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동물원 게시판에서 작성한 글인 관계로 반말조로 작성되었습니다
'어린 늘보곰'은 첫 글 작성 시 닉네임이었던 관계로 계속 컨셉으로 밀고나갈까 합니다
몇몇 분들이 문화교양 게시판에도 같이 올려주면 좋겠다고 제안해주셔서 이리 올리게 되었습니다
만약 불쾌감을 느끼신 분이 계시다면 댓글이나 쪽지로 알려주시면 이후 글부터는 수정을 한 뒤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글 : http://www.koreapas.com/bbs/view.php?id=talk2&page=1&sn1=&divpage=16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412950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안녕? 혹시 내가 쓴 글 전부 읽어본 사람 있으려나?
만약 있다면 2번째 추천 영화 더 헌트에서 매즈 미켈슨의 연기에 대해 극찬을 했던거 기억나?
그때 내가 얘기했었지? 이것보다 더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ㅎㅎ
오늘 그 양반 얘기를 꺼내볼까해

하지만 우선 한 영화 감독 이야기부터 해보자
유명한 영화 감독들에 대해 알고 있어?
생각 나는대로 한번 불러보자
제임스 카메론? 리들리 스콧? 알폰소 쿠아론? 피터 잭슨?
뭐 더 여럿이 있겠지
다들 훌륭한 감독들이고 각자의 스타일에 맞추어 영화를 찍어
그런데 모두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양반이 있어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야
분명 어디서 들어보기는 한 양반일꺼야 그지?
이 양반은 참 재밌는 양반이야
이 사람이 찍은 영화를 보면 딱 한 단어로 표현 가능해
B급.
보면 정말이지 딱 B급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꺼야
조잡한 화면 전환, 지나쳐보이는 액션, 화면에 커다랗게 뜨는 노란 글씨...
그런데 이 사람이 대단한 것은 그런 B급 영화 같은 특징들로 A급, S급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거야
분명히 퀄리티도 떨어지고 대충 만든 것 같은데 영화를 다 보고나니 수작이더라는거지
또 이 양반 영화의 특징은 긴 대화야
저수지의 개들이라는 영화를 보면 이 사람의 특징이 그대로 나와
영화 초반 한 10여 분 동안 계속 말 만해
씬 전환도 없고 중요한 내용도 없어
하지만 계속 수다만 떨어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수다가 의미 없으면서도 재밌다는 거지
그게 이 양반의 매력이랄까?

어쨌든 감독 소개는 이 정도 하고 영화와 배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바스터즈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전쟁영화야
뭐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화려한 전투 장면을 중점으로 두는 게 아니라
한 특수부대(?)에 대한 이야기지
영화를 통틀어서 총격씬은 거의 나오지 않아
그 대신 거의 다 대화 위주지
그 만큼 내용을 꽉꽉 채워서 담아낼 수 있었어

브래드 피트, 마이클 패스팬더 등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배우들이 있지만 우리가 주목할 배우는
포스터의 맨 위쪽에 있는 모자 쓴 아저씨,
크리스토프 왈츠라는 사람이야(원래는 발츠로 읽어야하지만 대부분 왈츠라 하더군)
이 양반은 56년생이야
그리고 이 바스터즈를 찍기 전까지는 그냥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만 그럭저럭 알려진 배우였어
오랜 무명시절을 겪은 양반이지
하지만 바스터즈를 통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지
맡은 역은 나치 친위대의 한스 란다 대령이야
유대인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
영화에서 왈츠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악역을 소화해내
정말이지 내가 히스레져 이후로 이렇게 매력적인 악역은 보지를 못했어
주로 대부분의 영화상 악역은 광기로 차있거나(조커라던가 조커라던가 조커라던가...)
복수에 목말라있거나(올드보이라던가...할리우드 리메이크 작은 보지 말자...)
세계정복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왈츠는 우리가 여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악역을 묘사해냈지
한순간 능글맞게 웃고 있다가도 얼굴이 순식간에 변하면서 다른 사람을 압박하고,
사람을 죽이는 것을 즐거운 게임을 하는 듯 대하며 더 나아가서
극 중 거의 모든 사람의 속마음을 다 파악할 정도로 똑똑하지
정말 빈틈이 없는 악당이야
분명 웃으면서 편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기를 펼친 왈츠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칸영화체 주연상, 뉴욕 비평가 협회 남우조연상 등 온갖 상을 다 휩쓸었지
재밌는 건 그 다음에 다시 쿠엔틴 타란티노와 찍은 장고라는 영화에서는
전작의 나치 대령과는 완전히 다른, 모든 인종을 동등하고 차별없이 대하며
흑인 노예 주인인 극 중 악역과 대립하는 킹 슈왈츠 박사 역을 다시 소름끼치게 해내
역시 두 작품 모두 상을 다 싹쓸어갔지
정말정말정말 강추하건데 바스터즈와 장고, 두 작품을 연달아서 한번 봐봐
그러면 진짜 이 배우의 매력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할꺼야

영화는 내내 아주 유쾌하게 진행이 돼
잔혹한 장면도 있지만 그 장면조차 유쾌하고 웃음이 터져나오지
그러면서도 사람에게 긴장을 주는 아주 밸런스가 잘 맞는 영화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 성격상 약간 잔인한 장면도 일부 포함이 되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안 볼 수는 없지!

만약 흔하디 흔한 캐릭터들과 뻔한 줄거리, 의미없는 액션에 질렸다면 오늘 당장
바스터즈를 보는 건 어떨런지?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7 15: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