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넘어갈 후기인거 알지만 짧게 후기 남깁니다.

피아니스트 김다솔의 리사이틀이였습니다. 금호아트홀 - 아름다운 목요일 : 페스티벌 오브 피아니스트 무대 중 하나입니다.

김다솔의 단독 리사이틀을 본 것은 처음입니다. 보통 다른 이들의 리사이틀에서 반주자로 나오는 모습만을 보아서 홀로 무대에 서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선곡은 쇼팽 op.28, 24개의 프렐류드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D.960(기억나는 대로 쓰는 거라 틀릴수도 있어요..)

김다솔은 성실하게 묵묵히 갈 길을 걷는 수행자 같았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프렐류드와 소나타 하나하나 준비를 열심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렐류드의 경우 피아노에서 잡음이 들리고 조용한 부분에서 관객 매너 때문에 조금 아쉬었습니다. 하지만 김다솔 자체에서는 많은 연주자들이 이렇게 성실하게 해석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쇼팽 전주곡도 그렇지만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도 매우 잘 알려진 곡입니다. 그 중에서 크게 기억이 남는 것은 2악장이었습니다. 서정적이기도 하고 주제부가 워낙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공연 끝나자마자 같이 간 친구에게 2악장이 대박이었다고 예습으로 다양한 연주자의 곡을 들었지만 오늘의 2악장은 정말 몽환적인 매력이 강렬했다고 흥분해서 말했습니다. (피알못이라 페달링 같은 기술적인 부분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 곡 모두에서 초반에는 에스프레스 내릴 때 커피 댐핑하듯 꾹꾹 눌러가다 후반으로 갈수록 본인의 몸을 점프시켜 반동으로 나온 힘으로 피아노를 누를만큼 강렬하게 연주하더군요. 앞서 노력이 많이 느껴진다고 하는 부분이 이런 점입니다. 정서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이를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장치를 쓸 것인지, 호흡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 느껴진 무대였습니다.

앵콜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성실하게 노력한만큼 앵콜 없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공연입니다.

아쉬운 것은 공연장의 빈자리가 너무 많았다는 정도..입니다
랑랑 윤디리 아르헤리치 등등 외국 피아니시트들에게 열광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우리나라의 연주자들에게도 그 관심 중 조금이라도 돌아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늘 공연때마다 남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4:5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