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에 미치다' 초대권 이벤트로 당첨되어 뜻하지 않게 공연 하나를 보고 왔습니다.

프로그램은
J.S Bach - Magnificat
Mozart - Requiem
이었습니다.

  솔직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에 대해서는 독일 사람이구나 정도로만 알고 갔습니다. 정말 유명한 빈, 베를린. RCO 정도만 아는 수준이라서요...

  두 곡 다 실제 연주로는 처음 듣는 곡들이었습니다. 따라서 걱정반 기대반이기도 하고 초대권 이벤트를 많이 하는 공연은 분위기가 안좋은 적이 많아서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무더위를 뚫고 땀 뻘뻘 흘리면서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바글바글했습니다. 티켓 라인 중에 이 초대권 라인이 제일 길기도 했습니다. 흥행 측면에서는 합창단까지 다 내한이면 비용이 꽤 들텐데 수익이 얼마나 남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공연 전반에 대해 느낀 점은 첫째는 신토불이였습니다. 합창 가사들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어에서 나오는 발음과 같은 음악적인 효과들은 한국 합창단들이 할 때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 성악가 중에 해외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많은데 이 분들이 이런 문화적인 차이를 뚫고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을 해보니 더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둘째는 오케스트라의 활쓰기에 관한 점입니다. 지난 주 토요일, KBS의 공연에서 온더스트링 상황에서 스피카토 등이 등장하면 소리가 상당히 지저분하게 나는, 즉 강하지만 압력이 깔끔하게 가해지는 것도 아닌게 아쉬었습니다. 바흐와 모차르트이기 때문에 연주자들도 눌러서 내는 소리 없이 최대한 악기 자체의 울림을 이용해야한다는, 지난 토요일과의 프로그램 차이에서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쓰기의 문제를 보이는 어떤 오케스트라들을 떠올리면 ... 마치 왜 한국 선수들을 임팩트 있는 슈팅을 못때리냐와 같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공간감이었습니다. 전에 서울시향의 다프네스와 클로에 공연에서는 합창의 강약 조절이 공감감이 있다기 보다는 원근감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포르테에서는 공간이 팽창하고, 피아노에서는 공간이 수축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바흐의 곡에서는 느끼지 못했고, 모차르트 레퀴엠에서 이런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연에서 전반적으로 트럼펫이 피아노에서 불안하게 떨리는 것도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전반부에서 합창이 파트별로 일관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한 파트조차 시작은 같이 시작해서 끝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나아졌지만 다른 솔리스트들에 비해 테너의 성량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성량이 다른 분들에 비해 작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만 오케스트라나 합창과 함께 나올 때, 구분되는 개성이 없었달까요?

     이 공연보고 나니 이번 하반기에 오는 밤베르크, 빈필, 도이치 방송 등등 ... 많은 단체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9월 초에 국립 합창단 공연도 있던데 그것도 궁금해지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7: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