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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게임성 자체도 물론 나무랄데 없지만, 세계관이 정말 일품이죠. 가장 대표적인 시리즈인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의 세계관 설정을 보고있자면 약간 오버해서 말 그대로 톨킨이 울고갈정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게 워크래프트 세계관인데요, 원래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에 비해 훨씬 인지도가 낮았던 시리즈였음에도 불구하고, WOW(월드오브워크래프트)라는 MMORPG의 대흥행으로 인해 오히려 다른 두 시리즈에 비해 더욱 탄탄한 세계관을 자랑하는 시리즈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워크래프트를 처음 접한건, 초등학교 2학년때였나 3학년때였나... 워크래프트2 합본팩(오리지날+확장팩)을 생일선물로 받았을 때 였습니다. 저에게 있어 최초로 영어사전을 옆에 놓고 플레이하게 만들었던 게임이었지요. 그 어린아이가 푹 빠질만큼, 당시 워크래프트2의 시나리오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제가 워크래프트 ㄴㄴ 오크래프트... 를 외치며 오크의 신봉자이긴 하지만, 2시절에만 해도 휴먼 얼라이언스 역시 폭풍간지였습니다. 특히 휴먼 엔딩에서 오크들을 다크포탈로 쓸어담는 카드가의 눈빛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개인적으로 워크래프트3에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휴먼종족이 아서스의 배신으로 인해 거의 깍두기로 전락한 점이라던가, 해상전이 없다는 점이라던가...)
어쨌든, 당시에 제가 더 좋아했던 종족은 휴먼이었습니다. 매뉴얼에서 '그리폰라이더들은 딱히 얼라이언스에 충성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라는 문구를 읽고 '혹시 얘네 뽑아서 가만히 놔두면 우리편 공격하지는 않을까?' 하는 말도안되는 상상으로 그리폰을 뽑고 10분여동안 가만히 기다려보기도 했었지요.
특히, 휴먼 미션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좋아했던 음악이 바로 이 음악이었습니다. 게임음악이 결국 게임의 부차적인 요소라는 것을 생각하면 가장 좋은 게임음악은 바로 그 게임에 가장 잘 맞는 음악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음악은 최고의 게임음악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오그린 둠해머가 오크그런트들을 이끌고 쳐들어오기 직전, 휴먼 진지에서 안두인 로서경의 연설을 듣고있는 풋맨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지요.
제가 원래 게임 안하는 친구들에게도 닥치는대로 게임음악을 전도(?)하는게 취미인데, 이상하게 이 음악은 별로 관심이 없더군요 애들이... 역시, 이런 음악은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해본 사람만이 그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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