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에 본 공연 후기 모음(309~321번째)

309번째 음악공연 관람

송영현 오보에 독주회 // 2월 11일 예당 공연의 미리보는 음악회

2017년 2월 1일 (수) 오후 7시 한국가곡예술마을 나음아트홀 초청공연 [전석무료]

(PIANO : 최승리)

Carl Philipp Emanuel Bach - Sonata g minor for oboe solo(in Original in a minor for Flute)

Robert Schumann – Adagio and Allegro op.70 for oboe and Piano

// 공연 중 제일 좋았음

Karlheinz Stockhausen – In Freundschaft // 곡 자체가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음

Pavel Haas – Suite for Oboe and Piano op.17 // 현대곡, 중간에 졸음

Antonio Pasculli – Fantasia sull’opera Poliuto di Donizetti for Oboe and piano

// 조금 모던한 화음 진행도 기대했지만 진부한 느낌이어서 대충 들음

(앙코르 없음)

310번째 음악공연 관람

[초대권-한국가곡예술마을에서 받음 (4명 봄) ]

김연진 바이올린 독주회 베토벤 바이올린 전곡 시리즈 I

2017. 2. 2 (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전석 2만원

(Piano 조혜정) // 작년 12월에도 반주자로 봤는데 피아노가 어려운 곡도 연주 좋았음

[Ludwig van Beethoven]

Violin Sonata No. 1 in D Major, Op. 12 no. 1

Violin Sonata No. 2 in A Major, Op. 12 no. 2

Violin Sonata No. 8 in G Major, Op. 30 no. 3

Violin Sonata No. 7 in c minor, Op. 30 no. 2

(앙코르곡 : Thais - Meditation (타이스의 명상곡) / 오 신실하신 주(찬송가인 듯))

# 같이 본 사람 : 고파서 A, B 및 한 분이 데려온 친구 분

// 국악고 앞 공연장에서 미리보는 음악회 하고 온 사람 & 피아니스트가 전에 연주 좋아서 기대하고 갔다. 그동안 같이 보던 분들은 시간이 안 되어서 오랜만에 고파스에 글 써서 공개모집했다. 모여서 보니 다들 대학원생이었는데, 한 분은 낯이 익어서 물어보니 우리 연구실 바로 옆방 연구실에 계신 분이었다. 나는 1번에서 "바이올린이 두 번 정도 틀린 것 빼고는 무난하게" 들었는데, 다른 사람도 틀린 부분을 느꼈다고 하거나 “기대 많이 했는데 연주자가 긴장한 것 같다, 피아노 연주자 많이 봄”, 송진(내가 바이올린 안해서 몰랐음), 연주자 머리모양(제일 신선했음!) 이야기 등 다양한 감상이 나왔다.

311번째 음악공연 관람

[고클래식 초대권 with 고파서 C] 강효지 어드마이어 시리즈 II "Who made Fuga"

2017년 2월 3일 (금) 오후 8시 금호아트홀

J.S.Bach - Die Kunst der Fuge(푸가의 예술) BWV 1080 중 1번 - Contrapunctus 1

// 좋은데 너무 짧음

Hindemith - Ludus Tonalis : XII Fuga sexta in E flat major

Mendelssohn - Fugue In F Minor Op.35-5 MWV/U.126

// 은근히 묻혀있는 멘델스존 곡도 많은 듯. 이런 곡들이 더 자주 연주되었으면 좋겠음

M.Ravel - Le Tombeau de Couperin 쿠프랭의 무덤

// 이날 공연 연주곡 중 제일 좋았다. 기계적인 테크닉이 제일 잘 살아남

임승혁 (강효지위촉 세계초연) - '테[te]' for solo piano

// 공포영화 배경음악으로 맞을 것 같다. 연주자가 "쓰-읍", "이-"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면서 조용히 있다가 꽝꽝꽝! 치니까 움찔움찔했다.

Beethoven-Winkler - Streichquartett op.133 Die grosse Fuge(‘대푸가’의 피아노 편곡)

// 이 곡 보러 간 건데 라벨 곡만큼 강렬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4개 악기를 어찌어찌 잘 구겨 넣어서 원곡 멜로디는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현악 4중주 원곡 쪽이 더 좋다.

(앙코르곡 : 바흐 평균율 1번 전주곡 / 모차르트 작은별 변주곡(중간 건너뛰었다고 함))

// 딱 내가 좋아하는 연주 스타일, 공연 내내 딱딱하고 기계적인 테크닉으로 연주. 흐물흐물하지 않고 딱딱 절도 있게 연주했다. 자기가 잘 하는 곡으로 채운 것 같은데, 스타일이 안 맞는 곡 연주하는 공연보다 이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 오늘 같이 본 사람은 호주 국적의 소위 '검은머리 외국인'인데, 한국에 교환학생 왔었고 호주의 대학 졸업 후 세계여행 중 한국에 몇 달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세 달 정도 있을 거라고 해서 그 동안 공연 초대 많이 하기로 했다.

312번째 음악공연 관람

[예매] KT와 함께하는 토요일 오후의 실내악

2017. 2. 4 (토) 오후 4시 KT체임버홀 일반석 1만원

(해설 김용배, 지휘 이택주, Pf. 오윤주)

J. Haydn - Symphony No.1 // 그냥 들은 것에 의의를 둠

W. A. Mozart - Piano Concerto No.27 in Bb major, K.595 (Pf. 오윤주)

// 화려한 기교 없이 그냥 잔잔하고 피아노+오케스트라라서 피아노 협주곡인 곡. 해설하는 분이 한 이야기 중 “모차르트는 20살까지 피아노 협주곡 9곡, 20~25살 동안 1곡, 25~30살이 전성기로 15곡, 30~35살에는 다시 2곡만 남겼다. 20~25살 때는 모차르트가 신동이라기에는 나이가 들었고, 완성된 음악가로는 어린 취급을 받아 힘들었던 시기라서 협주곡보다 독주 소나타를 많이 썼고, 25~30살 때는 빈 궁정에서 유럽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마음대로 쓸 수 있어서 협주곡을 많이 썼다. 그러다가 주변에서 질투를 많이 받고 잘려서 다시 구직 활동하느라 고생해서 협주곡을 많이 못 썼다. 잘리고 나서는 예약 연주회 수입도 뚝 떨어졌는데, 이 피아노 협주곡 27번을 연주한 1791년의 공연이 피아니스트 모차르트의 마지막 협주곡 무대였지만 그 날도 돈은 별로 못 벌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으면서 안쓰러웠다(=웃픈 이야기). ‘250년 전 모차르트도 취준생인 때가 있었구나’ 싶었다.

(피아노 앙코르 : 모차르트 터키 행진곡)

A. Borodin - Symphony No.1 in Eb major

// 1악장은 ♩♫♩ 리듬을 내내 썼고, 4악장은 󰁟󰁔♪♪ 리듬이 지배적이었다. 특별히 러시아적이거나 ‘보로딘 하면 이것’하는 느낌은 못 느꼈고 그냥 별 생각 없이 들었다.

(앙코르 :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트레팍(러시아의 춤))

// Yes24로 공연 예매는 처음 해 본 것 같다. 인터파크가 공연예매 쪽은 거의 독점하고 있어서 개인정보 유출 때에도 괘씸했지만 예매사이트가 (예당, 금호, 부천필 등 자체예매 시스템 제외하면) 여기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이용했다가 Yes24도 되어서 이쪽으로 해 봤다. 수수료도 똑같음.

// KT 체임버홀은 세 번째 오는 것 같고, 실내악은 아직 못 보고 체임버 오케스트라로만 세 번 본 것 같다. 전에는 대부분(특히 교향곡) 잤는데 이번 공연은 졸리려다가 흠칫 놀라서 정신 차린 적은 몇 번 있어도 아예 내리 잠들지는 않고 들었다.

313번째 음악공연 관람

[고클래식 초대권 with 고파서 D] 박은희 피아노 독주회

2017년 2월 6일 (월) 오후 8시 금호아트홀

F. Schubert - Sonata in A major Op. 120, D. 664

// 1악장에서 두 번 정도 삐끗했지만 이후 안정적이었고, 2악장이 아주 좋았다.

[F. Schubert - F. Liszt] (슈베르트 작곡 가곡, 리스트 피아노 독주 편곡)

Das Wandern (방랑)

Der Müller und der Bach (젊은이와 시냇물)

Ständchen (세레나데)

Ständchen von Shakespeare (셰익스피어의 세레나데)

Die Forelle (송어) // 예습으로 들을 때 두 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S.563/6(1844년)과 S.564(1846년)으로 진짜 두 가지가 있었다. 이날 공연에서는 두 번째 버전으로 연주함.

// 리스트의 과시적인 패시지는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리스트가 편곡한 가곡은 듣기에도 편하고 원래 멜로디도 잘 살려서 클래식 음악 초심자가 들어도 좋을 것 같다.

R. Schumann - Carnaval, Op. 9

((Préambule / Pierrot / Arlequin / Valse noble / Eusebius / Florestan / Coquette / Réplique / Papillons / A.S.C.H. – S.C.H.A: Lettres Dansantes / Chiarina / Chopin / Estrella / Reconnaissance / Pantalon et Colombine / Valse allemande / Paganini / Aveu / Promenade / Pause / Marche des "Davidsbündler" contre les Philistins)

// 첫 곡 연주가 좀 딱딱하게 들렸는데 두 번째 곡부터는 괜찮았다. 새삼 슈만의 병적인 기질을 실감했는데, Reconnaissance 때는 오른손이 엄청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가볍게 연주되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그 다음 Pantalon et Colombine은 원래 좋아하던 부분이라 잘 들었고 마지막 곡에서 제대로 터뜨려 줬다(좋은 의미로). 이 연주를 들으면서, 같은 곡을 연습부족 상태에서 최악으로 쳤던 모 국립대 교수(무려 서울대 출신이었음)의 안 좋은 기억은 어느 정도 걷어낼 수 있었다.

(앙코르곡 없음)

// 프로그램 노트 등 글을 연주자가 직접 썼다(적어도 구글링 느낌은 아님). 작년에, 잘 안 보이던 대학 출신 연주자 공연을 보고 받은 안 좋은 인상 때문에 이 공연을 보러 갈지 말지 망설이다가 갔는데, 가천대 음대 정도면 그래도 괜찮은 편인 듯. 처음에 발동 걸리는 게 좀 늦은 스타일 같은데 전반/후반 첫 곡씩만 지나면 괜찮았다.

314번째 음악공연 관람

[고클래식 초대권 with 고파서 A] 한수연 피아노 독주회

2017. 2. 8 (수)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전석 2만원

L.v. Beethoven - Piano Sonata No. 32 in c minor, Op. 111

// 1악장은 투박하고, 크게 틀린 건 아닌데 깨끗하게 들리지는 않았다. 2악장은 잠 안자고 거의 다 집중해서 들었다.

B. Bartók - 3 Burlesque, Op. 8 // 뭔지 모르겠지만 예습 때보다는 집중해서 들음

F. Liszt - Bagatelle ohne Tonart, S. 216a (무조의 바가텔) // 최만년 작품, 아리송함

F. Liszt - Réminiscences de Norma, S. 394 (노르마의 회상)

// 리스트 곡은 지나치게 화려한 카덴차 같은 부분이 쓸데없이 많이 들어가서 멜로디 끊어먹는 게 싫어서 안 좋아하는데, 이 곡은 주 멜로디도 잘 살리면서 화려한 반주도 잘 맞춤

(앙코르곡: ??? 같은음 반복 연타하는 음형으로 쭉 가고 연습곡 같음, 짧았음)

// 짧고 굵은 연주회.

315번째 음악공연 관람 ★

[관람후기 초대권 (혼자) ] // 같이 보려던 사람이 못 보게 되어서 혼자 감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222회 정기연주회 - Best Classic Series Ⅰ

2017-02-10 (금) 오후 7:30 부천시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

(지휘 : 박영민)

차이콥스키, ‘1812년’ 서곡 작품 49

// 늦게 도착해서 로비에서 들음. 타악기 때리는 소리가 어마어마해서 밖에서도 놀람.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35 (바이올린 : 김영욱)

// 노부스 콰르텟 멤버가 협연자였다. 바이올린 소리가 좀 작고 가늘게 들리는 느낌인데 오케스트라가 잘 맞춰줬는지 그다지 묻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홈페이지 다른 후기 보면 잘 안 들렸다는 글도 있으니 자리에 따라 다른 것 같지만, 바이올린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은 건 맞는 것 같음)

(바이올린 앙코르곡 : 파가니니 -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스 중 1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 바단조 작품 36

// 작년 합창 공연에도 안 보였고(내가 못 찾았을 수도 있음) 공연 전반부(서곡에 나왔는지는 모르겠음)에도 안 보였던 임성훈 바순 수석이 오랜만에 보여서 반가웠다. 1악장 중간에 살짝 멍해지긴 했지만 원래 1악장은 좀 산만하다고 생각했던 곡이라 괜찮았고, 워낙 ‘곡빨’이 있다 보니 연주에 아주 만족했다.

(오케스트라 앙코르곡 : 차이콥스키 - 잠자는 숲속의 미녀 중 왈츠)

// 2015년에 부임한 박영민 상임지휘자 체제가 이제는 자리 잡은 것 같고, 음악 스타일도 보이기 시작했다. 임헌정 지휘자는 관악기 소리를 키운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제로도 빰빰 터뜨려 줘서 속을 뻥 뚫어주는 타입이라면, 박영민 지휘자는 관 소리도 크지만 타악기 소리도 강조하는 것 같다. 연주하는 곡에 맞춘 것일 수도 있으니 몇 번 더 봐야겠지만 예술의전당에서 말러 6번 할 때처럼 ‘광폭하게 때려 부수는’ 스타일로 보였다. 부천필은 공연이 좀 짧은 편이라 9시 전에 나올 줄 알았는데, 이날은 서곡도 길고 앙코르도 협연자/오케스트라 각각 해주니까 끝나고 나왔을 때 시간이 9시 50분이었다. 설문지 쓴 시간 빼도 2시간은 훨씬 넘는 공연이니까, 집에 가니 12시 다 되어서 추웠다.

316번째 음악공연 관람 ★

박지원 피아노 독주회 // 2월 27일 세종문화회관 공연의 미리보는 음악회

2017년 2월 17일 (금) 오후 7시 한국가곡예술마을 나음아트홀 초청공연 [전석무료]

(서울예고-피바디 음대 학-석-박사, 상명대 교수) // 동명이인 구분하려고 학력 표시함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8번 다단조 작품 13 '비창'

// 늦게 도착해서 문 밖에서 2악장부터 듣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였다. 3악장은 처음부터 틀려서 다시 시작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전체 악장 끝나고 들어가려고 밖에서 조용히 서 있었는데 악장 사이에 대표님이 문 열어주셔서 그냥 들어갔다.

베토벤/리스트 - 교향곡 3번 내림마장조 작품 55 '영웅' (베토벤 원곡, 리스트 피아노 편곡)

// 소나타 후 쉬는 시간 없이 바로 연주. 이 곡을 제일 연습했는지 연주 중 귀에 거슬리는 부분도 없었고, 곡 자체가 리스트가 쓸데없는 장식음 안 넣고 베토벤 재현에 충실하게 편곡한 편이라 듣기 편했다. 기립박수 쳤다.

// 무조건 본 공연 보기로 결정. 본 공연도 괜찮으면 팬질 시작 예정. 자질한 실수는 꽤 있었지만 희한하게 전혀 거슬리지 않은 연주였다. 백건우 같은 거장 연주는 미스터치 따지면서 듣는 게 아니라고들 하지만 보통 연주회에서 내가 쳐봤던 곡을 연주하는 사람을 보면 잔 실수가 어쩔 수 없이 귀에 들어와서 불쾌해지는데, 이 연주자처럼 실수가 거슬리지 않았던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317번째 음악공연 관람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기획연주회 - Maestra & Maestro Ⅰ[김대진 지휘자 초청연주회]

2017-02-23 (목) 오후 7:30 부천시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 전석 1만원

(지휘 : 김대진)

그리그 - 두 개의 슬픈 선율 중, '최후의 봄' 작품 34

// 김대진 지휘자가 수원시향 연주회에서도 지휘하는 곡. 객석 뒤편에서 기침을 쉴 새없이 하는 사람이 하나 있어서 아쉽게도 전혀 집중 못함. 기침을 해도 조심해서 정도껏 해야지, “조정간 단발! 사격 개시!” 하는 수준으로 1분은 기침한 것 같은데 시간 안 재서 모름.

슈만- 첼로 협주곡 가단조 작품 129 (첼로 : 양성원)

// 협연자 코트 색이 비범했다. 가죽 코트 같기도 하고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회색 비슷한 색의 옷이었는데 멋있는 중년 아저씨였다. 1~2악장은 독주 파트에서 불꽃 튀는 부분이 특별히 없고 그냥 첼로가 노래를 이어가는 느낌이었고, 3악장에서는 첼로도 몸 좀 풀지만 전체 악장이 쭉 이어지면서 지루하지도 않고 물 흐르듯 잘 들었다.

# 협연자 앙코르곡 1 : 바흐 -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중에서 어떤 곡인지는 모르겠음)

# 협연자 앙코르곡 2 : 바흐 -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에서 어떤 곡인지는 모르겠음)

// 공연 프로그램을 보고 연주시간이 짧아서 9시도 안 되어 끝나려니 했는데, 협연자가 박수 받고 앙코르곡을 두 곡이나 하면서 10분을 끌어 주었다. 시간 땜빵이라도 부탁받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앙코르곡 서비스가 좋았다.

슈만 - 교향곡 제1번 내림나장조 작품 38 '봄'

// 협주곡 끝부분에서 미리 박수가 나오는 걸 보고 악장 사이에 박수치려니 했는데 악장 사이 박수는 없었다. 1악장을 마지막 악장같이 힘차게 끝내고 좀 길게 숨 돌리고, 2~4악장은 쭉 이어서 연주했다. 3악장은 2악장에서 이어지지만 4악장도 3악장 후 바로 시작했다.

# 앙코르곡 : 시벨리우스 - 안단테 페스티보 (나중에 부천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함)

// 피아니스트 김대진은 부녀(+딸 김화라) 연주회 때 한 번 봤고, 지휘자 김대진은 이 공연에서 처음 본 것 같다. 유명한 사람이니 예전에 다른 곳에서 봤을지도 모르지만 기억이 없으니 처음 맞을 것 같다. 피아니스트로 보나 지휘자로 보나 ‘음악가 김대진’은 ‘적절한’ 수식어로 도배해서 표현하고 싶어진다. 딸 반주할 때도 적절한 피아노 반주가 참 안정적이었는데, 지휘자로서도 협연자와 적절한 시선교환, 적절한 오케스트라 음량 조절로 독주 첼로가 묻히지 않게 한 것도 좋았다. 교향곡에서도 마지막 악장 끝부분 클라이맥스 빼고는 귀가 얼얼할 정도까지 소리를 키우진 않고 적절한 음량으로 지휘해서 듣기 편했다. 오히려 부천필 상임지휘자인 박영민 지휘자는 관악기-타악기를 빵빵하게 때리다 보니 속은 뻥 뚫리지만 가끔 귀가 얼얼해지기도 한다. 이날은 앙코르곡까지도 메인 요리 먹은 후 체하지 말라고 적절한 디저트 느낌의 곡을 들려줬다. 귀가 예민한 사람들은 몰라도 내 귀 수준에서는 ‘음악가 김대진‘을 ‘적절한’ 연주를 기대할 수 있는 지휘자/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한다.

318번째 음악공연 관람

[예매] [금호영재콘서트] 최주하 바이올린 독주회 // 7년 만에 고른 금호영재 공연.

2017년 2월 25일 (토) 15:00 금호아트홀 전석 9천원

(피아노 김상희)

(늦게 도착해 전반부 아예 날려버려서 프로그램 생략함)

루트비히 판 베토벤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3번 E-flat장조, Op.12/3

프란츠 왁스만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카르멘 환상곡

(앙코르곡 : Paganini - Cantabile, Op 17 // 바이올린과 같이 쳐봤던 곡이라 기억났음)

// 금호아트홀 예매내역 & 내 관람기록 파일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금호아트홀 영재콘서트 간 날이 군대 가기 직전, 2010년 8월 7일이었다. 그 후로는 영체임버 콘서트 한번, 영아티스트 콘서트를 주로 봤고 그마저도 잘 안 보게 되었다가 프로그램 보고 오랜만에 골라 봤다. 연주자는 예원학교 2학년(=중학교 2학년). 버스 타고 가는데 동대문쯤까지는 괜찮아서 설마 했다가 종로 3가에서 꽉 막혀버려서 버스에서 시간 버리다가 문 열려서 광화문까지 뛰다 걷다 해서 금호아트홀에 15분 늦게 도착했더니 두 번째 곡이 시작해 버려서 전반부를 통으로 날렸다. 로비에서 볼 수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로 기분이 엉망이어서 그냥 음악 안 듣고 의자에 앉아서 쉬었다. 쉬는 시간에 들어가니 어린이가 너무 많고 시끄러워서 머리가 띵띵해졌는데, 후반부 연주 시작하고 나서는 각오했던 것보다 잡음이 덜해서 다행이었다. 처음에는 시끄러운 게 걸려서 영재콘서트는 다시 봉인할까 했더니, 연주가 선이 굵고 힘도 좋아서 전혀 졸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서 가끔씩 오게 되기는 할 것 같다. 물론 겉옷 바스락거리는 소리나 아이들이 속닥거리는 말소리가 아예 없지는 않았는데, 그런 걸 최대한 피하려고 가운데 말고 사람이 덜 몰려있는 왼편 중간 구석자리에서 본 위치선정 덕분에 덜 방해받은 것 같기도 하다. 학생 연주자들은 아직 자기 세계가 덜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과도한 해석이 들어가지 않은 그냥 악보대로의 연주를 보고 싶을 때는 이쪽도 괜찮은 것 같다. 정경화 같은 바흐도 좋지만, 그냥 바흐도 좋듯이? 이날같이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는 공연을 보고 나면 몇 년 후 성장해서 돌아올 연주자가 기대된다.

319번째 음악공연 관람

[무료공연 with 고파서 B, 다른 대학 사람 1]

첼리스트 원진경 초청 귀국 독주회

2017년 2월 26일 (일) 오후 8시 한국가곡예술마을 나음아트홀 초청공연 [전석무료]

(Pianist _ 히로타 슌지 Shunji Hirota) // 반주자로 자주 이름이 보임

R. Schumann - Five Pieces in Folk Style Op.102 // 가장 좋았음

F. Poulenc - Sonata for Cello and Piano, Fp. 143

M. Castelnuovo-Tedesco - `Figaro` Concert Rhapsodie

R. Strauss - Sonata for Cello and Piano in F Major, Op.6

(앙코르곡 : 포레 - 꿈을 꾼 후에 Après un rêve op.7-1)

// 3월 2일 예술의전당 공연의 미리보는 음악회. 전체적으로 다 좋아서 본 공연 표도 받음(+ 그런데 예당 공연은 당일 일 생겨서 못 갔음ㅠㅠ)

320번째 음악공연 관람

[초대권 with 다른 대학 사람 1-매표소에 가곡마을 이름 대고 표 받음]

박지원 피아노 독주회 // 미리보는 음악회에서 매우 만족해서 본 공연 가고 싶어짐

2017년 2월 27일 (월)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8번 다단조 작품 13 '비창'

// 미리보는 음악회 때보다는 덜하지만 미스터치는 역시 좀 있었음. 그런 걸 좀 감안하고 보면 나름 괜찮은 연주

베토벤/리스트 - 교향곡 3번 내림마장조 작품 55 '영웅' (베토벤 원곡, 리스트 피아노 편곡)

// 좁은 공간에서 들을 때는 쩌렁쩌렁했는데 넓은 홀에서 들어서 그런지 미리보는 음악회 때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한 번도 안 졸고 끝까지 쭉 들었다.

321번째 음악공연 관람 ★ // 전후반 기복이 컸지만 오랜만에 눈물 흘린 클래식 음악 공연

[예매] 코리안심포니 제200회 정기연주회

2017년 2월 28일 (화) 20:00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C석 1만원 (최저)

# 지휘: 임헌정 / 소프라노: 황수미 /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 합창단: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말러 - 교향곡 제2번 `부활`

// 3일 연속 피곤한 상태여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세워주는 마약 같은 연주를 기대하고 갔는데 1-3악장은 자다 깨다 하며 통일된 감상을 못 했다(공연 후 인터넷의 다른 후기들 보면 1-3악장 연주가 많이 안 좋았던 것 같다). 4악장에서 메조소프라노의 노래가 나오면서 좀 집중해서 들었고, 5악장이 매우, 매우 좋았다.

// 5악장도 많이 흘러가는데 합창단과 소프라노가 전혀 일어나지 않아서, 베토벤 합창교향곡(4악장은 거의 전체에 성악, 교향곡 전체에서 1/4 이상은 나오는 듯)보다는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전체 1시간 중 마지막 5분만 등장해서 짧고 굵은 인상)에 가까운 거려나 싶었다. 그런데, 합창단이 일어나고 합창석에 조명이 들어오는 그 순간 눈물이 났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일어나고 나서도 한동안 노래는 안 불렀다. 말러의 교향곡이 가곡 베이스라는 말도 있는데, 사람 목소리가 나올 때 반주가 잔잔해서 베토벤 합창처럼 우렁차거나 리스트 교향곡처럼 핀 포인트로 찌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합창단이 노래하고, 소프라노도 노래하고, 두 독창자가 2중창도 했다. 노래가 나올 때마다 눈물이 나서 소매로 눈물 훔치면서 들었다. 곡이 끝나고 나서는 기립박수 쳤다. 꽤 많이들 일어났다. 왜 말러 2번이 많이 연주되는지 알 것 같았다. 말러는 피날레만 들어도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곡들이 많다고 하던데 이런 건가 보다. 공연 전에도 피곤했고, 1-3악장은 아예 자다 깨다 해서 집중된 감상도 못하고 거의 죽은 듯이 있었는데, 4악장을 거쳐 5악장에서 ‘부활’했다. 이러라고 ‘부활’이라는 별명이 붙었나 보다. 물론 말러의 공식 제목은 아니지만, 말러의 부활 뽕에 취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15:53:32: