라고 합니다. 자신은 로미오에게 별로 악의 없다며. 사실 여기서 티발트는 줄리엣이 로미오와 함께 있었다는 말을 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하지 않더군요. 줄리엣에게 피해가 갈까봐 그랬을 까요. 암튼 티발트는 삼촌에게 대들지만 결구 이 집주인 네가 아니라 나라면서 성질 좀 죽이라며 삼촌에게 한마디 크게 듣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티발트는 성질을 못 죽이고 성질을 냅니다. 하지만 뭔가 깨달은 것 같았어요. 이곳의 주인이 네가 아니라는 삼촌의 말에 티발트는 자신을 되돌아보기 시작합니다.

  그 다음에 부르는 곡이 바로 "내 잘못이 아냐."  “우리가 간직한 추억은 모두 아름답지”라며 슬픈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가사는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린 시절 난 불후했다. 난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자라왔을 뿐이다. 저들을 증오해야한다며. 난 모든 것을 잃고 난 가진 게 없다. 난 저주의 아들이다.’ 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풀어냅니다. 그런데 이런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티발트가 사람들에게 다가갑니다. 그런데 티발트의 손길이 닿는 사람마다 무력하게 쓰러져 버립니다. 모래 석상이 무너지듯 무너져 내립니다. 티발트는 화들짝 놀라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다가가지만 모두 무너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너져 내리자 티발트는 원망스러운 듯 사람들을 마구 무너뜨립니다.

 이 안무를 보면서 티발트의 어린 시절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다가가는 것마다 무너지고 자신이 하는 것마다 무너지는 모습. 사람들이 무너지고 망가지는 자신의 주변 상황을 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눈물로 절규하고 절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티발트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해야 할까요. 게다가 입은 옷이 하얀색이여서 그럴까 티발트는 원래 본성이 다혈질이 아닌 정말 착한 아이고 예쁜 아이였는데, 선대가 물려준 이 두 가문의 증오심이 그에게 검붉은 옷을 강제로 입혀 놓았다고, 증오로 망쳐놓았다는 생각이 들자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사람들의 추억은 아름답지만 티발트에게 추억은 저주이며 절망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리오네트 장면. 이때 새하얀 옷을 입은 티발트를 비추는 새빨간 조명. 티발트의 불운한 운명을 보여주죠. 게다가 죽음의 손동작에 따라서 일어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며 티발트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체념을 하기 시작합니다. 저주의 아이라는 운명과 손에 피를 묻혀하는 운명에 이건 아니라며 온몸으로 절규합니다. 하지만 자신 앞에서 서 있는 머큐시오를 발견하면서 슬픔을 숨긴채 결국 대립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새하얀 티발트가 붉은 증오의 청년으로 바뀌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티발트의 인생을 지나가는 영화 필름처럼 보여주는 장면이죠. 참 좋은 장면이고 참 가슴 아픈 장면인 것 같아요.

  그 후 유모가 몬테규가에 등장해서 이리저리 희롱을 당하는 장면에서 캐퓰렛도 같이 나오는데, 모두 간단한 동작을 함께 반복하는 반면에 티발트는 저 성벽에서 우울한 듯 뭔가를 응시하고 있어요. 모두 같은 상황에 있는 반면 자신은 그 상황에서 동 떨어져서 뭔가 홀로 서 있어요. 정말 외롭게 아니 이건 고독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아요.

여태까지의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불후한 삶을 살아온 티발트.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런 자신을 만든 어른들에게 원망을 돌립니다. 난 이렇고 싶지 않았다면서 어린 시절은 나에게 지옥 같았다며 한 없이 슬퍼합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오래 전부터 줄리엣을 짝사랑했습니다. 그녀를 그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무도회장에서 권력자 파리스를 밀칠 정도로 말이죠. 그러던 중 소문이 퍼집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에 빠졌다. 결혼했다.

 

 그 때부터 티발트는 미치기 시작합니다. 자신 안의 자격지심에 살면서, 하기 싫은 짓을 하고 배워가면서 커갔죠. 그나마 줄리엣을 바라보면서 그마나 행복을 느꼈는데. 이젠 어떤 늙은 백작한태 팔리듯 시집을 가서 안 그래도 줄리엣을 가지지 못해서 미치겠는데, 자신의 원수라고 배워온 그 가문. 아예 이젠 완전 그 원수 가문의 아들과 놀아난다는 겁니다. 게다가 그 둘은 서로 사랑하는 거죠. 그에겐 단순히 로미오가 줄리엣을 사랑하는 것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닌 바로 줄리엣이 로미오를 사랑하는 것에 화가 납니다. 원수의 아들, 로미오. 어떻게 보면 원수의 아들과 사랑하느니 차라리 자신과 결혼 하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그는 생각하죠. 티발트는 맘속으로 외치고 있더군요.

 

‘로미오, 용서 못해. 원수인 네가 어째서 줄리엣의 사랑을 받는 거야!!!!!!! 널…….용서치 않아.’

원수에 의해서 자신의 삶을 빼앗기고 사랑마저 빼앗겨버린 남자. 총체적 난국의 삶을 살아온 이 남자는 드디어 미쳐서 몬테규가로 쳐들어갑니다.

물론 겉 표면 복수의 목적은 이미 결혼이 결정된 자신 가문의 여인을 사랑한 로미오를 죽인다지만 그 안에 있는 사정은 꽤나 복잡한 사연이죠. 휴...

특히 막공때의 "오늘이야"은 티발트의 독백이자 스스로를 향한 솔직한 마음의 고백이라고 느껴졌어요.아마 전엔 티발트는 자신이 줄리엣을 사랑한다고 직접적으로(아마 자신은 완전하게 납득한 정도) 느끼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줄리엣을 아낀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자신의 감정이 어디까지인지 스스로 감지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패리스 백작의 고백때 부터 서서히 자신의 마음을 알아간다는 생각이 강했어요.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 사랑한 소식을 듣자 자신의 마음이 점점동요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에는 자신이 줄리엣을 사랑한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공표한 곡이란 느낌이요. 그래 난 줄리엣을 사랑해. 그래 그래서 난 로미오를 죽일꺼야!!!

점점 달아오르는 복수와 증오의 열기

그런데 머큐시오가 결정적으로 도발합니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결혼을 하는 사촌을 사랑'이 라는 말로 티발트를 건드립니다. 티발트는 그 말을 듣고 엄청 당황합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식으로 말이죠.

또 분노합니다. 바로 줄리엣을 사랑하는 티발트를 조롱하는 말입니다.  (게다가 이건 티발트 입장에선 줄리엣까지 모독하는 말이라고 생각되어지더군요. 그래서 티발트가 다른 때보다 더 열 받았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사실 티발트는 이 사실이 숨겨지길 바랄 겁니다. 소중히 생각해온 열심히 숨겨온 금단의 사랑이 와장창 밝혀진 거죠, 그런데 더 큰 문젠 이런 사실이 자신의 가문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밝혀져 버린 것이죠. 물론 가문 사람들은 코웃음 칩니다. 절대 아니라며 비웃죠. 하지만 티발트 자신은 안 그래도 자신을 강하게 보이기 위한 허세로 지켜오던 습관화된 당당함과 거침없음이 무너져버릴 상황에 온 겁니다. 미래의 캐퓰렛 수장으로써 사람들에게 자존심까지 상해져버린 상황.  물론 티발트도 머큐시오에게 "로미오의 개라며" 도발을 하지만 이미 많은 데미지를 입어버린 티발트…….이때부터 티발트는 정말 자신의 분노를 마구 들어냅니다. 강하게 보이려던 분노가 아닌 자신의 속에서 끓어 왔던 숨겨온 분노를요. 네가 나를 안다는 분노랄까…….
 사실 어떻게 보면 티발트의 약점을 안 머큐시오의 당연한 행동일는지도 모릅니다. 평소와 같은 행동이요. 원수를 조롱하는 건 약점을 비꼬는 거니까요. 하지만 티발트는 오래전부터 이래저래 속이 타왔고 적절한 타이밍에 머큐시오는 티발트의 마음에 불을 질러버렸습니다. 결국 극은 더욱 더 치밀한 긴장감으로 뻗어나가죠. 그리고 시작되는 듀얼. 공연을 3번 보았는데요. 막공을 향해 갈 수록 표효하는 하나의 미친 짐승이 되어가는 티발트를 보면서 섬짓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막공때의 광기는 상상을 초월한 광기였어요. 머큐시오가 온몸으로 말하는 광기는 몸이 감당할 수 없는 무언가의 열기였거든요.하지만 그동안의 광기는 짐작가능한 광기였어요. 하지만 막공때의 광기는 정말 사람이 짐작할수 없을 정도로 가슴속에 정말 광기라는 "존재"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온 몸이 오싹했어요. 그렇게 근엄하고 냉정한척하며 여린 마음을 숨겨왔던 티발트. 외부의 상처에도 아랑곳 하지 않앗지만 그 상처가 덧나고 덧나고 또 덧나서 더이상 터지지 않을 그 굳어버린 상처를 터뜨린 그 광기. 그 광기가 어서 나왔을 까하는 생각이 정도로 혀를 내두르며 뭔가 표현 할 수 없는 무언가.
 
이런 긴장감 속에 등장한 로미오. 티발트는 로미오를 보면서 더더욱 분노감에 휩싸이고 칼을 듭니다. 하지만 결국 어이없게도 그를 감싼 머큐시오가 죽게 되죠.

처음에 티발트가 머큐시오를 죽일 때는 죽이고 나서 되게 당황스러워합니다. 그런데 그 당황이 점점 그게 큰 환희로 바꾸어지더니 엄청나게 큰 웃음소리를 내더니 머큐시오를 찌른 칼을 마구 보여주면서 다시 웃음 띤 얼굴로 죽어가는 머큐시오에게 다가가서 조롱하며 되물어요 무슨 말이냐며 그를 추궁합니다.그런 티발트를 밀 처내며 다가가는 몬테규 사람들, 티발트는 흥분해서 로미오에게 다가가지만 자신 가문 사람들에게 말려집니다.  이렇게 광기에 미쳐버린 티발트가 숨을 고르며 앉아있을 때 다가온 여자친구를 감싸 안아요. 티발트가 유일하게 의지 할 수 도 있었던 사람은 아마도 자신의 여자 친구이겠죠. 분명 여자친구는 어깨를 내주었지만 티발트는 그 마음을 열지 않았어요. 그에 대한 미안함, 의지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감정이 묻어있었어요.

머큐시오가 죽어갈 때 죽음이 티발트에게 다가가갑니다. 그리고선 뭔가 수작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티발트는 이상함을 느낍니다. 뭔가 불길함과 뭔가 이상함.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로미오의 칼에 찔린 순간 그는 부르부르 떨기 시작하고 결국 쓰러지고 맙니다. 칼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하죠.

이 티발트의 죽음으로인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실질적인 첫 시련이 오게되고 이별을 마지합니다. 결국 티발트는 이 연인에게 저주의 아이가 되버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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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격지심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아픔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머큐시오가 도발을 일으키자 미쳐버리고 로미오까지 나타나자 결국 파멸해버리는.....이로써 티발트가 왜 머큐시오를 죽일 수밖에 없었냐는 진정성이 생기더라고요. 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티발트가 너무 안타까웠어요. 총체적 난국의 삶을 살아온 남자의 파멸. 그 자신이 원한 그 어떤 것도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가 아닌 물려받은 증오로 인해서 얻지 못한 자

티발트를 통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만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낸 사랑과 자신에게 맡겨진 증오. 이 두개의 싸우는 투쟁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 속 남 부러울 것 없던 다섯 청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부유하고 부족 할 것 없는 환경 속에서 고통을 받으면서 미쳐갑니다.


줄리엣은 자신이 사랑하지 않은 사람과 결혼하기 싫다며 울부짖고, 결국 순수한 사랑 로미오를 찾아요. 하지만 그 사랑이 비극이 되려하자 모든 걸 버리고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죠.

로미오는 순수한 사랑을 찾았지만 결국 몸속 깊이 배어있던 (또 배워왔던) 복수와 증오로 인해서 티발트를 죽여 버리게 됩니다.자신도 모르게 순간 사랑을 버려버리게 되죠. 그로 인해서 자신의 사랑마져 잃어버립니다.

머큐시오도 어떻게 보면 자유분방한 소년이지만 결국 증오와 복수에 휘말려 두 가문을 저주하면서 죽고

벤볼리오는 활발한 성격의 한 소년이 두 가문의 증오로 인해서 자신의 친구들을 모두 잃게 되면서 절규하고

티발트 역시 두 가문의 증오로 인해서 결국 자신의 성격마저 변해버리면서 스스로 파멸과 전반적인 불운의 시초을 초래합니다. 머큐시오를 죽음으로 몰고 가버리죠.


‘이 젊은 다섯 명의 아이들이 물려받은 증오(환경적 요인)만 없었더라도 이러한 상황이 아니였을텐데.’하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아프더군요.


상황과 환경 관습이 정말 뼛속 깊이 남겨서 사람을 홀리게 하는 사랑마저 잠식 하게 만든 다는 것이 말이죠. 물론 로미오와 줄리엣의 죽음으로 다시 증오가 없어지고 사랑이 되돌아오려고는 한다지만 이 아이들의 죽음, 슬픔과 절규는 어떻게 할 건지.... 또 그들의 골은 어떻게 치유해 나갈 껀지.

 사실 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참 싫어해요. 바보 같은 사람들의 바보 같은 죽음과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저 다섯 남녀를 티발트덕분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이 넘 안타깝고 그들이 너무 애쳐롭더라구요.

전 정말 롬앤줄 진짜 싫어합니다. 등장인물들이 이해가 안가서 싫어요. 하지만 이번 롬앤줄 이해까지는 아니지만 그들의 인생에 애처로움과 눈물과 슬픔을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아랫 글은 제가 팬클럽에 올렸던 글인데요. 팬심에 치중한 글이라서 어떻게 보일진 모르지만 뭐 제가 느낀 한 배역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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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한척하는 여린 티발트. 티발트가 머큐시오의 우위에 있다거나 대등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광기와 카리스마가 떨어지지 않는...
뭔 가 달랐어요. 남성적이고 미칠 듯이 강렬한 티발트가 아니라는 것에 놀랐어요.
톰 로즈의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티발트라고 예상했었기에 그 이미지에 익숙해져있었는데...

배우님의 티발트는 너무 달랐어요. 문화적 충격이라면 충격일 정도로 달랐죠. 호불호도 상당히 갈렸구요. 강한 티발트가 아닌 강한척 하고 있는 티발트. 게다가 머큐시오에게 놀림아닌 놀림을 받으며 자신을 추스르면서도 결국 폭발해버리는 그렇다고 해서 머큐시오의 위에 있지 않고 아래 있으면서 정말 감정적으로 폭발해 버린 티발트요. 그렇게 머큐시오에게 밀려가는 느낌이 들면서도 그 광기의 카리스마는 절대 지지 않는 희귀한 존재. 아마 감정적이 아닌 이성적으로 나갔다면 티발트는 아마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미 감정적으로 나가버렸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예고 되었고 그의 죽음이 이해 되었죠. 하지만 그 감정적인 이유가 더 가슴에 와 닿았던 것은 단순하게 줄리엣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닌 자신의 인생에 대한 감정적인 불만이 뒤섞여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폭발이라는 거죠. 배우님이 "내 잘못이 아냐"에서 그 짧은 시간동안 구축해 놓은 티발트의 인생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폭발. 그 때문에 더욱더 티발트의 인생에 대해서 이해 할 수 있었고 더 이상 그는 악역이 아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써 존재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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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티발트 덕에 또 다른 극을 발견했으니 이 극에 만족 했답니다. 물론 듀얼 뒤에 오는 그 지루함을 견디느라 조금은 힘들었지만요;;;;
이구...나름 열심히 받은 감동 그대로 전해보려 노력했는데... 역부족입니다. 역시 공연은 봐야 돼요.......ㅋㅋㅋㅋ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13:2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