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







대화는 사람을 성장시킨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생각이 성장한다.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을 전하고, 그사람에게 그사람의 생각을 듣는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조금 더 강하게 해주거나, 넓어지게 한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신이 난다.
서로의 의견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또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에 신이 난다.

나의 생각을 전달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다보니 나의 생각은 조금 더 구체화하고 체계화한다.
뚜렷해지고, 합리적인 생각이 된다. 그만큼 사고가 '강해진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사람을 당혹시킨다.
내가 전적으로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개념이 공격당하고 반박당하며,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당황스럽고 낯설다.
공격당하고 반박당하면 자칫하면 감정을 건드리게 되고 언쟁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와 다른 생각과의 접촉은, 마찰이 생기지만, 이것에서 성장한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과만 이야기 하다보면 신나고 강화되기는 하지만 그 한계가 있다.
나의 머릿속에서 정리된 생각을 이야기만 하면 되므로 더욱 논리적이고 더 말을 잘하지만,
결국엔 내 머릿속에 이미 있는 생각을 이야기할 뿐이므로 발전은 없다.

반면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 할 때에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공격에 대해서 반박해야 하고, 새로운 논거에 대해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하고, 새로운 근거를 찾아야 한다.

같은 편만 있는 토론이 아니고 상대편이 생기는 논쟁이 되기 때문에
대결구도가 지어져 일종의 호승심으로 더욱더 '열심히' 생각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누구에게나 이것은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실수도 많이 하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며, 내 생각을 우기기도 하고,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황에서 조금 감정이 수그러들고 난 뒤에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사람의 말이 전적으로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그 점을 인정하게 되면, 한걸음 성장하게 된다.
그사람과의 논쟁에서 내가 낸 새로운 근거들로 인해 나의 생각이 강화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우선 나의 생각을 조금 더 섬세하고 예리하게 가다듬어야 하므로 생각이 충실하고 치밀해진다.
또, 토론 중에 생각해 낸 새로운 근거들로 인해 나의 생각이 두터워진다.
상대방의 공격에 대해 반박해 낼 것을 생각해야 하므로, 약점을 보완하게 된다.
또 상대방에 의해 결정적으로 논박된 부분,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은 과감하게 잘라버리게 된다.

한편 상대방의 전혀 새로운 생각들을 맞닥뜨리게 되므로,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
그 의견을 받아들일 경우에는 나의 의견과의 공존을 모색하고, 내 생각으로 만드므로 더욱 좋다.

같은 종에 고립되어 있으면 발전이 없고,
다른 문화 간에 접촉이 생기는 곳에서 문화가 발전하는 것이 이의 예라고 생각한다.



접촉하면, 당연히 마찰이 생긴다. 이 마찰에서 변화와 발전이 생긴다.
물론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그 마찰을 조금 덜 아프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5 03: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